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7일 수요일
여름 방학이 끝났다. 원래 방학이라는 게 찰나의 순간처럼 느껴지는 게 당연하긴 하지만, 두 달인 겨울 방학에 비해 실제로 짧은 것도 사실이다. 주말이 유독 짧게 느껴지는 이유가 주중은 월, 화, 수, 목, 금요일 5일이지만 주말은 토, 일 2일뿐이라서 그런 것처럼.
학교에 출근하는 대신 41조 연수를 쓰며 재택 하는 방학 동안 많은 글을 쓸 수 있겠다 예상(혹은 기대)했지만, 오히려 학기중보다 더 듬성듬성 쓰게 되었다. 브런치북 연재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반드시 이 시간에 써야만 해!라는 시간적 압박감이 없는 것이 이런 해이함을 만든 까닭도 분명 있다. 하지만 약간의 자기변호를 해보자면, 방학 내내 유림이의 수면 리듬이 엉망이었다. 최고로 심했던 날은 새벽 5시까지 잠을 자지 않았고, 겨우 재워났더니 2시간 뒤인 7시에 벌떡 일어났다. 그래놓고는 그다음 날도(다음날이라는 표현이 맞나...) 자정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이렇다 보니 내 수면 리듬도 유림이와 함께 꽈배기처럼 배배 꼬였다. 어떤 날은 새벽에 일어났다가, 어떤 날은 9시에도 맥을 못 추었다. 불굴의 의지로 평소처럼 5시 30분에 눈을 뜬 날조차도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2시간, 3시간을 꼼짝 못 했다. 혹시라도 거실에 나가서 물을 마시거나 컴퓨터를 켰다가, 그 소리를 듣고 겨우 잠든 유림이가 일어나 버리면 큰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있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탐험은 스마트폰 세계를 떠도는 것뿐이었다.
그 결과, 애써서 만들어놓은 고정 루틴은 마치 해파리처럼 흐물흐물해졌다. ‘내가 하고 싶은 아주 작은 일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이 삶이란 대체 뭘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던졌지만, 그건 마음에 독에 되는 의문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내가 터득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의문 자체를 갖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번 생의 나의 삶은 이런 것이라고.
그러는 사이 방학이 끝났다. 이제는 혹시 내가 일어나는 시간에 유림이가 같이 깨더라도, 어차피 등교 준비를 위해 일어나야 하는 시간과 몇 시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소음 생산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다시 아침 루틴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 사이에 여름의 보폭이 제법 컸는지, 창 밖의 색깔이 약간 어두워졌다. 다시 해가 짧아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