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게 주말은 너무나도 소중하게 기다려집니다.
특히, 토요일 아침은 출근의 고민이 사라졌다는 안도감에,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깨어도 전혀 피곤하지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습니다..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이제 오늘부터 무엇을 할까?라는 고민은 의미 없는 생각이 되어 버렸죠. 최근에 글을 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메모장에 끄적여 둔 생각을 꺼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하루가 곧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면 카페나 커피숍으로 나섭니다. 조용한 구석자리를 선점하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커피의 각성효과로 생각이 조금씩 깨어납니다.
카페인 민감 체질이어서 아무 생각 없이 마셨던 커피로 밤을 새우던 적도 있었지만, 글 쓰는 즐거움과 함께라면 커피는 기꺼이 동반자가 됩니다.
물론 처음부터 글쓰기가 즐거웠던 것은 아닙니다.
글 쓰는 사람이 멋있어 보여서, ‘나도 한번 써봐야지’라고 도전했다가, 빈 화면만 몇 시간을 쳐다보는 찐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었습니다.
‘뭘 써야 할지’ ‘소재가 한정 적이다.’라는 생각에 매몰되어 머릿속이 하애 졌었죠.
“창작은 타고나야 되는 거야”라는 그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기는 핑계를 둘러 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깨달았습니다.
사실 제가 글을 쓰게 된 건 초등학교 5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내 주신 일기 때문이었습니다. 일기 쓰기 숙제를 해오지 않으면 혼이 났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의무감에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놀았던 일상을 썼습니다. “오늘은 친구들과 축구를 하였다.”이런 식으로 단순하게 썼었죠. 그러나 “산수 시험에서 20점 맞았다.”라 거나, “부자 친구가 부럽다.”라는 식의 창피함이나 속마음은 차마 일기장에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누가 볼까 싶었기 때문이죠.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다 보니 어느 순간 단순한 일상이 아닌 나 자신의 감정들이 기록되고 있었습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기쁨,희망....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숨기고 싶은 사춘기의 비밀까지 써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일기장은 어느새 저만의 비밀창고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24세까지 일기를 썼습니다.
지금도 3줄 일기를 씁니다. 긴 글을 쓰기 어려운 날에는 날씨, 기분, 반성할 일, 내일 계획 등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일기 쓰기는 어릴 적 ‘일기 쓰기 숙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숙제라는 의무감이 아닌 솔직하게 내가 느낀 감정과, 눈에 보이는 것, 들리는 소리... 오감의 느낌을 자유롭게 쓰면 되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특별한 사건이나 주제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땔감이 없으면 밥을 지을 수 없지만, 글은 특정한 재료가 있어야만 쓰는 것은 아닙니다.
오감이 작동하는 모든 것이 글감이 됩니다.
하늘의 색, 바람의 냄새, 거리의 소음, 마음속 떠오른 단상까지.
모든 것이 글감이 되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하고 나서 가장 놀라웠던 건, 내가 얼마나 나 자신을 모르고 살았는지를 깨달은 겁니다.
글을 쓰면서 비로소 내 감정의 진짜 원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령 ‘누군가 한데 서운한 맘이 들었다.’라는 일에 대해, 일기를 쓰면서 내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과,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나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입니다.
남에게 보여 주려고 쓰는 게 아니라, 열등감, 질투심, 자괴감 등 모든 내 모습을 가감 없이 써내려 가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면 알게 됩니다. 대충 사는 삶과 의미를 찾아가며 삶의 차이를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죠. 즉. 그래서 글쓰기는 나 자신과의 대화인 겁니다.
내 생각을 볕에 말려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여정이죠.
굳이 누가 옆에 없어도, 외롭지 않죠.
글을 써 내려갈 때 느끼는 희열감은, 마치 도파민이 흘러넘치는 순간과 같습니다.
글쓰기는 저에게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지적 유희(Intellectual play)**인 것이죠.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고민 속에서 단어와 문장이 맞아떨어질 때, 생각이 연결되고 의미가 완성
되며, 뇌는 즐거움과 몰입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 같기도 하고, 레고 블록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글을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글쓰기는 이렇게 뇌와 마음이 함께 춤추는 창조적 활동이며, 생각과 감정을 탐색하고 연결하며, 몰입과 희열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정신적 운동이자 치유의 도구입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가장흥미로웠던 건,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들이 글 속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각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책 속의 지식이 내 경험과 만나 새로운 통찰이 된 거죠.
그리고 독서를 통해 입력한 지식이 글쓰기를 통해 출력되면서 진짜 내 것이 되는 희열. 그 맛에 글을 쓰게 되는 겁니다.
·인지적 효능 : 전두엽과 측두엽을 활성화시켜 사고의 조직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입니다.
·정서적 효능 :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Cortisol)이 감소하고,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Serotonin) 분비가 촉진됩니다.
·자기 이해와 성찰 : 글쓰기는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하고,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외부화함으로써 자기 이해를 높입니다.
글쓰기는 대충살돼, 아무렇게 살지 않도록, 내 삶에 생명을 불어넣는 순수한 행위입니다.
·관찰하고 기록 : 길가의 꽃, 창밖의 비... 작은 풍경을 사진에 담기
·하루 한 줄 쓰기 : 오늘 가장 오래 남는 장면을 한 줄로 기록
·감정 일기 : 슬픔, 감사 중 하나의 감정을 골라 짧게 써 내려가기
·자문자답 글쓰기 :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글로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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