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현실적이면서 비현실적인 그럴싸한 이야기

by 성경은

동네 예술영화 극장 Phoenix에 어쩔수가없다 No Other Choice가 드디어 개봉했다. 평일 초저녁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겠거니 했는데, 대략 20명은 있는 거 같았고 백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영국인들이 이렇게나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걸 보니 아주 흐뭇했다.

내용은 혹시 아직 안 본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스포는 하지 않겠다. 영화를 다 보고서 찾아보니 원작 소설이 미국의 범죄, 스릴러 거장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Donald E. Westlake)가 1997년에 발표한 액스(The Axe)라고 한다. 역시 미국적 정서가 한국적이기도 하고 세계적이기도 한 것 같다. 미국 소설이지만 한국 영화로 만들어져서 더 그럴싸한 이야기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좀 주제의 무거움과 함께 명확한 해소가 없어 답답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나는 오히려 현실적이면서 비현실적인 것이 좋았다.

배우님들도 아주 연기들을 맛있게 잘해주셔서 재밌게 잘 봤다. 박찬욱 감독님은 진짜 재능이 넘치고 나이가 들어도 뭔가 젊은 감성과 센스가 살아 있는 것 같다. 60이 넘어서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건 대단한 거 같다.

극장에서 봐서 잘했다 생각한다. 극장에서 봐야 더 재미있는, 스케일이 크거나 스펙터클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극장에서 보면서 좋은 한국 영화를 서포트하는 느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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