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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산

산과 삶과 사람과 2

by 장순영

글머리에


산이라는 이름의 공간, 거기서도 가장 높은 곳, 제가 그곳에 오르는 이유는 결코 그보다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 높고도 웅장함 속에서 저 자신이 얼마나 낮고 하찮은 존재인지를 깨닫기 위함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내려와 다시 세상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거기서 얻었던 가르침을 까맣게 잊고 맙니다. 산과 함께 어우러져 세상 시름 다 잊는 행복감이 가물거리다 사라질 즈음이면 또다시 배낭을 꾸리게 됩니다.


시시때때로 자연의 위대함을 되뇌고 교만해지려 할 때 인자요산仁者樂山의 귀한 의미를 새기며 거기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산에서의 행보를 기록해왔습니다.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산객들이 오늘 가는 산에 대하여 그 산의 길뿐 아니라 그 산에 관한 설화, 그 산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 그 산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와 정보를 알고 산행하면 훨씬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취지를 반영하고 그 산에서의 느낌을 가감 없이 옮겨놓은 글과 그림들의 묶음입니다. 일부 필자의 사견은 독자 제현의 견해와 다를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에둘러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다르다는 게 옳고 그름의 가름이 아니기에.


강원도,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5도에 소재한 산들을 도 단위로 묶어 감히 다섯 권의 책으로 꾸며 세상에 내어놓는 무지한 용기를 발휘한 것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명산을 속속 들여다보고 동시에 이 산들이 주는 행복을 세세하게 묘사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산이 삶의 긍정으로 이어지고 사람과의 인연을 귀하게 해 준다는 걸 표현해내고 싶었습니다.


김병소, 김동택, 박노천, 박순희, 유연준, 유호근, 윤선일, 윤창훈, 이남영, 임영빈, 장동수, 최동익, 최인섭, 황성수, 홍태영, 강계원 님 등 함께 산행해주신 횃불 산악회 및 메아리 산방 산우들께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미진한 기록이 돌다리처럼 단단한 믿음으로,

햇살처럼 따뜻함으로,

순풍처럼 잔잔함으로,

들꽃처럼 강인함으로,

별빛처럼 반짝이는 찬란한 빛으로……

그런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장 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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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삶과 사람과 2

경기도의 산


<차 례>


1. 경기 제2 고봉 명지산에서 용추구곡의 주봉 연인산으로

2. 억새의 일렁임인가, 궁예의 울음인가, 명성산의 울림

3. 불꽃 바위와 소나무의 긴한 어우러짐, 관악산 6봉과 8봉

4. 석양길, 물길 따라 운길산에서 적갑산 지나 예봉산으로

5. 도심 속 산중 종갓집, 수도권 중심의 허파 도봉산

6. 서해 강화도를 지키는 성산, 인천 최고봉 마니산

7. 광교산에서 청계산까지 다섯 산의 연결, 광청 종주

8. 천마산, 석 자만 더 손이 길면 푸른 하늘을 만질 텐데

9. 계절 접어도 마냥 수려한 자태, 만추 운악산

10. 북한산, 열세 성문 지나면서 소통의 장을 열다

11. 임꺽정의 기개가 묻어나는 양주의 골산, 불곡산

12. 몽덕산부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 거쳐 삼악산까지

13. 잣나무의 보고, 축령산에서 절고개 지나 서리산으로

14.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멜로, 만산홍엽 소요산

15. 출렁다리로 거듭난 경기 5악 감악산의 겨울

16. 더 이상 호반의 도시로만 머물 수 없어, 청평 호명산

17. 어비산에서 통방산까지, 어유소중삼통 6산 종주

18. 청정계곡 유혹 뿌리치고 백운산에서 광덕산까지

19. 용문산, 열린 하늘에서 열린 세상을 내려 보노라

20. 얼어붙은 아리수 밟으며 검단산에서 용마산으로

21. 도심의 자연생태 숲, 명품 진달래의 요람, 수리산

22. 포탄 피해 오른 각흘산에서 억새 허리 휜 명성산으로

23. 남한산성의 궤적 따라 오르며 삼전도의 굴욕을 곱씹다

24. 칠봉산에서 마차산까지 꼬박 이틀, 동두천 6산 종주

25. 경기도 최고봉, 한반도 정중앙의 화악산

26. 황금 정원, 이천 산수유 마을의 수호신, 원적산

27.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수락산, 불암산의 5산 종주

28. 북한강 지르밟고 뾰루봉, 화야산, 고동산으로

29. 오색단풍 찬연한 양평의 명산, 도일봉과 중원산

30. 해명산, 낙가산, 상봉산, 석모도의 소담한 바닷길

31. 광주에서 양평까지 무갑산, 앵자봉, 양자산, 백병산

32. 새들 지저귀고 호랑이가 포복한 계곡을 따라 석룡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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