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밭
거기 아이들이
가을운동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의 넘치는 힘을 붙잡고
줄 맞춰 열 맞춰
대지는 붉게 상기되었어도
마냥 좋았을 것이다
저무는 쓸쓸함은
가을 아침 찬란한 도열을 보며
직선의 낭만을 추억했다
숱 많은 머리
하나하나 쓰다듬고
떨굴 때 피우는 환한 얼굴
그게 나였으면 싶었다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