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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사람들 2

슬픔.....

부딪히는 술잔 사이로 정화의 눈물이 비쳤다.

옆자리에 앉은 다이온이 휴대폰을

내밀며 말했다.

언니, 우리 딸들이에요.

사진 속엔 해맑은 두 아이의 얼굴이 있었다.

근데 언니는…?


순간, 정화의 얼굴이 굳었다.

눈가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

소주 한 잔을 들이키며, 그녀가 힘겹게 말했다.

나… 없어.

잔이 탁자 위에 내려앉는 소리와 함께,

주변은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모였다.

정화는 두 번의 유산을

겪었다고 했다.


그동안 마음속 깊이 숨겨왔던 아픔이

술잔을 타고 흘러나왔다.


누군가는 눈빛으로

위로를 전했지만,

그녀의 눈물은 그칠 줄 모르고

마른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복자 팀장이 조용히 말했다.

그만 울어, 정화야. 요즘 일 잘하더라.

고생 많아 앞으로도 잘해보자.


정화가 들어온 지 세 달.

마른 체형이라 처음엔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던 팀장이었다.

하지만 혼이 나도 씩씩하게 네 알겠습니다!

하며 차분히 일을 배워갔다.

이제는 자기 몫을 훌륭히 해내는 든든한

막내가 되었다.


나중에 신랑이랑 작은 가게 하나

여는게 꿈이예요.

정화의 말에 별부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땐 내가 단골 해줄게!


모두가 웃었지만,

그 웃음 뒤에는 각자의

상처가 있었다.


누군가는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 아픔을 숨기고,

누군가는 그 상처를 견디기 위해

드러내기도 한다.


오늘도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팀원들이

고맙고, 사랑스럽다.


오고 가는 술잔에 정을 담아

서로를 위로하는 밤.


그렇게, 유성의 가을밤은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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