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조건형이 정한 책으로 벙개독서모임( 이유진 작가님의 <젠더수업리포트>를
박조건형이 정한 책으로 벙개독서모임( 이유진 작가님의 <젠더수업리포트>를 읽고)
달리님(이유진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낯설어 하셨다)의 <젠더 수업 리포트>를 읽고 나도 무언가를 해야겠다(기회를 만들어 남성 페미니스트의 강연을 자꾸 하고 싶었다) 라는 생각을 했고,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여러번 하고 싶었다. 내가 잘살기 위해 15년 넘게 페미니즘공부를 해왔지만, 이제는 나혼자만의 공부가 아닌 타인들과 함께 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졌다. 그만큼 <젠더 수업 리포트>는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모임. 책빵 자크르에서 1월부터 3월에 걸친 세번의 행사중 첫번째 모임을 했다. 나를 포함해서 총 10명이 모였으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솔직히 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깊게 나누기에는 6명정도가 적당한데, 그래도 많이 모였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그에 맞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단 이 책은 페미니즘 책인데, 어떻게 이번 독서모임에 오게 되었는지 여쭈었다.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의 생각, 호불호, 편견 등을 여쭈었다. 그래야, 독서모임의 방향을 잡을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녀가 아들이다보니, 성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페미니즘 공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계신분도 계셨고, 어쨓든 필요성을 느끼지만 한국사회가 워낙 “페” 라는 단어만 써도 물어뜯는 사회이다 보니 다들 조심스러워 하셨다. 아미가 되어 트위터 활동을 하다보니 젠더잇슈를 중심으로 첨예한 대립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이미 페미니스트 기질이 있구나 하시는 분도 계셨다.
함께하신 고마님께 이미지 카드를 가져와 달라고 해서 그 카드를 펼쳐놓고 워밍업 시간을 가졌다. 여러 이미지 사진의 카드를 보고 마음이 가는 사진을 고르면 뒤에는 단어가 쓰여 있다. 그 단어를 가지고 자신을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인원이 많더라도 이 워밍업 시간은 모두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들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몇 일 전의 감정돌봄워크샵에서 골랐던 카드(동굴속의 어두운 사람의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상처가 있는 이미지에 마음이 가서 상처난 손 카드를 골랐고 뒷장에는 나눔 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요즘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작업들이나 놀이들이 너무 즐거워서 나를 잘설명하는 카드를 고른셈이었다.
이 이후부터는 모두 돌아가면서 발언을 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서 원하시는 분들만 발언하시게 했다.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빨간약(진실을 알게 되는 알약)과 파랸약(기존의 세계에서 안정적으로 그대로 살게 되는 알약)을 비유로 페미니즘을 설명드리며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참여자분들중에 교사분은 없어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지만, 남편과의 관계에서, 커가는 자녀와의 관계에서 젠더 잇슈가 갈등이 되는 순간들을 나누었다. 고마님은 자신의 아들이 페미니스트로 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시다가 결국 성교육 강사까지 되셨고, 작년에 너른벽에서 있었던 7명 정원의 소수 모임에서 어른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을 받았었는데…..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고마님의 성교육을 참여자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성교육하는 것과 더불어 부모들과 교사들의 성교육이 선행되어야 함이 절실하다. 부모들이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은적이 없으니, 아이들의 다양항 상황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질문에 답을 해주지 못하고 당황하다보니 성교육을 사설교육에 맡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인원이 많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 같고 충분히 길게 이야기 나눌수 있는 구성원들이라 생각해서 동의를 얻어 5분정도 쉬는 시간을 가지고 10시까지 모임을 하기로 합의했다.(모임은 7시에 시작했고, 내가 화장실을 다녀오기 위해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안쪽 자리에 있다보니 몰래 빠져나와 다녀올 수가 없어서)
급작스럽게 지인이 <젠더수업리포트>를 선물해 주어서 책은 못읽었지만 참석해주신 한분은 이미 부모모임과 성교육공부를 선행해 오셨던 귀한 경험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 지난한 투쟁의 역사. 육아를 여성의 일로 생각한던 남편들에게 육아를 익히게 만들었던 투쟁의 시간.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해야하는 시간은 참 쉽지 않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보니, 남편들도 자기들 나름대로 육아방법들을 익히게 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가지게 되어서 지나고 보니 좋은 추억의 시간이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젠더 수업 리포트>를 읽고 페미니즘에 대해 약간의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페미니즘공부를 전염 시키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자크르 대표님과 상의하여 5월부터 6개월동안 여섯권의 책을 함께 읽는 독서모임을 하기로 했고,첫책은 홍승은 작가님의 <관계의 말들>을 다룰꺼라고 홍보했다. 남편과의 관계(대부분 기혼여성들이 참여하셨다보니), 자녀와의 관계, 친한 친구와의 관계,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수 있을것 같아 정한 책이다.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이론이 아닌 자신의 삶과 연결되어 공부해야하는 철학이다. 그래야 공부의 원동력이 생기고 내가 잘살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쉬는 시간에는 3월8일에 자크르에서 하는 박조건형의 세번째 행사 “우울증리사이틀” 미리 맛보기로 신해철의 “그대에게” 를 불러드렸고(열화화 같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신나게 불렀다) 참여자들이 다가고 가게 정리를 하고 가게 문을 나서기 전에 두분의 대표님과 점순 선생님 앞에서 조명을 은은하게 켜고 “걱정말아요 그대 ”(이적 버전) 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불러드렸다.
5월부터 할 여섯번의 페미니즘 독서모임 또한 무척 기대가 된다. 이런 적극적인 마음을 불러일으켜 주신 <젠더 수업 리포트>의 저자 달리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