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잊었다고 생각했었거든.

그런데 꿈에 너가 나왔어.

by 타자 치는 컴돌이



꿈에 너가 나왔어.

나는 겨우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또 네 멋대로 들어와서 네 마음대로 떠나더라고. 이별은 익숙해지는 게 아닌가 봐. 전과 똑같은 이별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이번이 괜찮지는 않더라고. 그런데 그 슬픈 것도 처음과 똑같았지만, 동시에 드는 알 수 없는 안도감도 똑같더라.

언젠가 내가 말했지? 혹시라도 우리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안녕을 위해 각자의 길을 떠나게 된다면. 나는 슬퍼도 웃으면서 보내줄 거라고. 꼭 그럴 거라고.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된 것 같아. 너는 네 새로운 행복을 향해 출발하고, 나는 행복해 보이는 네 뒷모습에 미소로 축복하고.


너는 정말 멋진 사람이야. 꿈이 있고, 능력이 있고, 열정이 있잖아.

언젠가 너는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테고, 또 언젠가는 어느 멋진 사람 옆에 눈부시게 서 있는 좋은 아내가 될 거야. 내가 받지 못했던 네 미소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아낼 그 사람도 분명 좋은 사람이겠지. 그 사람이 부러우면서도, 그 사람에게조차 축복을 안 빌어줄 수가 없네. 내가 봐도 나는 참 멍청하다.


이 편지는 너를 붙잡고 싶어서 구질구질하게 쓰는 그런 글이 아니야. 이미 서로의 행복을 위해 떠나간 사람을 왜 다시 붙잡으려 하겠어.

이 글은 그냥, 간단한 축복의 주문 같은 거야. 너는 좋은 사람이었고, 지금도 좋은 사람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분명한 사실을 마지막으로 말해주고 싶어서 쓰는 거야. 네가 그립지 않다면 거짓이겠지만, 그 그리움보다 네가 잘 되기를 더 소망해.

혹시라도 네가 또다시 내 꿈에 나타나서 내 모든 꿈을 어지럽히고 유유히 떠나간대도,

이제 나는 조용히, 아주 먼 곳에서, 어쩌면 너를 볼 수조차 없는 곳에서 너를 축복할게.

많은 것들에게서 이겨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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