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_저소비 생활로
엿보는 우리의 생활

마음까지도 저소비 하는 건 아닐는지

by 그런그런그렁

알라딘 어플에 접속했다가 25년의 화제의 책 저소비 생활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 이사를 마친 난 생활비를 조금 더 줄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여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음.... 책은 괜찮았다. 요새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짠테크지만 내 마음은 짜지지 않고 담백한 비건 한 상 느낌의 절약에세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생각은 이 저자이기에 가능했던 생활이지만 한 두 가지쯤은 모든 이의 생활에 접목할만한 거 도 있었고. 그런데 드는 생각은,


저소비


이 단어가 마음에 걸린다. 이 책에 그런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기엔 이 저자가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혼자인 생활을 독려하는 요지의 글도 아니었다. 다만, 펜시하진 않지만 정갈한 저자의 생활을 닮고 싶고 따라 하고 싶은 독자들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는 유투버이면서 글을 쓰고 출근을 하지 않는 프리랜서이다. 이런 업무환경을 가진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아마 소수 일 것이다. 물론 그런 류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저자와 비슷하게 생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저런 류의 생활은.... 내 생각에는 불가능이다. 냉장고, 세탁기, 심지어 전자레인지도 없이 최소한의 가전제품과 최소한의 의복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 없는 삶. 활자만 놓고 보면 정갈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해 보이지만 내 생각엔 그렇게 지낼 수 있는 류의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저런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고 더 나은 삶의 형태라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에는 저런 생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타고난 기질에서 나올 수 있는 생활이다.)


그리고 저자는 교제비(책에서 말하는 교제비란 타인과 만나 지출하는 금액)를 한 달에 30,000원 정도의 금액을 소비했다. 며칠 전 난 친구와 만나 커피 마시고 떡볶이 먹고 피자 한판을 2차 식사로 때리니 하루에 그 저자의 한 달 치 교제비를 가뿐히 넘겼다. 물론 책을 읽어보신 분들도 알겠지만 저자가 자신이 행하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는 내용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나처럼 사는 사람도 있다. 정도의 글이다. 그렇기에 아마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열광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내가 이 말을 하고 있다고 확성기에 대고 소리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시대에 흔들의자에 앉아 작은 목소리로 난 이렇게 살아요.라고 말한다면 그쪽이 오히려 확성기에 대고 고함에 가까운 연설을 하는 이들의 목소리보다 크게 들릴 것이다.


그런데 저소비 이 말이 자꾸 맘에 걸린다. (나 이 책을 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오히려 나름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책에 소개된 절약 방법 중 어떤 것은 지금 내 생활에서 트라이하고 있는 것도 있다.) 예전에는 삼포세대 그다음에는 오포세대 이다음은 또 뭘까?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이전에는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것들을(사실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던 그저 평범한) 점점 포기하는 세대. 이제는 어디까지가 보통의 삶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계속 우리가 돈을 아껴 생활하다 보면 아마도 268살 때쯤 되면 서울에 내 명의로 된 18평대 아파트를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좀 더 우리가 숨통을 튀고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어제 일론 머스크가 인터뷰에서 3세대가 지나고 나면 한국의 인구는 3%밖에 남지 않을 것이고 그때 북한이 유모차를 끌고 한국에 들어오면 게임오버라는 말을 유튜브에서 보았다. (뜬금없게 뭔 소리 싶겠지만, 그냥 저소비 생활만 하다가 우린 이성과의 교제가 아닌 사람과의 교류가 점점 사라지다가 3세대 이후에는 대한민국은 사라지고 북한만이 남는다 생각하니 좀... 억울한 마음에) 진짜 그럴 수도 있고 아님 어떻게 될지도 모르지만 점점 더 통장의 잔액을 우려하다 저소비하다 보니 우리의 마음도 저소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책을 읽으면서 내 통장잔고도 죽상이고 내 마음 한 켠도 이 책이 25년의 화제의 책이었다는 것에 마음이 조금 쓰렸었더랜다.

작가의 이전글01.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