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양면: 카이로스(수불석권)와 크로노스(오하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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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어에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입니다. 크로노스는 1달, 1시간처럼 과거 현재 미래로 계속 흘러가는 물리적이고 객관적인 시간입니다. 기회 또는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는 카이로스는 인간의 목적의식이 개입된 심리적이고 주관적인 시간입니다. 크로노스는 우리가 단순히 말하는 일반적인 절대적 시간입니다. 카이로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순간 또는 오랫동안 기억되는 개인적 경험의 시간”입니다.   

 

♥ 여몽의 크로노스(오하아몽)와 카이로스(수불석권, 괄목상대)

위촉오 삼국 시대에, 오나라 여몽은 집이 너무 가난해서 공부를 하지 못했습니다. 일찍이 군대에 들어가 전쟁에서 수많은 공을 세워 마침내 장군이 되었습니다. 그는 전쟁만 잘했을 뿐 학식이 부족하여, 주변 사람들은 은근히 그를 무시했습니다. 오하아몽은 ‘오나라 땅의 아몽(여몽의 아칭)’입니다. 무술은 뛰어나지만, 학식은 볼품없는 여몽을 깔보는 말입니다. 학식이 짧은 사람이나 진보가 전혀 없는 사람을 비유합니다. 오하아몽의 시간은 크로노스입니다.    

오나라 왕 손권은 여몽 장군이 젊고 영리하나, 학문이 부족한 점을 안타깝게 여겨 책 읽기를 권고했습니다. 그때부터 여몽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늘 글을 읽었습니다. 괄목상대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사람의 학식이나 재능이 깜짝 놀랄 만큼 늘었음을 의미합니다. 과거보다 매우 해박해진 여몽의 모습에 친구 ‘노숙’이 매우 놀랐습니다. 여몽이 놀란 노숙에게 “훌륭한 사람은 사흘만 떨어져도 눈을 비비며 다시 대해야 합니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합니다. 수불석권과 괄목상대의 시간은 카이로스입니다.            

사실 여몽 장군은, 삼국지의 영웅 ‘관우’를 하늘나라로 보낸 명장입니다. 여몽은 가난하게 태어나, 온갖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수불석권하여 괄목상대할 만큼 자신의 노력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 명장에 올랐습니다. 그는 높은 자리에 올라서도 겸손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늘 살피고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넓은 아량이 있었습니다.  

오하아몽(吳下阿蒙): 나라/성씨 오, 아래 하, 언덕 아(이름 앞에 쓰여 친밀함을 표시), 어두울 몽. 오나라 땅의 아몽(여몽의 아칭). 학식이 짧은 사람이나 진보가 전혀 없는 사람을 비유

수불석권(手不釋卷): 손 수, 아닐 불, 풀 석, 책 권.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늘 글을 읽음.

괄목상대(刮目相對): 긁을(비빌) 괄, 눈 목, 서로 상, 대할 대.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