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비아 Sep 20. 2024

나는 운동을 하기로 했다

빼야 할 숫자가 많다


오늘은 그런 날이다

샌드위치를 만들고 커피를 내리는 이아침

창 밖엔 안개비까지 내려주고

살짝 튼 라디오에선

English man newyork이 들려오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the way~~

다음은 기억이 스멀스멀


이 아침 내가 좋아하는 음악 커피 가족

아 행복하다




며칠 전 아들들이 내려왔다 추석이라서,,


엄마 보고 싶었어? 얼마큼?

안 보고 싶었는데,,.ㅋ

큰아들 1호는  시큰둥

보고 싶지 않았다고~?

웅,,


장난치며 까르르.. 웃는다

대답은 알지만 늘 물어보는 아들바보


나는 장난기 있는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뾰로통하게 내밀며 말했다


울아들들 오니 너무 좋구나,,

시어머니 아들은 쫌 그래,,


작은아들 2호는 손발짓이 아이처럼

너무,, 너무 보고 싶었던 울 엄마

하며 와락 안아준다

물리적으로 아빠의 키를

넘어서버린 건 중학생이 되고부터다

그럴 테지 여자친구가 보고 싶을 이 나이에

엄마가 또 ,, 큰 그림 혼자 그린다


아들 1호는 나를 흠칫 보더니

늘 하던 말을 이어간다 


엄마 이번엔 안 되겠어 아들이  헬스 쏩니다

어서 준비하세요?


아들의 피 같은 돈

안돼,, 안돼  내 낼께!


엄마는 늘 내일부터라는 말을

하니까,, 오늘이 그 내일이야

이번엔 단호하다  인상 꾸깃!


추석 끝나고,, 하면 안 돼?

안 돼요,,

칫,,


이 말이 장난처럼 오는 듯하다가

결국 나는 운동복과 운동화를 챙기며 아들 손에 이끌리어,, 그렇게 헬스장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토요일 오전

아들은 내 생애 최고의 코치가 되어 준다

큰아들과 헬스 스타트 아들도 내려오면

1일 회원권으로 5일 있을 거라  5장을 끊었다


엄마, 그동안 맛있게 잘 드시고 편했지,,
이젠 맛있게 드시고 운동도 맛있게 해요


스트레칭부터 이름 모를 기구 서너 가지
러닝머신, 자전거까지 차분하게 설명하며
가르쳐 주었다  싫지 않았다


아들은 운동을 3년

 정도 했기에 운동기구는 거의 섭렵한 듯하다


아들이 이리 자상할 건가 싶다가,,

가끔은 까칠함이 싫었는데 오늘은 그 까칠함이 없다

스윗하기까지



눈물이 핑 돌았다 나의 의지는 늘 운동에서 다이어트에서 무너진다
그동안 얼마나 운동을 안한탓인지,, 몸은 화석처럼 굳어져 있었고,,
조금 슬픈 기분도 잠시 땀이 비 오듯  송골송골,,


나한테 자꾸만 화가 난다
주변에서 흘깃흘깃 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뭐,, 어때
그들도 처음 시작은 있었을 테니까,,

타올로 얼굴을 닦고 있는 나를 보며 어깨를 툭 치며
웃고 있는 울 아들 1호


그래 건강을 위해
더 이상 미스 때 48 키로였다고 지회상팔이 그만하고,,
함 해보자


  이 까이껏,,

인바디 충격적이다!!!




아들은
보안유지 철저하게 해 준다며
인바디의 충격을 가족에게
묻어주기로 했다


빼야 할 숫자가 많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본다 점심을 과하게 먹었다는,,

옷이 너무 두껍고 머리끈을 한 채로 인바디를 했다며,,


누구나 할법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나

한심해,,,,,,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1호의 어깨를 무심히 바라보며 애써 차분하게 마음을 쓸어내렸다
참 많이 컸구나 잘 커 준 너희들 고맙다 마음이 자란다

그 어느 때보다 반짝거려,,

어릴 적 엄마 손에 이끌려 검도를 배우던 녀석이

지금은 엄마 팔짱을 끼며 헬스장에 등록을,,


이거 맞는 거겠지,,




구독과 라이킷으로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감,사,합,니,다



이전 08화 마음 방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