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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7. 레볼루트(Revolut)

금융 슈퍼 앱, 그 이상의 비전

by 지역이음이

0. 산업 : Financial Services


오늘날 금융 기술 분야에서 가장 흥미로운 기업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레볼루트(Revolut)일 것이다. 2015년 설립 이후, 이 영국 기반의 핀테크 기업은 전통적인 은행 업무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하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2024년 말 기준 5,250만 명의 개인 고객과 450억 달러의 기업 가치 평가는 레볼루트가 단순한 틈새시장 플레이어를 넘어섰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러나 레볼루트의 진정한 이야기는 단순히 인상적인 숫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슈퍼 앱"이라는 대담한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집요한 실행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직면하는 복잡한 전략적 과제들에 있다.



1. 창업가의 문제 해결 의지: 레볼루트의 기원


모든 위대한 기업의 시작에는 해결해야 할 명확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려는 창업가의 강한 의지가 있다. 레볼루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스토론스키 CEO는 금융 트레이더로서 해외에서 겪었던 높은 환전 수수료와 불투명한 금융 거래의 불편함에서 사업의 기회를 포착했다. 이러한 개인적인 '고통점(pain point)'을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은 레볼루트 초기 제품의 핵심 가치 제안으로 이어졌다. 야첸코 CTO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기술적 한계를 인지하고, 차세대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접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단순히 기존의 방식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판을 새로 짜겠다는 기술 기반 기업가 정신의 발로였다.

이 두 창업가의 상호 보완적인 역량 – 스토론스키의 금융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사업적 통찰력, 그리고 야첸코의 강력한 기술적 실행력 – 은 레볼루트가 아이디어 구상 단계를 넘어 빠르게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초기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돈과 관련된 모든 것을 간소화한다"는 레볼루트의 사명은 바로 이러한 창업가들의 문제 해결 의지와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을 반영한다.


2. 슈퍼 앱 전략: 금융의 새로운 통합자


레볼루트 전략의 핵심은 금융 서비스의 '재통합(rebundling)'에 있다. 초기 레볼루트는 여행객들을 위한 외환 수수료 절감이라는 명확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이는 전통 은행들이 높은 마진을 누리던 특정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분리(unbundling)'하여 고객 가치를 창출한 전형적인 파괴적 혁신의 초기 단계였다. 그러나 레볼루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확보된 고객 기반 위에 결제, 송금, 투자(암호화폐, 주식, 원자재), 보험, 예산 관리, 비즈니스 계정, 심지어 여행 예약(Stays)이나 eSIM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서비스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슈퍼 앱" 전략의 본질이다. 사용자들은 더 이상 다양한 금융 및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여러 앱을 전전할 필요가 없다. 레볼루트는 고객의 금융 생활 전반에 걸쳐 주요 접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와 높은 전환 비용을 구축하고자 한다. 사용자가 레볼루트 플랫폼 내에서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플랫폼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사용자가 이탈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는 단순히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금융 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형태의 '통합자(aggregator)'로서의 지위를 확립하려는 시도이다.


3. 제품 개발 속도와 기술적 우위


레볼루트의 슈퍼 앱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 중 하나는 경이로운 제품 개발 속도이다. 전통적인 은행들이 느리고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과 레거시 시스템에 발목 잡혀 있는 동안, 레볼루트는 민첩한(agile) 개발 문화와 현대적인 기술 스택(Java, Kotlin, PostgreSQL 기반 자체 이벤트 중심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등)을 바탕으로 놀랍도록 빠르게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고 기존 서비스를 개선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레볼루트가 핵심 기술 인프라에 대해 상당한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경향이다. 예를 들어, 업계 표준으로 여겨지는 카프카(Kafka) 대신 자체 이벤트 스트리밍 솔루션을 구축하기로 한 결정은 유지보수 용이성, 맞춤화, 그리고 특정 운영 요구 사항에 대한 최적화를 우선시한 결과이다. 이러한 기술적 자율성은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외부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장기적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금융이라는 고도로 규제된 산업에서 기술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4. 수익 모델 다각화와 지속 가능성


초기 핀테크 기업들이 흔히 겪는 수익성 확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레볼루트는 다각화된 수익 모델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에는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인터체인지 수수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을 수 있으나, 현재는 외환(FX) 거래, 구독 서비스(Plus, Premium, Metal, Ultra 등 다양한 등급 제공 ), 자산 관리(Wealth), 비즈니스 계정, 그리고 예금 증가에 따른 이자 수익 등으로 수익원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구독 서비스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무료 기본 서비스로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후, 추가적인 가치와 편의성을 제공하는 유료 구독 모델로 전환을 유도하는 전략은 고객 생애 가치(LTV)를 높이고 예측 가능한 반복 수익을 창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2024년 구독 매출이 5억 4,100만 달러에 달하고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는 점은 고객들이 레볼루트의 프리미엄 서비스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다.


5. 성장통과 규제의 춤


레볼루트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는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빠르게 변화하고 국가별로 상이한 금융 규제 환경에 대한 대응이다.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준수 실패로 인한 리투아니아 중앙은행의 벌금 부과 사례는 "빠르게 움직이고 기존의 것을 파괴하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는 실리콘밸리식 혁신 문화가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는 상당한 위험을 수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레볼루트는 AI 및 머신러닝 기술 투자를 통해 사기 탐지 및 규정 준수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성장 속도와 규제 준수 인프라 성숙도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다.

초고속 성장에 따른 운영상의 어려움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단절된 내부 시스템, 급증하는 거래량과 직원 수에 따른 관리 부담, 그리고 다양한 글로벌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 내에서 고성과 문화를 유지하고 직원 참여를 보장하는 것은 레볼루트가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초기 "혹독한 업무 문화"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여 스토론스키 CEO가 직접 문화 개선 의지를 밝히고 "카르마(Karma)"와 같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6. 경쟁 환경과 미래 전망


레볼루트는 전통 은행뿐만 아니라 몬조(Monzo), 와이즈(Wise), 스탈링(Starling)과 같은 다른 신생은행들과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각 경쟁사들은 특정 분야(예: 와이즈의 국제 송금 투명성, 스탈링의 중소기업 뱅킹 )에서 강점을 보이며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레볼루트의 "글로벌 슈퍼 앱" 전략은 가장 광범위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미래를 전망할 때, 레볼루트가 직면한 가장 큰 질문은 "초기의 파괴적 혁신가 정신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글로벌 금융 기관으로 성숙해갈 것인가?"이다. 미국,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의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새로운 상품 영역으로의 진출, 그리고 잠재적인 기업공개(IPO) 가능성 등은 레볼루트의 끊임없는 야망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업 규모가 커지고 규제 환경이 복잡해짐에 따라, 초기 스타트업 특유의 민첩성과 혁신성이 저해될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레볼루트가 "뉴벳(New Bets)" 프레임워크를 통해 내부 혁신을 장려하고, 기술 주도 문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성숙한 파괴자의 딜레마"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레볼루트는 금융 서비스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중요한 플레이어이다. 그들의 슈퍼 앱 전략, 빠른 제품 개발 속도, 그리고 글로벌 확장 의지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규제 준수, 운영 효율화, 그리고 혁신 문화 유지라는 지속적인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레볼루트의 다음 단계, 즉 진정한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앞으로 레볼루트가 금융 시장의 '애그리게이터(aggregator)'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게 될지, 그리고 기존 금융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이 글은 Google Gemini, Chatgpt, Genspark 등 인공지능과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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