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북이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떠올릴 때, 우리는 흔히 거북이의 승리에 주목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승리 그 자체가 아니다. 거북이는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빠른 것과 멈추지 않는 것은 다르다. 빠르게 달리는 사람은 지칠 수 있고,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라도 멈추지 않고 걷는 사람은 결국 목적지에 닿는다. 속도가 아니라 지속이 우리를 목표에 데려다준다.
살다 보면 자신이 너무 느리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남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는데, 나만 뒤처진 것 같은 순간들. 동기는 승진했는데 나는 그 자리, 친구는 사업에 성공했는데 나는 여전히 월급쟁이, 같은 시기에 시작한 사람은 책을 냈는데 나는 원고 몇 장. 이런 비교는 우리를 초조하게 만든다. 하지만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누가 더 빨리 출발했는지, 누가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자기 페이스를 찾아 꾸준히 가는 것이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언젠가 자신의 목적지에 도착한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작아 보일 수 있다. 하루에 한 줄 쓰기, 매일 10분 운동하기, 일주일에 책 한 권 읽기. 이런 작은 실천들은 당장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작은 걸음들이 모이면 놀라운 거리가 된다. 100일이 지나면, 1년이 지나면, 우리는 자신도 놀랄 만큼 멀리 와 있다.
멈추지 않는 것의 힘은 단순한 의지력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믿는 힘이다.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이 옳다는 믿음, 비록 느려도 내 속도로 가는 것이 결국 나를 원하는 곳에 데려다줄 거라는 신뢰. 그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남과 비교하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길을 갈 수 있다. 때로는 쉬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쉬는 것과 멈추는 것은 다르다. 쉬는 것은 다시 걷기 위한 준비고, 멈추는 것은 포기다. 잠시 숨을 고르고, 지친 다리를 쉬게 하고, 다시 걸음을 떼는 것. 그것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의 진짜 의미다.
인생의 목적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정상을 향해 가고, 누군가는 조용한 호숫가를 향해 간다. 어떤 사람은 화려한 무대를 꿈꾸고, 어떤 사람은 따뜻한 집을 꿈꾼다. 목적지가 다르니 가는 길도 다르고, 속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남의 속도에 나를 맞출 필요가 없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내 속도로, 멈추지 않고 걷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더디더라도, 때로는 비틀거리더라도, 멈추지만 않으면 우리는 반드시 도착한다.
거북이는 토끼를 이기려고 걷지 않았다. 그저 자기 길을 묵묵히 걸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