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과학 : Happy LAB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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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료가 많다.
크기가 다른 우드락볼, 막대사탕, 꼬치나무, 이쑤시개, 테이프, 우드락 본드, 12색 네임펜...
재료를 담아 나누어 줄 바구니도 챙기고
또 혹시 모르니 가위, 칼도 챙기고
넉넉하게 준비하니 상자가 가득 찬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생각이 많아진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높이, 더 멀리, 원하는 곳으로 날리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날고 있는 물체의 자세는 비행 성능에 큰 영향을 준다.
날고 있는 물체의 자세는 무게중심과 공력중심의 상대적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날리기 전에
무게중심의 성질이 만들어 주는 현상을 관찰하는 중이다.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기회를 찾지 못했다.
보여주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오뚝이의 자세에서 비행기는 보이지 않는다.
오뚝이 실험을 하다가 글라이더를 보여주고
글라이더도 날고 있을 때 이렇게 저렇게 자세가 변해요
보여주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우와~ 많다! 선생님, 제가 들어줄게요."
"그럼 위에 바구니만 들어줄래?"
"네~~"
재료가 넘칠 듯 가득 담긴 상자 위에
바구니를 조심스레 올리고 계단을 오르는 중에
아이가 다가와 내 무게를 덜어준다.
"이건 제가 들고 갈게요."
다른 아이는 막대사탕이 가득 담긴 통을 꺼내며 묻는다.
"오늘 사탕 먹어요?"
사탕 통을 가슴에 안고
눈을 반짝이며 기대에 찬 얼굴이다.
"실험 재료야."
"히히~"
단호하게 '재료'라고 말한다.
그래도 아이는 히죽히죽 웃는다.
교탁에 재료를 내려놓고 꺼내기 시작한다.
"어떻게 정리하면 돼요?"
우드락볼이 가득 담긴 봉지를 꺼내며 아이가 묻는다.
"바구니에 우드락볼 큰 거 다섯 개, 중간 거 다섯 개, 작은 거는 스무 개씩 넣어줄래?"
"네~!"
신난 얼굴로 우드락볼 봉지를 뜯고
정리해 준다.
나는 테이프와 12색 네임펜, 이쑤시개도 바구니에 나누어 넣는다.
"와, 볼이다~!"
뒤이어 들어오던 아이들이
교탁 앞에 멈춰 서서
바구니 속 우드락볼을 구경한다.
재료 정리가 마무리되고
아이들도 모두 도착한다.
"오늘은 모둠으로 수업할 거예요. 책상을 옮겨서 모둠으로 만들어 주세요."
"네~"
교실은 잠시 우당탕탕 시끌벅적하다.
책상 끄는 소리, 웃음소리, 아이들의 대화가 뒤섞인다.
하지만 곧 책상은 가지런히 모이고
모둠 수업을 위한 자리가 완성된다.
아이들은 어느새 의자에 앉아 나를 보고 있다.
"재료 살펴봐도 됩니다."
재료가 담긴 바구니를 모둠별로 하나씩 나누어 주며 말한다.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우드락 볼에 쏠려 있다.
손바닥 위에 올려 굴려보고
큰 것과 작은 것을 하나씩 손에 쥐고
손을 접었다 폈다 하고
입김으로 불어 굴려보기도 하고
크기별로 줄을 세우기도 하고
소곤소곤 말이 오간다.
조금 지켜보다가 말한다.
"재료를 상자에 넣어 주세요."
"오늘도 무게중심이 만들어 주는 재미있는 현상을 관찰해 볼 거예요."
"우선 선생님이 꼬치나무를 나누어 줄게요. 끝이 뾰족하니까 친구를 찌르거나 장난하면 안 됩니다!"
"네~"
대답을 듣고 모둠별로 꼬치나무 한 봉지씩을 나누어 준다.
"꼬치나무 하나씩 꺼내서 준비해 주세요."
내가 봉지에서 꼬치나무 하나를 꺼내 들며 이야기하고
아이들도 봉지를 돌리며 하나씩 꺼낸다.
"이번에는 제일 큰 우드락 볼을 하나씩 집어 주세요."
한 손에 꼬치나무를 들고 다른 손으로 큰 우드락 볼을 집어 들며 설명한다.
아이들도 나를 따라 꼬치나무와 우드락 볼을 양손에 쥔다.
"이제 꼬치나무를 우드락 볼 가운데에 찔러 넣고 밀어서 관통시켜 주세요."
나는 시연하며 설명하고
아이들은 따라 한다.
"이번에는 관통시킨 꼬치나무 뾰족한 쪽에 중간 크기 우드락 볼을 꽂아 주세요. 관통시키는 건 아니고 중간까지만요."
다시 시연하며 설명하고
아이들은 따라 하고
나는 만들고 있던 인형과 작은 우드락 볼 두 개를 들고 한 모둠 앞으로 이동한다.
"이쑤시개를 반으로 자르고, 뾰족한 부분으로 작은 우드락 볼에 구멍을 만들어 주세요."
"그 구멍에 자른 이쑤시개의 뭉툭한 부분을 꽂아주고, 그걸 몸통에 끼우면 인형 팔이 됩니다."
아이들이 바구니에서 이쑤시개를 꺼내고
뚝! 반으로 자르고
팔을 만들어 붙이기 시작한다.
나는 다른 모둠으로 이동해 같은 시연을 반복한다.
"인형이에요?"
"오뚝이예요?"
"이거 움직여요?"
작은 목소리의 질문들이 쏟아진다.
나는 웃음으로만 대답하고 다음 과정을 진행한다.
인형인지, 오뚝이인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무엇을 하려는 건지
아이들은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처음엔 따라 하기 바빴던 손이
이제는 더 천천히
더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고개는 점점 숙여지고
눈은 가까이 다가간다.
교실 안에는 말 없는 집중과 조용한 기대가 흐른다.
"다 만든 친구들은 네임펜으로 인형을 꾸며 주세요."
갸우뚱 고개를 기울이며 생각에 잠기던 아이들이
하나둘 네임펜을 꺼내 든다.
눈, 코, 입을 그리고
몸통에 옷도 입혀 본다.
가만히 지켜보다가
조용히 막대사탕이 들어 있는 통을 집어 들고 이동한다.
"선생님이 말하기 전까지 사탕은 만지면 안 돼요."
"네~~"
한 사람당 3개씩 나누어 줄 수 있도록
바구니에 막대사탕을 옮겨 담으며 말한다.
사탕을 나누는 동안, 아이들은 멈춰 선 채
바구니 안의 사탕과 내 손을 번갈아 바라본다.
모든 바구니에 사탕을 넣어 주고
나는 사탕 두 개를 들고 교실 가운데로 이동한다.
아이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나를 따라온다.
"사탕 하나씩 꺼내세요."
"네~~"
아이들은 냉큼 사탕 하나를 집어 든다.
"사탕과 만들고 있는 인형을 양손에 들고 무게를 비교해 보세요"
아이들은 양손에 사탕과 인형을 들고 저울질해 본다.
"어떤 게 더 무거운가요?"
"사탕이요~"
"오늘은 사탕이 인형에서 무거운 무게추 역할을 해 줄 겁니다."
내 설명을 들은 한 아이는
자기 방 책상에서 흔들거리던 오뚝이를 떠올린다.
"이거… 오뚝이예요?"
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로 답한다.
"글쎄요~"
나는 장난스러운 미소로 답하고 이야기한다.
"지금 받은 사탕은 주머니에 넣었다가, 집에 가면서 먹으면 됩니다~"
"와~~~"
"히히"
그렇게 아이들은 사탕의 달콤한 유혹을
주머니 속에 잠시 넣어두고
다시 수업에 집중할 준비를 마친다.
"막대사탕 뒤쪽 구멍에 꼬치나무 뭉툭한 부분을 끝까지 밀어 넣고, 빠지지 않도록 테이프로 고정해 주세요."
나는 앞에 있는 모둠에서 꼬치나무 하나를 꺼내 직접 시연하며 설명한다.
"그리고 작은 우드락볼 2개씩을 끼워 주세요, 두개씩 만들어야 합니다."
"네~"
아이들은 다시 손을 바쁘게 움직이고
나도 교실을 돌며 바쁘게 결과물을 확인하고 수정해 준다.
나는 한쪽으로 이동한다.
"방금 만든 다리를 인형 아랫부분에, 이렇게 대칭이 되도록 꽂아 주세요."
아이가 만들고 있던 인형을 빌려 시연해 보여준다.
"그리고 몸통을 관통시킨 꼬치나무를 쭈욱 밀어 올려서 목을 길게 만들어 주세요."
설명과 시연이 끝나고
아이에게 말한다.
"손가락 줘 보세요."
아이는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내민다.
나는 그 위에 인형을 살짝 기울여 올려놓고 손을 뗀다.
기우뚱… 흔들흔들…
인형은 손가락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다가
곧 똑바로 서서 멈춰 선다.
"와~"
"대박!!"
"오~ 신기해!!"
아이들의 눈이 동그랗게 반짝인다.
작은 감탄들이 교실을 채운다.
"이렇게요, 선생님?"
옆의 아이가 자신이 만든 인형에 다리를 끼우며 묻는다.
"네, 다리 두 개가 대칭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만들어 보세요."
"네~~"
아이들은 손가락 위에서 흔들리는 인형과
자기 인형을 번갈아 보며
더 바빠진 손으로 만들어간다.
나는 다음 모둠으로 이동해 시연과 설명을 이어간다.
손가락 위에서 흔들리는 오뚝이가 늘어가고
아이들 웃음도 늘어가고
"오~, 된다!"
아이가 인형을 어깨 위에 올린다.
아이가 움직여도 인형은 잘 버텨준다.
"와, 나도 해볼래~"
아이들이 따라 하고
펜 끝에 인형이 올라가고
책꽂이 위에 인형이 올라가고
잡히는 물건마다 인형이 올라가고
교실 모서리마다 인형이 올라가고
인형은 교실 이곳저곳을 점령해 간다.
교실은 점점 시끌벅적해지지만
그 속에서 아이들은 실험을 하고 있다.
웃음 속엔 관찰이 있다.
나는 어지러운 교실 한가운데서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본다.
"이 인형에는, 오뚝이에는 없는 기능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옆에 있는 아이의 인형을 빌리며 설명을 이어간다.
"이 인형은 받침점의 위치를 바꿀 수 있습니다."
나는 인형의 머리를 눌러 받침점을 아래쪽으로 이동시킨다.
"손가락 줘 보세요."
아이는 손가락을 내밀고,
나는 인형을 그 위에 올려놓는다.
기우뚱…
인형이 기울어진다.
"어?..."
옆에 있던 아이가 긴장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흔들흔들~
인형은 기울어진 채로 멈춘다.
아이들도 함께 멈춘다.
나는 다시 인형을 집어 들고 받침점을 더 아래쪽으로 이동시킨다.
인형을 아이의 손가락 위에 올린다.
기우뚱… 흔들흔들~~
이번에는 더 많이 기울어진 자세로 멈춘다.
"와~!"
아이들의 눈이 더 커지고
반짝이기 시작한다.
나는 마지막으로 인형을 집어 들고
받침점을 무게중심에 가까이 되도록 더 아래로 이동시킨다.
그리고 인형을 지면과 수평하게
아이의 손가락 위에 올려놓는다.
살짝 흔들리던 인형은
지면과 수평을 이루며 그대로 멈춰 선다.
"와~~~!"
"히히~~"
"선생님, 이게 진짜 가능해요?"
아이들의 시선은 하나로 모인다.
누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저쪽 멀리 있던 아이는 어느새 이쪽에 와 있다.
내 주변은 아이들의 목소리와 눈빛으로 가득하다.
나는 인형을 다시 들어 시연하며 말한다.
"받침점이 있는 꼬치나무는 움직일 수 있어요. 꼬치나무가 움직이면 받침점도 이동합니다."
"받침점이 무게중심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인형은 더 많이 기울어진 자세로 멈출 수 있어요."
"그리고 받침점과 무게중심이 같아지면 인형은 수평을 유지하게 됩니다."
"자 자리로 이동해서 여러분도 해 보세요."
"네~~"
아이들의 인형이 기울어지기 시작하고
수평을 유지하는 인형은 장난감이 아닌 실험도구가 된다.
이 순간, 아이들은 누구보다 진지한 과학자다.
교실문을 나서는 아이들의 입에는
달콤한 막대 사탕이 물려 있고
손가락 위에 인형이
어깨 위에 인형이
머리 위에 인형이
흔들흔들~
바라보는 나도
집에 가는 아이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