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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혜 May 31. 2021

새로운 도전캘리그래피

  몇 년 전부터 사업은 고전하고 힘들었다. 계절을 타는 업종이라 더 그랬다. 사스, 메르스 이어 코로나까지 점점 더 심각해져 타격도 그만큼 커지나 보다.  하던 업종을 접고 새 길로 가기엔  모든 게 쉽지 않고 리스크가 크다. 나이가 먹는다는 건 기회가 줄어드는 거다. 인생은 60부터 라지만 돈 버는 일은 그런 것 같지 않다. 30대부터 4-50대까지가 인생의 피크이고 돈도 그때 붙는 거 아닐까.  뭐든 때가 있다는 말이 맞눈거 같다. 남편이 어느새 환갑이 지나니 점점  예전의 총명함과 빠릿빠릿함이 줄어드는 거 같아 서글프다. 아직 문제 해결력은 뛰어나서 별명이 '해결사'이지만  젊은 세대들처럼  새로운 걸 배우는 것은 싫어하고 자기가 할 줄 모르는 건 주로 지시하는 걸로 해결한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니 본인으로선 아쉬울 게 없다. 결국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고 몇 살이라도 젊은^.^ 내가 배우고 하다 보니 난 배우는 게 그다지 두렵지 않았고 하다 보면 된다는 걸 알게 되니 뭐든 해 보고 싶고 , 모르는 걸 끝까지 해 내면 그것이 작은 거라도 기쁨을 느끼게 된다.




     모두가 어려운 때는 버티는 것만도 감사하고, 아프지 않고 건강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달란트가 있다면 그걸로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었다. 요즘은 취미가 본업이 되기도 하고 투잡 쓰리잡이 유행이다. 한 가지로는 돈 벌기 힘든 세상이니 뭐든 해 보고 싶었다. 준비를 하고 열심히 하다 보면 어디서 무엇이 쓰이게 될지도 모르니. 나이에 얽매이지 않아 보련다. 그래서 브런치의 문도 두드려 보게 되었다. 내 경험들이 자산이 될 수도 있겠지....


      우연히 알게 된 캘리그래피 , 글씨가 디자인이 되니 새로웠다. 무료로 배우는 곳이 있어 찾게 되었고 코로나로 비대면 강의라 살짝 아쉬움은 있었으나 끝까지 재미있게 수강할 수 있었다. 다양한 분야도 가르쳐 줘서 배우고 싶은 것이 있지만 몇 가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시험을 보고 드디어 자격증을 따니 기분이 참 좋았다. 살림하랴 일하랴 주말엔 갓난쟁이 손주도 봐주랴 두루 바쁘다 보니 쉽지 않지만 보람 있었다.  오래간만에 딴 자격증이라 그런지 뿌듯했다. 독서지도사 자격증은 예전에 따 놓고 쓰지 않고 모셔 놓고 있으니 아깝긴 하다. 그때 우리 얘들이 공부를 썩 잘하지 못해서 다른 아이들을 지도할 자격이 부족하다고 느꼈었다. 그리고 가르치는 것보다는 글 쓰는데 더 관심과 흥미가 있었다고나 할까.


     캘리를 배우기 전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배우고 나니'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정말 그랬다. 신문에도 캘리그래피 글씨만 보이고 간판을 봐도 손글씨 간판만 눈에 들어왔다. 넷플렉스를 보다가 영화 제목에 캘리그래피가  많이 쓰인 걸 보고 따라서 써보고  글씨 연습을 하게 됐다. 자격증은 땄지만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고 다듬어 손에 익기까지 부단한 연습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일만 시간의 법칙'처럼 많은 시간과 노력과 땀이 있어야 결실을 맺겠지... 플루트를 배우고 불고 나서 깨달았다. 악기도 손 놓는 순간 운지법도 잊게 되고 실력이 준다는 것을. 그래서 사실상 성공하려면 한 우물만 파야 하는 게 정답인 거 같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살짝 미쳐야 하는 것처럼. 지금은 비록 첫 발을 떼는 아기 수준일 테지만 어느 순간 작가의 대열에 설 수 있을까... 나이가 먹었어도  꿈을 꾸는 사람은 청춘이지 않은가? 그건 돈 드는 일도 아니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러고 보면  난 욕심이 많은가 보다. 취미로 배운 것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노후에 안온한 삶을 사는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 건강이 허락될지 모르지만 허락하는 한 그 일을 하고 싶다.  아프면 병원이든 요양원에 가야 하지 않겠나.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노인이 되려면 준비를 해야 하니까. 아직 건강할 때 뭐든 해야겠지. 나의 작은 발걸음이 시작이 되어 훗날 누군가에게라도 조그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 그래서 난 오늘도 캘리그래피 글씨 연습도 하고 그걸 소재로 글도 쓴다,  이 모든 게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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