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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10주년 기념 작가의 꿈

변화의 시작

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변화가 내게 찾아왔다.
아마도 나를 아는 친구나 지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네가 글을 쓴다고? 네가?”

맞다. 나는 말수가 적고,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다. 오죽하면 주변에서 “곰탱이 같다”는 말을 늘 들으며 살았다. 아내 역시 답답하다며 “당신, 무슨 생각해? 말 좀 해!” 하고 다그치곤 했다. 그런 내가 글을 쓰게 된 건 마음속에 작은 변화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늘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다가 어느 날 문득 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멀리 돌아가는 길이라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었지만, 새벽 일찍 일어나 1시간 30분 거리 버스를 탔다.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전자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 시, 경제서, 명언집…. 특히 소소한 일상을 글로 담는 책이 마음에 와닿았다. 책을 읽으며 내 인생이 조금씩 변했다.

나는 블로그에 하루 한 번 글쓰기를 시작했다. 일상이 글로 모이자 생각도 넓어졌다. ‘내 이야기가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까?’ 고민하면서도 머릿속은 글자로 가득 찼다. 그러다 우연히 접한 책에서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되었고, 나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첫 도전은 실패였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까지 이어진 실패 메일은 마음을 무겁게 했다. 결국 한 달간은 포기했다. 하지만 다시 글을 쓰며 용기를 내어 또 한 번 도전했다. 그리고 드디어 받은 한마디.

“축하합니다, 작가님.”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말수 적고 둔하다는 말을 듣던 나에게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브런치에 첫 글을 올렸을 때 구독자 0명, 관심작가 1명에서 시작했지만, 숫자가 늘어나는 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지금은 구독자 113명, 관심작가 281명. 내 글에 귀 기울여주는 분들이 있어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마지막으로, 내 꿈은 더 배우는 것이다. 전문 교육을 받아 글과 마음을 성장시키고 싶다. 그래서 50대 중반에 다시 대학에 입학했다. 어떤 길이 펼쳐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나는 글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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