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스>

영화 리뷰

by 박조건형

영화 <매스>


무거운 주제의 영화이다. 총기난사 사건의 피해자 부모와 가해자 부모가 교회에 마련된 방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영화이다. 모임방에 가기전에 게일은 제이에게 그 이야기를 꼭 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용서에 대한 이야기이다.


에번(피해자 학생)의 부모인 게일과 제이는 6년동안 상담을 계속 받아왔고 용서를 위해서는 헤이든(가해자 학생)의 부모를 만나야 된다는 이야기를 상담사로부터 들었을 것이다. 게일과 제이는 용기를 내서 교회 모임방에 왔다. 헤이든의 부모 린다와 리처드 또한 두렵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상대 부모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마음은 단단히 먹고 왔겠지만, 두렵기도 하고 무서웠을 것이다.


에번의 부모는 헤이든이 싸이코패스이길 바랬다. 그래야 원망하고 분노하기 수월하니깐. 그런 싸이코패스인 자녀를 알아채지 못한 헤이든의 부모를 원망하고 비난한다. 그러나 헤이든은 린다와 리처드에게 소중한 아이였다. 헤이든이 잘 지내는 줄 알았다. 다만 잘못이 있다면 헤이든이 힘든 상태라는 것,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장 참관을 하는 날 헤이든의 부모는 몰래 그 현장에 함께 갔다고 말한다. 경찰은 그 사실을 비밀로 하라고 말했다. 헤이든의 부모는 그 사건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너무 끔찍하고 무서운 현장이라서. 서로 격앙된 감정을 쏟아내긴 했지만, 양측 부모 모두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쏟아내지 않으려고 무던히 참았다. 그리고, 교회 모임방을 절대 떠나지 않고 그 공간안에서 자리를 이동하며 그 시간을 견뎠다. 그러던 와중에 제이는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말한다. 자신은 헤이든의 부모를 용서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헤이든도 용서하겠다고 말한다.


용서는 상대를 위해서 아는게 아니다. 기본적으론 자신을 위해서 상대를 용서 하는 것이다. 자식을 잃고 6년의 시간동안 제이는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을까. 상대 부모를 원망하고 분노하고, 헤이든을 저주하고. 그런데 그 분노의 감정에서 이제 헤어나오고 싶은 것이다. 매일매일 잠도 못자고 분노와 죄책감을 늘 느끼며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헤이든이 괴물같은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헤이든도 또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헤이든의 부모 린다와 리처드 또한 헤이든이 그렇게 심각하게 힘든 상태였음을 잘 몰랐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떤 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심각한 상태인걸 아는데 방치하고만 있었겠는가. 헤이든이 괴물이 아니었음을, 헤이든의 부모 린다와 리처드가 자신의 아이가 그런 상태였는지 몰랐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게 되자 제이는 그들을 용서할수 있게 되었다. 그들의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제이는 아마 용서라는 말을 모임끝날때까지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야기가 끝나고 양측 부모는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에번의 부모는 교회에서 조금 더 머물다 가기로 한다. 교회문을 나섰던 린다가 못한 말이 있다며 다시 돌아와 이야기를 들려준다. 헤이든과 다툰 적이 있는데 감정이 격앙된 헤이든이 무서웠다고, 자신을 헤칠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때 알아체고 조취를 취하지 못한 점을 에번의 부모에게 사과하는 것이었다. 제이는 린다를 꼭 안아준다.


용서는 무엇인가. 용서는 어떠한 상황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영화였다. 가해자의 부모와 피해자의 부모가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은 참 힘든 상황이기도 하고 현실에서는 거의 만나기 힘들다. 그런데, 나는 왜 이런 상황의 영화를 보려고 했는지 그들의 아픔을 왜 감당하며 영화를 끝까지 봤는지 한참을 생각해 봤다. 자신(전도연. 피해자의 엄마)이 용서하기도 전에 하나님으로 부터 용서를 받았다며 마음의 평화를 얻은 가해자를 보면서 하느님에 대해 분노하고 원망하던 영화 <밀양>도 떠올랐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도 떠오른다. 집에 있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책을 꺼내 읽어본다. 1999년에 있었던 콜럼바인 총격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엄마, 수 클리볼드가 쓴 책이다. 위기사항에 처한 사춘기 자녀를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고 자신의 경험이 그런 위기사항에 처한 자녀를 부모나 교사가 알아채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적은 책이다. 그녀는 현재 우울증 조기 발견 및 자살 예방에 관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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