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으로 진입

by 한우주

장고의 당뇨 투병이 두 달을 넘어가고 있다.

그간 조금씩 인슐린 주기를 늘려가며 나도 주치의도 관해(질병이 호전되거나, 또는 거의 소멸된 상태)가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인슐린이 꽤 오래 작용해 주어 하루에 두 번 주사하던 것을 하루에 한 번, 하루반에 한 번까지 점점 놓는 횟수를 줄이며 인슐린과 작별하게 될 날을 쉽게 기대했다.


그런 마음이 반영된 건지, 아니야 그래 나는 기계가 아니니까, 두 달이 넘는 간병을 하다 보니 알람도 듣지 못하고 자거나 중간에 밥을 다 먹어야 하는 것도 잊은 채 일을 하다가 화들짝 놀라 다급하게 먹이기도 했다. 사실 전처럼 옆에 딱 붙어서 보살피는 것이 힘에 부치기도 했고, 그간 미뤄뒀던 일들도 이제는 정상적으로 해나가야 했기에 살짝 풀어지고 있었다.그러는 와중에도 장고는 하루 반에 한번 주사를 착실히 지켜나가고 있었는데, 9주 차에 진입하자 갑자기 고혈당에서 잘 내려오지 않았다. 어떤 날은 주사를 맞고도 혈당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평균 하루에 한 번 주사하는 것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속상했다. 처음처럼 두세 시간 자며 장고를 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마치 방전된 배터리처럼,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해도 죄책감은 지울 수 없다. 병원에서는 검사를 통해 보니 관해는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그래도 당관리가 잘 되고 있고 지금처럼 관리하며 세 달 후에 보자고 한다.

나쁘지 않은 결과이다.

많은 자료를 통해 알고 있었다. 당뇨는 장기전이고 어쩌면 장고가 고양이나라로 무지개다리를 건너갈 때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는 거...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래도... 속상한 것은 속상한 것이다.

터덜터덜 집에 와서 장고의 혈당을 다시 재는데 또 고혈당을 보인다.

힘이 주욱 빠진다.

그리고 지난주부터는 내 허리마저 고장이 나버렸다. 몸에서 중심이 무너져 버리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내가 무너지면 안 된다. 머리로는 잘 알고 있는데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그래도 빨리 나아서 건강하게 나도 장고도 일상을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제발 이 상황을 잘 받아들이기를 너무 많은 기대와 실망을 하지 않고 감사하며 하루를 살아낼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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