처음이라는 용기

Just Do It

by Polymath Ryan


처음 걸음마를 뗀 날, 처음 학교에 간 날, 처음 일을 시작한 날등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었다. 돌아보면 그 모든 처음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에는 몰랐다. 두려웠다. 잘 할 수 있을지, 틀리면 어떡할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처음은 언제나 두렵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나이가 들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경험 없는 일을 시작한다는 것. 그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르는 곳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지도도 없고, 보장도 없고, 결과도 알 수 없다. 그래서 두렵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하는 모든 것이 한때는 처음이었다. 그 처음들을 통과했기 때문에 지금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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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정체


처음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여러 층이 있다. 가장 바깥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잘 못하면 어떡하나, 망신당하면 어떡하나, 경험 없다는 것이 들키면 어떡하나, 부족해 보이면 어떡하나의 그 다음 층에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가장 깊은 곳에는 자신이 정말 부족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시작해봤더니 역시 안 되더라는 것을 확인하게 될까봐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작하지 않는다. 시작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으니까. 모르는 채로 있으면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으니까. 두려움이 우리를 멈추게 하는 것은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직면하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설적인 것이 있다.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해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위험한 선택이다. 시작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지만 성장도 없다. 경험도, 배움도, 변화도 없다.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두려움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가두는 것이다.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용기에 대한 오해가 있다.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그것은 용기가 아니라 무모함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용기를 두려움과 자신감 사이의 균형이라고 했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그것이 과도하지 않게, 적절한 것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두려워하는 것. 그리고 그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이 용기라고 했다.


넬슨 만델라는 말했다. 용기는 두려움의 부재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용기가 아니다.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내딛는 것이 용기다. 그러니 처음 앞에서 두렵다고 해서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니다. 두려우면서도 시작하는 것이 용기다.


베살리우스는 스물여덟 살에 1000년의 의학 권위에 도전했다. 갈레노스가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았을 리 없다. 모차르트도 처음 황제 앞에서 연주할 때 두려웠을 것이다. 김홍도도 처음 저잣거리의 사람들을 그릴 때 이것이 맞는 방향인지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위대한 시작들도 모두 두려움 속에서 이루어졌다.


새로운 시작에 필요한 것


그렇다면 새로운 시작에 무엇이 필요한가. 완벽한 준비가 필요한가. 세상엔 완벽한 준비는 없다. 경험이 없는 일을 시작하는데 완벽하게 준비될 수는 없다.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다 보면 영원히 시작하지 못한다. 필요한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충분한 준비다. 지금 가진 것으로 시작할 수 있는가. 그것이 기준이다.


혼자가 아닌 것도 중요하다. 처음은 혼자 통과하기 어렵다. 먼저 그 길을 걸어본 사람의 이야기, 함께 걷는 사람의 존재, 넘어졌을 때 일으켜줄 사람. 그것들이 처음을 가능하게 만든다. 완벽한 능력보다 좋은 관계가 새로운 시작을 더 멀리 데려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야 한다. 실패는 끝이 아니다. 정보다. 이 방법은 되지 않는다는 정보이며 이 부분이 부족하다는 정보이다. 그 정보를 가지고 다음 시도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처음을 통과하면서 잘 하게 되는 것이다. 실패를 끝으로 보는 사람은 처음에서 멈추지만, 실패를 정보로 보는 사람은 처음을 넘어간다.


시작해야 경험이 생긴다


경험 없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두렵다. 당연하다. 경험이 없으니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경험은 시작하기 전에 쌓을 수 없다. 시작해야만 경험이 생긴다. 수영을 물 밖에서 배울 수 없듯이, 처음은 처음을 통과해야만 넘어갈 수 있다.


지금 새로운 시작 앞에 서 있다면, 두려운 것이 맞다. 그 두려움은 당신이 약하다는 신호가 아니다. 당신이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신호다. 가볍게 여기는 일 앞에서는 두렵지 않다. 중요한 일, 의미 있는 일 앞에서 두렵다. 그 두려움이 오히려 이 시작이 가치 있다는 증거다.


문제는 두려움이 아니다. 두려움 앞에서 무엇을 하느냐다. 멈출 것인가, 내딛을 것인가. 처음은 누구에게나 처음이었다. 그 처음을 통과한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존경하는 사람들이다. 당신의 처음도 언젠가 누군가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두려운 채로, 시작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