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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 - 아다와 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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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바라본다. 말이 없어도 그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관계. 서로의 얼굴을, 눈을 볼 수 있는 관계. 참 귀한 관계이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상대를 존중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엔 호감으로 만난다 하더라도 오래 알고 지내다보면 서로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예전 같으면 그 다름이 불편하거나 나는 관심없는 영역이네 하며 빨리 내쳤을텐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런 모습이 있어도 잠시 그 다름을 있는그대로 견디며 보려고 한다. 잠시 소원해도 되고, 나중에 시간이 한참 지나서 또 만나게 되기도 한다.
나에게 문학의 곳간이란 모임이 있다. 여러번 들어갔다가 나갔다가 했던 모임이다. 그 문확의 곳간 모임이 120회가 넘었고 10년 넘게 문학 모임을 운영한 것이다. 그런 대성쌤이 요즘들어서는 참 대단하고 귀하다고 생각한다. 대성쌤과 나는 어떤 것들에 대해서는 대단히 다른 입장을 취한다. 예전엔 그 다름이 좀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나또한 호불호가 분명한 사람이니 대성쌤 입장에서도 나의 똥고집(?)이 답답하게 느껴질때도 있지 않을까. 짝지는 유일하게 문학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야기할수 있는 분이기에 곳간에서 왕언니 역할을 하는 엄청난 고인물이다. 대성쌤이 30대에 이 모임을 시작했는데, 이제 40대 중반이니….참 신기하고 기분이 묘하다. 대성쌤이 50이 넘고 짝지가 60이 넘어도 이 모임이 유지되고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그때까지 그 모임이 오래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 하니, 이젠 내 취향의 책이 아니더라도 계속 참석을 해볼까 한다. 짝지와 함께 곳간에 가는 데이트이도 하니. 곳간 모임이 문닫을때까지 참여를 해볼까 요즘들어 새롭게 마음 먹었다.
관계가 오래 이어지려면 그림에서 둘 사이에 공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서로 닿지 않는 공간도 인정해야 한다. 온라인 상으로 10년넘게 알고 지내던 나무누나를 한달전 쯤에 양산에서 뵈었다. 온라인 상의 인연이 10년넘게 이어지고 오프에서 처음 뵈었는데, 너무 편안하고 좋고 좋았다. 아마 내가 일본에서 살았다면 자주 만나고 함께 시간 보낼 친구이자 인연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왠지 서로를 응원하면서 1~2년에 오프라인에서 한번씩 만나는 사이로 오래 관계를 이어갈 것 같다.
지금만나진 않지만, 한때 자주 보거나 귀중한 인연의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그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잘 지내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다가 문득 문자를 남기기도 하고 전화를 해 보기도 한다. 우리의 바운더리가 달라져서 자주 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한번씩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관계라는게 참 고맙다. 물론 그 사람에겐 내가 안그런 관계일수도 있지만. 안그런 관계라면 약간 표를 내 주시면 나도 눈치가 있어서 거리감을 두는 편이다.
관계는 늘 공부꺼리이다. 나의 유년기의 경험과 부모의 애착경험에서 형성된 관계의 문제가 연결되어 있을때도 있고, 나와 다른 타인을 어떻게 만나고 소통하고 갈등이 생겼을때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 마음을 나눌것인가 고민도 해야하고 공부해야 한다. 때론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 그 간극이 슬픔으로 다가올때도 있지만. 그래도 관계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기존의 관계들도 소중하고 새롭게 탐험하는 관계들도 궁금하고 설레인다. 물론 새로운 관계가 잘 이어지지 않을때도 종종 있다.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봐서 처음 봐도 상대에 대해서 잘 파악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경계한다. 그건 자신감이라기보다 오만함이지 않을까. 관계에서 늘 겸손함을 가지지 않는 사람을, 자신이 관계에서 상처를 줄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사람을 경계한다. 관계는 매번 새롭고, 매번 공부해야 한다. 매번의 케이스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 관계를 잘 하려면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 나랑 맞는 사람, 나랑 맞지 않은 사람에 대한 탐구와 고민, 직면이 필요하다. 관계는 어려운 공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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