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내고 싶은 날

by 라니 글을 피우다

내 안에는

수많은 감정들이 살아 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마음들이

한데 뒤엉켜

조용히 나를 흔든다.


어떤 날은

그 감정들에 휩쓸려

나조차 나를 알아보지 못할 만큼

멀어지기도 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마음은 이미 지쳐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하루가 끝난 것처럼 무겁다.


그래서 나는

비워내고 싶은 것들을 떠올린다.


눈에 보이는 것들부터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 마음의 소용돌이도

조금은 잦아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잠시 조용해지는 것만으로도

나는 다시 숨을 쉴 수 있으니까.


그리고 언젠가는

이 조용함 속에서

다시 나를 채울 수 있는 힘이

조금씩 생겨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