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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빠른 충전속도까지 진짜 실용적!

서울 기준 2700만 원에 살 수 있는 현실적 전기차의 대표 주자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기입니다. ‘이 시국에…’라고 하실 분도 계시겠으나, 애당초 전기차 포비아 자체가 ‘과장된 공포’에 가까우니 무슨 문제인가 싶네요.


일단 제가 탄 차는 인스퍼레이션 트림에 어비스 블랙펄 원톤+옵션 가득인, 35,793,670원이고 배송비 228,000원이 붙습니다. 서울기준 국고보조금 520만 원, 지자체보조금 120만 원에 개별소비세 혜택으로 1,811,262원이 빠집니다. 이러면 실제 차 값은 27,812,308원이 됩니다. 등록비용이 86만 원 정도가 드는데, 보험료까지 잘하면 3천만 원 언더로 구입도 가능하겠더군요. 지자체 보조금이 높은 다른 지역이라면 2천만 원 대 중반도 되고요. 고속도로주행보조를 포함해 주행보조 기능이 넉넉한데 저 가격이라면 경쟁력이 좋네요.

첫 사진 배경에 마침 캐스퍼가 있더군요. 얼핏 봐서는 잘 모릅니다. 루프랙, 2열 도어 창문이 다르고 번호판이 파란색인 것으로 구분이 됩니다. 이 말은 디자인 밸런스가 둘 다 좋다는 뜻입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는 개인 취향이고요.

달려본 느낌은 내연기관 캐스퍼와 완전히 다릅니다. 내연차는 가장 무거운 1.0터보+17인치가 1060kg인데, 일렉트릭+17인치 휠은 1355kg로 커진 차체와 배터리 등으로 295kg이 늘었습니다. 다르게 세팅한 서스펜션이 만드는 승차감, 운동성능이 월등히 좋아졌습니다. 엔진차가 가볍고 경쾌하다면 일렉트릭은 상대적으로 든든하고 진중합니다.

출렁이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습니다. 이게 쉽지 않은데… 균형을 잘 잡았더군요. 좌우 트레드에 비해 긴 휠베이스 덕에 회생제동을 가장 강하게 걸고 코너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확 떼어도 턱인이 걸리거나 차의 자세 변화가 크지 않더군요. ‘무겁지 않지만 안정적’이고 믿음직한 느낌이 큽니다.


차가 만드는 소음이 줄고 도어 주변의 고무 스트립의 형상이 바뀌는 등 정숙성이 좋습니다. 특히 외부 소음이 안으로 들어오는 투과음이 확 줄었습니다. 이게 앞서 말한 든든한 느낌과 합쳐 조용하고 편안합니다.

길이에 비해 폭이 커지진 않았는데 변속 레버가 운전대 칼럼으로 옮겨가며 센터 패시아 아래를 좁게 만든 것이, 운전석 무릎이 좀 더 편안합니다.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PMSA)’ 기능 시연도 있었습니다. 브레이크에서 액셀로 옮겨가 밟는 속도가 꽤나 빨라야 합니다. 일반적인 가속 상황이 아닌 ’오조작‘ 때 작동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앞뒤 1m 이내 장애물이 있어야 합니다. 운전대 조향각이 430도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도 있는데, 한쪽으로 끝까지 돌린 것이 450도입니다. 그러니까 풀 턴 상태에서는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피하기 위한 행위라 판단하는 겁니다.

사실 제가 궁금한 건 충전 속도였습니다. 차 크기가 작아 49kWh로 배터리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차지만, 원래 도심형으로 만들어진 경차로도 고속도로/장거리 주행을 많이 하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니까요. 초급속까진 아니라도 급속 충전 속도가 빨리 나와야 이동이 편해집니다.

100kW급 환경부 급속 충전기에 물려 봤습니다. 46%인가에서 시작하니 바로 65kW가 나오고 최대 70kW까지 올라갑니다. 이건 70%가 넘으며 46kW로 내려가고, 80%를 넘으며 29kW로 내려갔다가 마지막 SOC 85%에서는 19kW까지 느려집니다. 46% 155km 주행가능 상태에서 27분 동안 22.76kWh를 넣어 85%까지 채운 거죠.


복합전비가 17인치 기준 5.2km/kWh니까 대충 120km를 달릴 수 있는 양입니다. 대충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리고 휴게소 들러 쉬면서 충전하면 딱이지요.

교통 흐름을 따라 에어컨 켜고 국도를 천천히 달리니 8.6km/kWh가, 밟고 달린 것까지 포함했을 때 누적 전비는 7.8km/kWh였습니다. 전기차에서 7을 보는 게 쉽지 않은데, 이게 너무 쉽더라고요.

그래서 배터리 잔량이 85%밖에 안되는데도 공조장치를 끈 상태에서 최소/기준/최대가 222/310/340km, 에어컨을 켜니 186/274/306km가 뜹니다. 17인치 기준 복합주행가능거리가 295km인데… 잘만 하면 계기판에서 400km는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실제 서울-부산 무충전 주행이 되려나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결론은 꽤나 쓸만합니다. 폭이 넉넉하진 않아도 앞뒤 공간이 괜찮으니 3인 가족이 타고 여행을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조용하고 승차감도 좋습니다. 충전 속도가 빨라 장거리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고요. 특히 가격이 그간 있던 전기차들보다 접근성이 좋기도 하고요.

전기차에 대한 걱정을 덜고 많이 타보셨으면 좋겠네요. 나중애 장거리를 가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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