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érard Bertrand 'Côte des Roses' Rosé
와인 도매상에 가기 시작하면서 Vivino 4.0 이상의 와인만 사겠다는 어떤 혼자만의 다짐이 있었는데 이 로제 와인은 병이 예뻐서 3.9인데 사봤다. Gérard Bertrand 'Côte des Roses' Rosé 2023/24, Languedoc.
보통의 와인병들보다 더 미끈하고 늘씬한 병과 옅은 핑크빛을 띠는 유리 마개, 핑크 장미 로고, 작고 깔끔한 라벨까지 로제 와인에 딱이다.
한 잔 마시고 부엌 선반 위에 올려놨는데 마치 인테리어 소품처럼 부엌을 빛내주는 것 같아 사진을 한 장 더 찍어봤다.
패키지만 보고 되게 달콤하거나 새콤달콤하거나 뭔가 산뜻하고 아가씨가 좋아할 것 같은 맛을 기대했는데 실제 맛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게 드라이한 정도가 강하면 좀 짠맛이 느껴지는 건가 싶게 단맛이 진짜 1도 없는 느낌이다. 신맛도 그리 강하지는 않다. 딸기, 수박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 라즈베리, 배, 멜론, 시트러스, 레몬, 자몽 느낌은 있다.
제일 많이 들어간 포도종이 Grenache(달콤함, 과일향과 볼륨감)고 Syrah(스파이시, 어두운 과일향, 묵직)랑 Cinsault(신선함, 향긋함, 부드러움)도 들어갔다는데, 개인적으로는 Grenache 비중을 더 늘려서 살짝 더 달콤했다면 훨씬 더 훌륭한 로제가 되었을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 Vivino 평점 3.9인데 나도 3.9 줬다.
와인 제조자는 한때 럭비 선수란다. 럭비 선수가 만들어서 이렇게 단맛이 없게 만들었나 싶기도 하다. 괜한 나의 선입견에 우락부락한 럭비 선수가 달달한 와인을 좋아할 것 같지가 않다. 나중에 퇴직해서 아주 달디 단 와인을 내가 만들어 마시고 팔아볼까 싶다. 내가 병도 아주 이쁘게 잘 디자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