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친구가 생겼다? 그런데
도망칠 거면 지금 도망치는 것이 피해가 덜 할까.
학교에서 진행하는 언어연수과에서 모집하는 글로벌 동행 멘토에 합격했다. 사실 왜 합격했는지 모르겠다. 공인영어성적을 제출하지 않았고, 영어 회화를 강조해서 적은 거밖에 없었다. 해외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기에 외국인 친구와 소통한 적이 별로 없어서, 이번 기회에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적었다. 솔직히 안 뽑힐거라 생각하고 지원했다. 언어연수과에서 우수팀 선정할 때는 포트폴리오를 볼 거라고 했다. 그렇기에 나는 포트폴리오에 해당하는 에세이를 카카오 기억 브런치 스토리에 연재해서 적을 수 있다고도 적었다. 하지만 브런치 증거 링크를 첨부하지 못하고 그대로 제출해버렸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탈락하겠거니 했다.
그런데 합격한 것. 일주일의 유예기간이 있었다. 내 생각에는 신청자가 별로 없어서 붙은 거 아닌가 싶었다. 무조건 영어 회화 우대였으니. 외국인 친구와 영어를 쓰며 학교에서 보낼 수 있으니, 이 좋은 기회를 취소하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OT를 듣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그렇기에 계속 고민하고 있다.
1. 언어연수과에서 진행하는 장학금은 결국 페이백 형식이다.
멘토와 직접 만날 때 드는 비용은 결국 개인 사비였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꼭 참여해야 되는 프로그램은 언어연수과에서 비용을 내준다. OT, 봄소풍, 자개키링 만들기세트, 한국어 공부 공간 대여, 종강총회는 제외. 하지만 이 외에 남은 "최소" 16시간은 내 돈으로 직접 외국인 친구와 놀아야 된다. 2시간씩 8번을 만나야 되는데. 혹은 3시간 씩 6번. 장학금은 30만원. 한 번 놀 때 식비와 카페비만 3-4만원 잡는다면 결국 페이백 형식. 물론 돈 때문에만 망설이는 건 아니다. 또한 학교 측에서 연락을 도와주지 않는다. 이 점이 좀 걱정이다. 연락 안 받으면 스트레스 받는 건 나다. 물론 담당자 님께서 연락을 너무 안 보면 말해달라고 했지만 결국 1차 책임자는 나다.
사실 우수 팀 3명에게는 50만원의 장학금을 더 준다고 한다. 여기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계획을 보니 만만치가 않다. 우수팀을 노리는 듯 했다. 서울에 데려가서 잠실 롯데타워 구경 시켜주기, 근처 지역 박물관 데려가기, 다른 팀과 함께 소풍가기. 우수팀은 저런 사람들이 하는걸까. 돈에 신경쓰고 있는 요즘, 나도 돈 아끼기 위해서 잘 놀지 못하는데 외국인과 놀기 위해 돈을 써야 되는걸까?
2. 외국인 멘티.
내 목적은 영어 회화 늘리기였다. 그런데 배정된 친구는 주 외국어가 영어가 아니다. 물론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영어 회화로 대화하고는 있지만.... 내가 말해도 못 알아듣는다. 내가 영어로 말하는 걸 외국인 친구가 영어 단어를 몰라서 이해를 못했다. 이게 좀 속상하다. 또 금요일 OT때 나가면서 "하고 싶은 활동 카톡으로 보내둬."라고 분명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안 보내놨다. 너무 힘들 거 같다. 영어회화 고급 수준인 학생들만 영어권 애들을 붙여준 거 같다. 나도 유학 가서 얻을만큼 유창해지고 싶다.
3. 4학년인데 너무 무모하게 한 거 같아서 후회 된다.
이번에 20학점을 듣는다. 마지막 학년이기도 해서 충동적으로 국제교류처에 신청한 것도 있다. 그런데 난 꼭 장학금을 받아야 된다. 4점대 학점을 받아야 되는데, 이번에 대부분 과목이 상대평가다. 그래도 저번 학기는 절대평가가 훨씬 많았는데. 이런 상황으로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고민하는 건..... 이 점이다.
1. 언제 또 이런 기회를 가져볼까?
나도 안다. 외국인 친구와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건 쉽지 않다는 거를. 그러기에 부담감에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1-1. 스트레스 받는다.
약속을 잡고, 새로운 활동을 매번 구상해야 되고, 돈은 돈대로 쓰고, 보고서도 써야 된다. OT때 얘기보다 너무 다르다. 이럴바에 괜히 한 거 아닐까.
2. 지금 포기한다고 해야 피해가 덜 가지 않을까?
OT를 마친 금요일. 집으로 오는 내내 괜찮을까 생각했다. 활동을 6월까지 해야 되는데 벌써부터 난 스트레스 받는다. 평일 월요일에 바로 얘기해야 어떻게 되지 않을까? 좀 더 진행하고 포기하면 여러모로 더 피해 받지 않을까? 오히려 책임감이 너무 강해서 혹여 내가 그만둘거면 어떻게 해야 피해가 덜 할지 구상하고 있다.
2-2. 그렇지만 해보고 싶기는 했어.
갈팡질팡.
나조차도 나를 잘 돌보지 못하는 거 같은데. 새로운 경험의 욕심으로 모든 걸 포기하고 망치는 건 아닐까 두렵다.
원래 목표는 외국인 친구와 지내는 에세이를 여기에다가 연재해서 우수 팀으로 선정되는 거였는데. 모르겠다. 답답하고 스트레스다.
이쯤에서 도망칠까. 조금 더 해보고 그때 아니다 싶으면 도망쳐도 되는걸까.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과한 스트레스탓일까.
조언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