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by 김현정

- 무서웠다. 다시 쓸 수 없을까 봐.

- 내가 쓰고 있다는 현실이 현실로 안 느껴져서, 계속 쓰고 있지 않으면 다시는 쓸 수 없을 까봐 일어나자마자, 자기 전까지 쓰고 있지 않으면 내일은, 그다음은 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강박감, 그 강박감으로 쓴 것 같기도 하다.

- 머릿속에 가슴속에 떠오르는 말들, 단어들, 이야기들이 메모지에 적는다고 하여도 다시 쓸 수 없을까 봐.

- 매일 1편씩은 쓰겠다는 각오, 의지로 썼다. 잘 쓴 글, 잘 쓴 글보다는 왜? 잘 쓸 자신은 없으니까

- 그냥 무조건 매일 1편씩, 내게는 매일 1편씩 쓴다는 게 잘 쓴 글이니까.

- 나중에는 10분을 정해놓고, 20분을 정해놓고, 30분을 정해놓고, 내 마음의 알람시계를 정해놓고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시간을 보고 썼다. 내가 쓸 수 있는 가, 나 자신을 시험해 보았다. 발행 후, 첨삭이 덜 된 글, 떫은 글들이 내 눈에는 아쉬움으로 안타까움으로 속상함으로 남았지만 나는 내가 시간 안에 쓸 수 있다는 것으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3주가 지나갔다. 나는 3주를 매일 썼다.

21일이면 습관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피부 주기는 28일이다.

나는 이제는 언제든 쓸 수 있을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조금 안심이 된다. 안심이 되어지니 조금 여유가 생긴다. 일어나자마자 컴퓨터 화면에 앉아 있으니 변을 참게 되어 매일 보던 변도 못 보고 1주일 변비도 생겼었다. 남편과 잘 잤어요? 아침인사를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그냥 무심하게 했었다. 다시 일상을 찾았다. 변비도 없어지고, 남편과 다정한 인사를 하게 됐다.


그러나 아직은


- 잘 쓴 글? 자신은 없다. 잘 쓴 글은? 무조건 다듬고 다듬으면 그렇게 될까? 조회수도 많아지고 구독도 많아지고 그렇게 될까?

- 그건 자신이 없다. 욕심을 내고 싶지 않다.

- 조회수가 많은 글, 구독수가 많은 글, 응원이 많은 글

- 읽기가 겁이 난다. 욕심이 생길 까봐, 욕심이 생기면 내 마음이 조급하게 될까 봐.

- 좋은 글, 잘 쓴 글을 읽는 건 겁이 난다. 나는 그렇게 쓰지 못하는 데 읽기가 겁이 난다. 따라 할 수도 없는 데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봐

- 잘 쓴 글은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 정성이 많은 글? 아직 나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건 자신부터 없다.


아직은

-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대로 쓰고 싶다. 아직은.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고 싶다. 어떻게 되든.

- 내가 다시 태어날 때 나는 그러고 싶었다.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나대로 내 생각대로 한 번 살아보자고.


시간에 맡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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