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가슴을 할퀴는 비는
소주로 소독을 해야 한다
비에 묻은 피를 그냥 흘리면
멈추지 않을 슬픔에
빈혈로 주저앉게 된다
때리고 몰아치고
천둥이 치고 번개가 때려도
무서운 비는 아니다
수화기에 매달려 끊어질 듯
떨어지는 한 방울의 목소리
느닷없이
창을 때리는 소리에 놀라
수화기를 떨어뜨리는 비
그게 폭우다
비가 아프면
술을 마셔라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