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6화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나무 아래에 스치는 가을바람이
사람들을 설레게 하던 지난 8월 말.
갑작스러운 전화 한 통에 샛별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항상 밝게만 웃던 친구가 눈물 콧물을 흘리며 주방으로 들어오자, 모두들 놀라서 물었다.
“샛별아, 무슨 일이야?”
샛별은 겨우 입을 떼었다.
“엄마가… 엄마가…”
그 큰 눈망울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근처 슈퍼에 갔다가 저혈압으로 쓰러졌다고, 마트 직원이 대신 전화를 해주었다고 했다.
복자 팀장이 급히 전화를 걸며 “얼른 가봐!” 했고,
축 처진 어깨로 문 밖을 나서는 샛별의 뒷모습을 보며
이모들은 안쓰러운 마음으로 “아무 일 없기를…” 속으로 기도했다.
“무슨 일이네요… 그래도 괜찮아야 할 텐데 말이여…”
누군가 중얼거렸다.
며칠 동안 샛별을 볼 수 없었다.
별부장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주방 이모들에게 물었지만,
“아직 소식이 없어요.”라는 답만 돌아왔다.
다음 날, 샛별이 출근했다.
얼굴은 수척했고, 잠을 한숨도 못 잔 듯했다.
“어머님은 어떠셔?” 하고 묻자,
그녀는 힘없이 대답했다.
“심장 수술을 해야 해요. 충대 중환자실에 계세요. 하루에 한 번만 면회가 돼요.”
그녀는 별부장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다.
“엄마는 당뇨랑 심부전증으로 오래 고생하셨어요.
어릴 때는 아버지한테 많이 맞으셨고요…
이제는 제가 옆에서 간호하면서… 살고 싶어요.”
가장 친한 별부장에게조차 쉽게 꺼낼 수 없던 마음의 상처였다.
그녀는 끝내 퇴사를 준비했다.
그렇게 일곱 명의 주방 식구 중 또 한 명이,
이 틈에서 다른 틈으로 옮겨갔다.
힘들었던 여름의 기억을 안고,
유성의 주방은 오늘도 활기차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