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나에게는 4명의 팀원이 있다!
나(저자의 닉네임 '제로')를 포함하면 총 5명(?). 스타트업에서도 전체 구성원을 3명 이상 권장하고 있는데, 5명이면 어벤저스 팀으로써 완벽 그 자체다.
우리의 사내 문화는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문화로써, 서로 간에 이름 대신, 닉네임 혹은 캐릭터명을 사용한다. 수직 문화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으며, 필요할 때만 규칙을 내세운다. 얼마 전 저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쓴 《규칙 없음》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더욱 확고히 규칙을 파괴하고 FUN을 추구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는 중이다.
우리 회사는 팀원이 있는 듯 없는듯한 고혹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때론 놀이터처럼 정신없다가도, 가끔은 프리미엄 낚시터에서 낚시하듯 조용히 간지? 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사무실에 가장 먼저 와서 환기를 시키는 팀원은 항상 '캡틴' 몫이다. 매우 규칙적이고 냉철한 친구라서 이 친구의 말이라면 모두 따라야 한다.
아참! 팀원들 소개가 늦었다.
캡틴: "얘들아! 논리 정연하게 줄 좀 서봐~ 우리 소개해야 돼! 말 좀 들어! @#$#%"
왼쪽부터 <캡틴>, <새드>, <존스>, <피스>
(박자 맞춰) 하나. 둘! 안녕하세요!
#캡틴 마블의 '캡틴'
우선 저부터 소개할게요. 저는 팀 전체를 관리하고 있는 '캡틴'이라고 해요. 나이는 만 나이로 계산하면, 17세입니다. 생일이 지나지 않아서 정확히는 음.. 15세군요. 제 나이는 팀에서 가장 많을 것 같지만 아니에요. 생각보다 어리답니다. 어쨌든, '중2병(새드의 시대라 칭함)'이라는 질풍노도의 시기가 막 끝나고, 이제는 다소 안정을 되찾았답니다. 제 취미는 지적질, 구획 나누기, 논리적으로 계산하기입니다. 그래서 어른들한테 따박따박 말대꾸를 잘해요~(논리상 맞지 않을 때만 그렇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것은 신호등, 수학, 설득, 규칙, 법칙과 같은 질서 정연한 것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제가 쓰레기 분리수거와 방청소를 담당한답니다. 누가 어지럽히면 가차 없이 몽둥이로 때리죠. 그래서 가족끼리 지켜야 할 규칙도 제가 만들어요. (그게 속편 하기도 하고..) 그래서 가끔은 주변사람들이 나보고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인간으로 보기도 한답니다.
제가 존경하고 닮고 싶은 친구가 있는데, 그건 바로 '피스'랍니다. 다리 건너 오른쪽에 살고 있는 이웃이에요. 저는 왼쪽에 살고 있죠. 이 친구가 있어서 삶의 낙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조심스레 몇 마디 건네어봤지만, 대답은 없어요. 물론, 제가 싫은 건 아닐 거예요. 마치 우린 로미오와 줄리엣의 관계랄까요?
이름: 캡틴
나이: 15세
사는 곳: 인천시 연수구 좌뇌(본가), 경기도 판교시 우뇌(월세)
취미: 기획, 설계, 계산, 논쟁, 통제, 설득, 정리, 관리
플라토닉 친구: 피스
싫어하는 친구: 존스
성격: 지적질 잘함, 리더십이 투철함, 논리적임, 기획력이 높음, 선긋기, 일을 달고 다님, 냉정함.
#세상은 불안하고 슬퍼 '새드'
제 차례인가요? 너무 떨리고 불안해서 말을 못 하겠네요. 이러다 공황장애 올까 봐 겁나요. (심호흡)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새드'라고 합니다. 나이로 치면 첫째? 예요. 가장 많다는 뜻이죠. 저는 이 회사의 탄생부터 함께한 초창기 멤버랍니다. '이 팀에서 나갈까 말까..' 하루에서 수십 번, 수백 번 사직서를 가슴에 숨겨두고 갈등하고 있지만, 가장 오랫동안 다니고 있어요. 참 아이러니하죠.
팀원들은 저를 좋아하지 않아요. '존스'가 재미있는 놀이를 해보자고 하면, 저는 반대하는 일이 많아요.ㅜㅜ 생각해 보세요. 놀이하다가 다치면 누가 책임지나요? 그리고 너무 아파서 고통스럽기까지 하잖아요. 그게 뭐가 재밌죠? 하나도 재미없어요. 그런 생각을 다시 떠올리라고 하면, 슬퍼질지도 몰라요. 저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감정의 기복이 커서 기댈 곳이 필요해요. 때마침 저와 같은 왼쪽 동내에 살고 있는 '캡틴'이 있기에 망정이지, 없었으면 세상 무너질 듯 불안해했을 거예요. 그래서 '캡틴'이 있어서 의지가 돼요. '캡틴'이 역할을 부여해 주고, 규칙을 정해줘서 저는 그나마 안심하고 그 안에서 마음껏 슬퍼할 수 있거든요.
저는 취미가 없어요. 취미를 갖고 싶지만, 불안하고 우울해서 취미를 가질 틈이 없죠. 그래도 한 번씩 '피스'가 있어서 평온한 감정을 갖곤 한답니다. (이때 취미를 가져볼까?) 그래서 저는 '피스'가 좋아요. 저의 이상이죠. 하지만 현실은 반대랍니다. 하지만 '존스'와 같이 있다 보면 점점 기분이 나아지는 걸 느껴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는 '존스' 밖에 없거든요. 물론, '캡틴'이 있어 안정감은 있지만, 벽 보고 이야기하는 데, 서로 대화가 통할리 만무하죠. 다리 건너 오른쪽 동내인 '존스'를 통해 '피스'를 소개받고 싶지만, 매번 실패해서 매일 로또구매하듯 시도하고 있어요.
이름: 새드
나이: 18세
사는 곳: 인천시 부평구 좌뇌(본가), 경기도 판교시 우뇌(월세)
취미: 찾는 중
플라토닉 친구: 피스
의지하는 친구: 캡틴
대화가 되는 유일한 친구: 존스
성격: 우울해함, 불안해함, 감정기복 심함, 불확실함을 싫어함, 방콕 좋아함, 많은 사랑과 관심을 원함.
#자유와 모험을 찾아! 인디에나 '존스'
'캡틴'!! 소개하는 자리라고 말해야지! 턱시도 맞추고 화장해서 소개해야 하는데 못 했잖아!@#$#$
저는 '캡틴'이 싫어요. 사사건건 간섭하거든요. 아 짜증 나! ('새드': 나 불렀어?)
안녕하세요! 자유를 사랑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존스'에요. 엄마가 제 이름을 지어 주셨죠. 제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엄마는 영화 "인디에나 존스"를 미친 듯이 보셨어요. 그래서 지어진 이름이랍니다. 저는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타오르는 열정에서 사랑을 느껴요. 플라토닉 한 러브는 개나#$%^
암튼, 저는 나를 사랑하고, 세상을 모험과 도전의 대상으로 여기죠. (개명한 이름이 '존스'였고, 이전 이름은 '프리덤'이었어요) 호기심이 너무 강한 나머지, 전기에 감전되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손가락으로 집어넣은 적이 있어요. 그때 깨달았죠. 짜릿한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 이렇게 하면 죽는구나.. 아하!! (손뼉 박수)
저는 과거의 기억보다 앞으로 추억을 쌓는 것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사건사고가 많아도 딱히 나쁜 기억은 없어요. 아름다운 기억만 있죠.(내 옆에 '새드'만 없으면 말이죠) 앞으로 재미있는 경험을 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과거를 떠올리는 것은 시간이 아까워요. '새드'는 저랑 같은 학교 동창이에요. 거의 단짝처럼 붙어 지내서 귀찮을 때가 많죠. 그리고 한 동내 사는 '피스'는 제가 정신없는 관계로, 살았는지 죽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마 살아있겠죠.ㅎㅎ 그래도 제가 존경하는 유일한 친구랍니다.
예전에 대우 '김우중' 회장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던가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회장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그 말은 너무 와닿아서 지금도 가슴에 담아두고 있답니다. 암튼 할 말은 많지만, 저도 할 일을 만들기 위해 먼저 갈게요~ ('캡틴': 나가서 사고 치지 마! 저녁 8시 전에 돌아오도록!)
이름: 존스 (개명 전 '프리덤')
나이: 18세
사는 곳: 서울시 강남구 우뇌(본가), 인천시 부평구 좌뇌(월세)
취미: 세계 여행, 불꽃 사랑, 미술, 축구, 사이클, 헬스, 수영, 드라이브, 클럽, 방송 연기, 먹방, 노래
좋은 친구: 피스
싫은 친구: 캡틴
성격: 호기심이 강함, 모험심이 강함, 즉흥적임, 자유를 사랑함, 깊은 생각보다 경험 우선, 예술을 사랑함, 맛있으면 0칼로리, 일단 먹고 내일부터 살 빼자.
#지구를 사랑하라! '피스'
우리 모두는 하나이며, 지구는 하나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세상만물은 순리대로 흐르며, 인간의 존재는 개별 존재이지만 하나로써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無란 무엇일까요? 0이란 무엇일까요? 空은 무엇일까요? 숫자 0은 다른 숫자와 손을 잡으면 수십 배 수천 배로 늘어나게 해주는 마법의 숫자입니다. 비어있는 그릇은 비어있는 것이 아닌 꽉 차있음을 뜻합니다. 비어있는 공간은 새로운 가구를 비치할 수 있죠. 비어있기 때문에 그만큼 담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비어있음은 無가 아닌 有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사물과 자연의 이치와 맥락을 함께 합니다.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죠?
안녕하세요. 우주의 만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피스'입니다. 저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성향이 있어요. 물론 개별적인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화를 하려 할 땐, 주변에 사람들이 없어요. 아마도 서론이 길어서 그런가 봐요. 본질과 원리를 알아야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데도 말이죠.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너무 지루한가 봅니다. 아.. 어디까지 소개했죠?
제 나이는 여기서 가장 어려요. 한마디로 가장 힙한 존재라고나 할까요? 인기도 많답니다. 그런데 제가 언제 태어났는지를 모르겠어요. 가장 어리다는 것만 알 뿐이죠. 하지만 어리다고 우습게 보면 절대 안 된답니다. 가장 성숙미와 완숙미를 가졌거든요. 차종으로 치자면, 포르셰 급?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저를 선망의 대상이라 칭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회사 소속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일하진 않아요. 코로나로 인해 재테크로 일하면서 이것이 나의 위치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지금도 출근 안 합니다. 설령 출근한다 손 치더라도 문으로 들어갈 수 없어요. 저는 피터팬처럼 하늘을 날거든요. 여하튼, '캡틴'이 저에게 출근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성격상 저는 답신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읽씹(읽고 답신을 안 함)은 아닙니다. 그저 이들을 바라만 볼 뿐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이 뭔지 아세요? 가만히 침묵하고 바라만 보는데도, 우리 팀원들은 힘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참 신기합니다. 말도 안 했는데, 나를 선망하기도 하고요. 이건 덤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더욱 말없이 존재감만 비추는 방향으로 할까 생각 중입니다.
아참! 제 취미는 이따금 '스머프'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거예요.
[출처]https://www.anjunj.com/news/articleView.html?idxno=3375
우리 팀과 스머프가 어찌나 닮았는지.. 그중 파파스머프와 저는 동병상련의 마음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 양반 잘 살고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한번 놀러 가야 되는데, 서로 바쁘다 보니 소원해진 듯합니다. 어찌 됐든, 저는 모두를 사랑하고 평화를 추구합니다. 인종, 성별, 나이불문 우리 모두는 지구 속 휴먼이니까요.
이름: 피스
나이:??
사는 곳: 경기도 가평군 우뇌(전세)
취미: UN 봉사하기(투잡), 명상, 환경운동(그린피스 활동), 여러 종교활동, 각종 비영리 캠페인, 기부
플라토닉 친구: 파파스머프
관심 분야: 다중우주론, 시간의 기원, 양자역학, 자연과학, 인문학
싫은 친구: 없음
성격: 전체를 조망함, 평화적 관점, 사랑의 관점, 화합의 관점, 본질적 관점, 아주 느긋함, 팀의 의견을 전부 받아 드림, 우주최강 왕고집.
#4명의 팀원 의견을 수렴하는 CEO '제로'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팀원들의 의견을 수립하고 이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CEO '제로'입니다.
저는 앞으로 수많은 경험, 스타트업 프로젝트, 생각의 파편을 4명의 팀원들과 함께 소통하며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이들은 좌충우돌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소중한 인재죠.
우리 모두는 4명의 팀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본인 자신입니다.
독자 여러분!
여러분이 현재 어떤 인물을 연상하며 이 글을 읽고 계신가요? 캡틴, 존슨, 혹은 다른 누구인가요?
모든 CEO 독자분들께서는 지금까지 어떤 팀원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그들의 성장을 도왔나요? 혹시 편애하거나 싫어하는 팀원이 있었나요?
이제 우리는 팀의 가장 어린 멤버, '피스'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피스'가 성장하여 성인이 될 때까지,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봅시다.
이것으로 책 1권을 읽으셨습니다! 짝 짝 짝!
#스타트업 #팀빌딩 #비즈니스
#참고문헌
1) 질 볼트 테일러, 《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 진영인 옮김, 윌북(willbook), 2022
2) Daniel Kahneman, 《생각에 관한 생각》, 이창신 옮김, 김영사, 2018
3) 김주환, 《내면 소통》, 인플루엔셜,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