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불
낙엽을 태워
아침 냄새를 블랜딩 하고
불꽃의 온기가
머무는 자리에서
깊은 가을을 마셨다
찌개를 끓이던 불,
언 몸을 녹이던 불은
낙엽을 로스팅하던 불과
판타지로 남았다
장소를 만들던 사건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는다
백팩에 언제 넣었는지
모를 봉지커피
문득
불을 피우고 싶었다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