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미술을 어려워할까?

나도 쉬운 미술이 좋아요

by 김솜면

일상생활에서 미술이라는 소재가 점점 대중화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미술을 어려워한다. 8월 여름방학 무렵, 동생과 함께 미술 전시를 보러 간 적이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한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전시였다.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관람한 전시였지만, 내 동생은 힘들었나 보다. 전시를 보는 내내 “언니 언제 다 봐”, “언니 이걸 왜 보는 거야”등의 말을 전시 내내 물어봤다. 나는 이 질문이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sns 내의 여러 미술 콘텐츠를 보았을 때, 내 동생과 같은 반응을 댓글 등 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다. 실재 KiDRS에서 진행한 ‘미디어아트 전시에 대한 이용자 경험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았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미디어아트에 관해 극히 일부만 수용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미디어아트는 현대미술의 주요 장르로, 현대미술 중에서도 광범위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아트의 낮은 이해, 수용이 보고된 점은 현대미술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진입장벽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현대미술이나 고전미술이나 마찬가지로 모르는 사람에게는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감 덩어리일 뿐이다. 특히 물감덩어리들이 화려한 액자에 걸려있을 때에는 더 난감하다. 뭐부터 봐야 할지, 어떤 점이 감동스러운 건지, 무슨 의도로 그려진 건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그림옆에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는 설명은 어려운 글자로만 가득하다. 미술은 고위층, 돈이 많고, 학식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만 느껴진다. 나와는 관련이 없는 것만 같고, 실제 어느 정도 맞다. “2022 미술시장 소비자 조사”에서 전국의 8개 아트페어 개최 현장에서 3000명 이상의 관람객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참여자의 95.4%는 전년에 1번 이상 미술 전시 또는 행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다시 말하자면 미술에 관심을 가지는 구성원은 새로운 사람이 유입되기보다는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고인 물이라는 뜻이다.


[일상 속 미술 찾기]

우 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일상생활 속에서 예술을 흔히 찾을 수 있다. 작은 캐릭터 하나하나부터 애니메이션, 광고 팸플릿, 건물 등등이 모두 예술이다. 하지만 우리가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작가 중 일본 팝아트의 대표주자, 무라카미 다카시의 그림을 보았을 때 잘 이해할 수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 안에 있는 요소들은 흔히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업물에 들어가 있는 여러 캐릭터들은 예술이라고 잘 느껴지지 않는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업물 중 한국에 잘 알려진 작업물은 당연 뉴진스와의 콜라보일 것이다. 뉴진스와의 콜라보상품에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슈퍼플렛(Superflat) 플라워가 친근하게 그려져 있다. 무지개 색깔 꽃들은 뮤비는 물론 가방, 포토카드, 앨범 커버 등등에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들 어가 있다. 뉴진스와의 콜라보상품 외의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 판매 상품을 보았을 때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캔버스 작품의 경우, 슈퍼플렛 플라워들이 도배가 되어있다가, 카이카이와 키키라고 불리는 이름의 또 다른 캐릭터기 정말 커다랗게 화면을 채우고 있다. 그리고 색깔만 다른 작품들이 몇십 점씩 된다. 굿즈 상품들도 마찬가지로 저 꽃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캐릭터, 서명이 붙어있기만 하면 십 몇만 원은 기본으로 넘어간다.

(뉴진스 right now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뉴진스의 right now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에서도 슈퍼 플렛 이미지가 많이 들어가 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전기차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또한 미술이다.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의 디자인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테슬라의 자동차 디자인은 칸딘스키가 교수로 재직한 바우하우스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바우하우스 정신은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토대가 되는 곳이다. 테슬라의 자동차에서는 바우하우스 계열 미학의 영향 아래 정리된 디자인 언어를 느낄 수 있다.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이어받은 테슬라의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Franz von Holzausen)으로부터 시작되는 테슬라 자동차의 디자인은 다른 브랜드의 자동차 디자인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머리 아픈 이야기들을 통해 테슬라의 자동차 디자인 또한 미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대중예술과 테슬라 디자인 사례를 통하여 예술이 결코 특정한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음과 우리의 소비 일상 속에 스며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물건과 인조물들을 위와 같이 탐구해 보면 모든 사물이 미숭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어떻게 이름 붙이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도 맞지만, 그러한 일연의 과정 또한 미술이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은 미술 속에 스며들어있고, 미술이 없으면 우리의 일상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왜 미술을 봐야 돼?]

우리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한다. 초등학교 미술시간부터 멋진 나무를 그리고, 학교가 끝나고 간 학원에서 멋진 만화캐릭터를 그린다. 중학교에 가서는 조금 더 멋진 사람을 그리고, 더 많은 그림 도구를 쓴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입시미술을 하는 친구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쓰고 보면 어릴 때부터 미술을 해왔고, 아예 관련이 없는 것 같지는 않게 느껴진다. 굳이 미술을 봐야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내가 미술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미술은 보는 것으로도 즐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외국의 논문을 보았을 때, 예술활동이나 감상 시 뇌의 여러 부분이 활성화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예술에서 고통, 아픔들을 주제로 한 이미지가 관람자의 공감 메커니즘을 자극할 수 있다거나, 예술 감상이 뇌의 ‘사회적 인지’ 회로를 활성화시켜 줌 등을 알 수 있다. 외국에서 진행한 여러 연구는 예술감상이 개인을 넘어 사회적 인지 회로를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 예술이 단순한 취향의 영영을 넘어 사회적 행위임을 보여준다. 우리가 음악, 시, 춤을 보고 환희의 감정을 느끼고 정서적 체험을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더욱 몰입하고, 기뻐하고, 슬퍼할 수 있는 매체가 늘어가는 것은 삶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의 종류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우리를 개인에서 단체로 이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어떠한 다른 매체보다 짧은 시간 내에 시각적으로 다양한 자극을 주는 미술은 바쁜 일상생활에서 향유하기 좋은 매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과 무엇보다 잘 어울리는 매체이다.


[1. 미술은 너무 어려워]

예술을 어려워하는 첫 번째 이유는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이다.


예술계라는 부족은 자신들만의 가치 체계를 갖고 있고, 그것은 더 민주적이고 더 광범위한 관객들의 가치들과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동시대 미술 안내서> p.59


위 책에서 말하듯, 미술은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다. 현대미술을 먼저 보았을 때, 도통 뭘 표현하려 하는지부터 모르겠다. 난해한 작품들과 작품해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어느 곳에서는 소변기가 20세기 최고의 예술적 의의를 가지는 작품이라고 서술하고, 그 뒤에는 레디메이드, 다다이즘, 개념미술 등등 알 수 없는 수식어가 붙는다. 어느 곳에서는 포토샵으로 3분이면 나올 것 같은 그림이 현대예술 사상초유의 경매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소식과 어떤 예술적인 가치를 가지는지를 설명한다. 또 어느 곳에서는 물감을 흩뿌리고, 어느 곳에서는 물감이 아까웠는지 그 큰 캔버스에 물감하나 찍고 완성이라고 한다. 고전예술을 보았을 때에는 그나마 낫기는 하지마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나체의 조각과 예수님 그림은 물론 멋지지만 왜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인상주의라고 하는 바다그림과 사람그림도 멋지기는 하지마는 생성형 ai로도 금방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인상주의라는 단어도 잘 모르겠다.

(마르셀 뒤샹 <샘> , 클로드 모네 <인상, 해돋이>)

마르셀 뒤샹의 샘의 경우에는 일상적인 사물을 처음 예술의 범주로 가져온 작품으로, 현대 예술의 시작점이라 되는 작품이다. 한마디로 알 수 없는 현대미술작품이 탄생하데 된 배경이다.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의 경우 우리가 인상주의 작품으로 제일 먼저 떠올리는 작품이다. 사실 이러한 인상주의도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을 당시에는 많은 혹평을 받았다. (인상주의도 당시에는 현대 미술이었던 셈...)


위의 생각은 미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위에서 느끼는 언어의 장벽과 사회적 장벽은 미술학도들이 해결해주어야 할 일이다. KCI에 기고된 논문중, 20,30대 관람객 연구를 보았을 때, 전시에 관한 사전 정보 탐색이 전시 관람 시의 만족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미술에 관하여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기준에서는 방대한 미술사에 관한 내용을 미리 찾아오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용어와 추상적 비유에 대하여 일반 관람객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곳부터 미술에 대하여 더 쉽게 설명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미술관 자체적으로 전시의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전시의 정보를 예매사이트, sns플랫폼 등을 통해 미리 제공함으로써,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향후 재관람 비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시의 대략적인 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전시 난이도를 입문/중급/고급 등으로 구분해 표기하여 관람객의 수준에 맞는 전시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시 난이도에 따라서 차별되는 큐레이팅을 구성하고, 쉬운 전시 설명을 제공하거나, 작품해설의 수준을 맞추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한 전시의 시대와 나라의 수를 줄여 정보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 첫눈에 보았을 때 작품이 난해해 보이지 않는 것으로 구성하는 등이 있을 것 같다. 위를 활용한다면, 불필요한 자원을 줄이고, 자신에게 맞는 전시 수준을 찾아가며 만족도를 높이고,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미술을 어디에서 봐?]

미술을 어려워하는 두 번째 이유는 정보가 희소하다는 점이다.

(민음사 tv의 인기영상, 침착맨의 예술 강연 영상)


최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문화예술 중 하나는 책인 것 같다. ’ 독서는 힙하다.‘라는 생각을 퍼트리며,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것을 취미로 삼고, 점점 소비가 커지는 분야이다. 책과 같은 경우에는 sns에 올라오는 정보량을 보았을 때, 민음사, 무제 등의 출판사부터, 일반인들이 올리는 책소개 영상과 독서템 추천 게시물 등 요즘 독서가 트렌드임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그에 반하여, 미술과 관련한 sns 콘텐츠를 보았을 때, 정보량이 정말 적다. 미술과 같은 경우에는 관심이 있는 소수의 사람이 다시 전시를 찾거나 하는 경우가 잦아서 sns콘텐츠의 양이 적다. 다시 말해 보았을 때, sns콘텐츠로 유입될 수 있는 사람이 적다는 말이다. 미술관과 같은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과 같은 경우에도 sns를 올리는 경우는 매우 소수이다. 소수의 미술 콘텐츠 중에서도 다수가 미술 전시와 관련한 내용이기 때문에 소수의 콘텐츠를 통한 유입도 힘들다. 미술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매체는 구독 잡지인 것 같다. (물론 유입이 매우 힘든 매체이다. 보는 사람만 본다.) 또한 전시소개를 제외한 콘텐츠 중에서도 작가소개 등의 현재 sns 주 소비층의 문화와 취향과 맞지 않는 콘텐츠가 다수이다. 이러한 콘텐츠의 증가는 미술을 소비하던 층을 굳건히 할 수는 있지만, 새로운 소비층을 유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sns를 통한 홍보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독서 콘텐츠처럼 유입을 돕는 입문형 미디어가 필요하다. 미디어가 권력을 가지고,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 점점 더 중요해지는 매체가 되고 있는 만큼 더욱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입문자가 클릭할 만한 짧고, 쉬운 내용의 콘텐츠가 증가해야 한다. 미술사에 대하여 굵직한 내용을 소개하거나, 현대 예술이 왜 이리 난해한지 등의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내용의 영상이 새로운 유입층을 형성할 수 있는 미술 입문 영상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침착맨방송에서 예술특강을 한 영상을 보았을 때, 개괄적인 미술사의 정보를 알려주거나, 유명한 몇몇 작품들을 설명하거나, 현대미술을 몇몇 작품만을 통해 쉽게 설명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내용의 영상이 100~ 200만의 조회수를 형성한 것을 보면, 이런 내용의 영상이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관심요소인 것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여러 개인과 기업들이 미술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해 나간다면, 사람들의 수요를 늘릴 수 있고, 1에서 지적한 진입장벽 또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위 글을 작성하며, 미술의 어려움이 단순히 개인의 취향 문제가 아닌 사회의 구조, 정보 불균형과 폐쇄성 등의 요소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쉬운 언어, 더 쉬운 전시가 필요하고, 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술관이나 갤러리등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위해 진행하는 콘텐츠를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나도 그 변화를 위해 시각 언어 콘텐츠를 기획하고 싶다.

(얄팍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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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ceromotor roots of aesthetic evaluation of pain in art: an fMRI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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