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아침의 주방은 늘 분주하다. 어제 담가둔 식재료를 손질하고, 야채를 다듬고,
삶아내며 매장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사람은 줄었지만,
주방은 여전히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돌아간다.
얼마 전 들어왔다가 사흘 만에 나간 이모가 떠오른다.
한국에 들어온 지 20년이 되었다는 중국 이모님.
다이온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베트남 친구들 잘 알아, 소개해줄게”라며 선심을 쓰고,
핸드폰 케이스도 하나 주겠다고 했다.
겉으로는 착한 사람 같지만, 이상하게 고집스러워 선임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다음 날, 그녀는 정말로 케이스를 가져왔다.
그런데 그날 다이온은 신랑이 사준 금목걸이를 걸고 와서 자랑을 했다.
사람들은 “와, 예쁘다. 신랑이 좋네”라며 칭찬했고, 다이온은 기분이 한껏 올라 있었다.
그때 중국 이모는 다이온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핸드폰 케이스 줄 테니까, 목걸이랑 바꾸자.”
나중에 들은 얘기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얼굴만 보고는 사람의 심성을 알 수 없구나.
우리 주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나쁜 심성을 가진 사람은 곁에 두고 싶지 않다.
오늘도 나는 바란다. 온정을 나눌 수 있는 직원이 들어오기를.
다음엔 또 누가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