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1.2023
비극을 희극으로, 블랙코미디로 표현하는 세련됨이 가끔 부럽기도 하다.
나는 실제로 만나면 나름 유쾌한 사람에 속하지만 작업은 늘 어둡다. 슬프다. 거칠다.
내가 보는 것들은 살아있는 생명체 이외에도 바람, 빛, 감정, 기류 모두 다 자연에 속해 있고 나에게 자연은 풀어놓은 야생의 말처럼 자유롭고 또한 거침이 없다. 부드럽고 따듯한 것들마저 그렇게 느낀다. 모든 아름답다 느끼는 것도 이렇게 거친데, 그렇지 않은 것들은 얼마나 더 거칠게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역설로 더 부드럽고 밝아지는 것일까.
슬픔과 분노로 주말을 보냈다. 자연스러운 거친 것들을 어떤 이념으로 형상화하고 매도해 버리는 나름의 목소리를 내는 우월한 인자들을 보며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비극은 비극이다.
세월이, 시간이 치유해 준다고 쉽게 말하지만 너무 큰 비극을 맞이한 사람들은 한치도 그 자리에 벗어날 수 없다. 일 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고 백 년이 지나도 역사는 역사이고 비극은 비극이고 참사는 참사이다. 무엇으로도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그래서 내가 좀 촌스럽고 거칠고 어두워도 그대로 표현했으면 좋겠다. 부러움은 부러움이고 그것은 그들의 몫인 듯하다. 내게는 내 몫이 있다.
간밤에 꿈이 꾸었다.
마른나무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너무 놀랍고 기쁘면서도 슬펐다. 꽃을 보고도 눈물을 흘리며 일어났다.
도저히 필수 없는 메마른 나무에 너무나도 아름답게 피어 있던 꽃들.
나의 11월 1일은 아직 10월에 멈춰있고, 나의 정신과 마음은 멈추지 않고 성장해서 많은 외면받는 목소리를 전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