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쓴 글 vs 인공지능이 글
그 글, AI가 쓴 거죠?
얼마 전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내 글이 너무 기계적으로 느껴졌던 걸까?
감정이 부족했나?
그런데 이유는 의외였다. 내 문장 사이사이에 들어간 ‘이모지’ 때문이었다.
요즘 글에는 표정이 많다. 이모티콘, 이모지, 하트, 별, 눈물방울 같은 작은 기호들이 감정을 대신한다.
하지만 그 표현들이 AI가 쓴 글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니 조금 아이러니했다. 글의 딱딱함을 풀고 싶어서 넣은 흔적이자 일종의 브랜딩 요소인데 말이다.
이모지는 인간적인 흔적이자 동시에 기계적인 패턴처럼 보이는 시대가 왔다.
AI도 이제 감정을 흉내 내고 사람도 AI처럼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 그래서 문체의 온도만으로는 ‘사람의 글’을 단정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나는 여전히 사람이 쓴 글의 힘을 믿는다. 삐뚤고 불완전해도 문장 속에서 숨 쉬는 망설임과 맥락은 결국 인간만의 것이다. 감정을 완벽히 계산할 수 없는 그 어색함이 오히려 진짜다.
이모지를 좀 줄이긴 했지만, 완전히 줄이진 않을 생각이다.
대신 더 솔직하게, 더 사람답게 쓸 것이다.
기계의 유려함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담아 썼다는 것을 문장 하나하나로 느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