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의 영혼이 거주하는 디지털 사후세계

매트릭스의 첫 번째 접속자는 네오가 아니라 '초파리'였다

by Sasirim

종교나 신화의 영역인줄 알았던 ‘사후세계Afterlife’가 이제 서버실 속에서 구현되는 시대가 왔다.스타트업 Eon system이 실제 매트릭스 세계를 구현해 내었다. 재미있는 건 이 위대한 가상현실의 첫 번째 로그인 접속자가 코트를 휘날리는 ‘네오Neo’가 아니라는 점. 그저 근처 쓰레기통 위를 맴돌던 '초파리'였다는 점이다.


3dfly.jpg 시뮬레이션 된 초파리의 3D 실내공간


과학자들이 초파리의 뇌 구조, 그러니까 12만 5천 개의 뉴런과 5천만 개의 시냅스를 통째로 스캔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복붙' 했단다. 물리적인 뇌의 연결망을 그대로 복사해 놨더니, 디지털 세상에 뚝 떨어진 이 녀석이 진짜 살아있는 것처럼 앞발을 비비고 먹이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단다. 생물학적 영혼이 픽셀의 몸을 입고 부활한 셈이다.

3dflyi.jpg 초파리 뉴런의 3D 렌더링 이미지


데카르트가 무덤에서 이불킥을 할 사건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는데, 육신은 파리채에 맞아 터져도 코드로 이루어진 '나'는 여전히 윙윙거리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말하는 윤회輪廻의 다음 생은 축생도 아니고 수라도 아니고, 아마도 아마존 웹 서비스(AWS) 클라우드 3번 서버실 어딘가일지도 모를 일이다.


스크린샷 2026-03-13 185237.png 뉴런의 값을 구하는 공식을 도식화한 장면


초파리 다음 타자는 쥐고, 그다음은 영장류, 그리고 결국 종착지는 '너와 나'.결국 이 기술로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같은 뇌 질환을 연구할 수 있고, 머리에 칩을 박아 뇌와 컴퓨터를 더 체계적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인간의 생물학적 자아를 가진 '창발형 AI'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어딘가에선 전쟁이 터지고, 어딘가에선 기름값 걱정을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선 메트릭스 세계를 실제로 만들려 든다. 참 기이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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