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 한국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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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례>
IS, 한국을 침공하다
현상금 2,000만 불의 사나이
대승그룹 수난의 서막
인질 교환
몸값 100억 유로
표적 살인
모하메드 하산의 실체
1대3
대승그룹 침투
필살의 적
전설로 남다
현상금 2,000만 불의 사나이
경호 요원의 안내를 받은 모하메드 하산이 방문하자 아부알라 알 아프리는 거실 현관까지 나와 하산을 끌어안았다.
“이번에도 수고가 많았네.”
“면목 없습니다. 부하들을 많이 잃고 말았습니다.”
“그 정도 희생은 늘 각오했던 바가 아니겠나. 알카르야타인을 얻게 돼서 우린 한결 수월하게 군수품을 수급할 수 있게 되었어. 정말 장하네.”
고개를 떨어뜨린 하산을 알 아프리는 살갑게 위안하며 등을 두드렸다.
“더구나 이번에 정부군에 잡힌 우리 정예단원들 아홉 명을 구출한 건 무어로 치하해도 부족할 걸세.”
“감사합니다, 각하.”
시리아 정부군이 주둔하고 있는 홈스 검문소를 노린 자살폭탄 습격 작전을 하산이 직접 지휘했다.
정부군 수십 명을 사살하고 알카르야타인 마을과 인근의 전략요충지를 장악했다. 알카르야타인은 이미 IS에서 확보한 시리아 고대 유적 도시 팔미라와 수도 다마스쿠스 칼라문의 연결도로가 있는 곳이다.
20여 명의 조직원이 목숨을 던져 함락한 군사요충지에 병력을 배치하고 군수품을 원활하게 공급함으로써 향후 전투 수행에 활력을 기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 더해 미국의 무인 비행장치 드론의 공습으로 퇴로가 막혀 잡힌 하산의 부하들 아홉 명이 시리아의 후방으로 후송되어 참형 되기 직전에 구출되었다. 하산이 직접 선두에 서서 적진을 헤집고 아홉 명 모두를 구해낸 것이다.
이제 시리아나 이라크 지상군은 모하메드 하산의 지휘부대가 출현했다는 소리만 들어도 오금을 저리고 뒷걸음친다는 말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었다.
“하산! 자네로 인해 우리의 목표 시점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네. 하하하!”
“한시라도 빨리 그렇게 되도록 몸과 마음을 바치겠습니다.”
하산은 깊이 고개 숙여 충성을 표시했고 알 아프리는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2011년 미국이 내걸었던 현상금 1,000만 달러의 주인공인 IS 최고지도자 아부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국의 공습 때 입은 부상으로 회복이 어렵게 되자 이인자였던 아부알라 알 아프리가 IS의 실질적 지도자가 된다.
2010년 알카에다 이라크지부의 수장이 된 알바그다디는 사담 후세인 정권의 군 장교를 중심으로 지도부를 채우고 시리아에서 탄압받고 있는 수니파를 흡수하여 무장 세력을 재건한다.
“이라크와 시리아를 구분하는 것은 제국주의 세력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국경선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알바그다디는 민족과 인종을 초월한 모든 이슬람교도를 통합하여 이슬람 칼리프국가를 세우겠다면서 알카에다로부터 독립했다. 시리아 내전을 통해 이미 상당한 군수물자를 확보함으로써 자신감을 얻은 알바그다디는 자신을 칼리프로 하는 이슬람국가의 창설을 선포한 것이다.
- 그러나 그의 시대는 일찌감치 지나가고 말았어. 이제 명실상부한 이슬람의 칼리프는 나야.
예언자 무함마드의 사망 이후 그의 종교적, 정치적 권한을 이어받아 이슬람공동체를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를 일컫는 칼리프, 알 아프리는 알바그다디에 이어 스스로 칼리프의 지위를 확보하고 그 위상을 굳혀가는 중이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군권을 장악하고 무장단원들을 일사불란하게 통제할 수 있었던 데는 모하메드 하산의 힘이 컸다.
- 처음 볼 때부터 알아봤어.
알 아프리는 모하메드 하산이 IS에 가담 의사를 밝히고 터키 국경지대를 넘어왔을 때 그와 직접 대면할 수 있었던 것을 알라신이 내린 행운이라고 여겼다. 진주를 알아보지 못했더라면 자칫 일개 무장단원으로 기껏 인질을 납치하거나 자살 특공 임무가 주어졌을지도 모른다.
타오를 듯한 눈빛에 저격수를 방불케 하는 사격 솜씨와 현란한 동작의 격투 기술을 보며 일당백의 용사를 얻었다고 흡족해했었다. 무엇보다 그는 아랍인이 아님에도 아랍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
알 아프리는 심복 중의 심복, 모하메드 하산을 누구보다 아끼고 신뢰했다. 단체에 가담한 지난 3년 동안 하산은 보여줄 수 있는 많은 것을 보여주었고 보여주는 것마다 공적이 뚜렷했다.
하산이 가담한 후 IS는 신속하게 군대 체계를 갖추어 나갔다. 단원들을 초현대식 신무기로 무장하게끔 할 수 있었던 건 그의 게릴라식 진압 작전을 통해 T-55, T-72 탱크와 기관총, 단거리 방공포 등 대량의 첨단무기들을 이라크 정부군으로부터 탈취했기에 가능했다.
그의 그런 전과로 인해 거액을 들여 이라크군을 훈련시킨 미군의 역량이 국제사회에서 폄하되기 일쑤였다. 반면 하산에게 훈련받은 단원들은 명실공히 전사로서 부족함이 없게끔 성장했다.
이슬람국가의 특수부대, 하산의 지휘통제를 받는 선봉 부대 칼리프군Caliphate Army은 엄한 군기를 바탕으로 전술이나 전략뿐 아니라 빼어난 적진 침투역량으로 이라크의 전략요충지이자 제2의 도시 모술을 함락시켰고 이라크 서부 라마디 점령 전투에서도 성공적인 승리를 끌어냈다.
- 어디 그뿐인가.
시리아 최대유전인 이라크국경 인근의 알오마르 유전을 탈취하고 쿠르드자치정부가 통치하던 신자르 등의 마을을 점령한 데 이어 이라크 최대 수력발전 댐인 모술 댐을 장악한 것은 하산의 군사 통솔력이 탁월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하산은 이전까지의 인질 납치와는 차원이 다른 수확을 올리며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승승장구했다. 알 오마르 유전을 점령하면서 부수적으로 유프라테스강에 인접한 마을들을 수중에 넣게 되었고 다시 시리아 북부 도시 라까를 점령하며 힘을 과시하자 탈레반과 알카에다로 흐르던 자금줄이 IS로 향했다.
알카에다와 어깨를 견줄 정도의 조직을 갖췄다 싶었는데 어느새 알카에다를 훨씬 능가하는 최대이슬람 세력으로 급성장하게 된 것이다. 절반의 시리아지역과 이라크의 상당영역을 차지하면서 영토 또한 두 배로 늘어났다.
IS의 조직력이 급속히 강화되고 모하메드 하산이 그 배경의 중추적 인물임을 알게 된 미국은 하산에 대한 현상금을 2,000만 달러로 올렸다. 모하메드 하산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질 무렵 100만 달러였던 현상금은 500만 달러, 1,000만 달러로 치솟더니 2,000만 달러로 수직 상승한 것이다.
“하산, 자네는 빈 라덴을 훨씬 능가하는 인물이야. 하하하! 암, 그렇고말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족 출신인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에 은거하였다가 미군과 나토군의 파상공격을 피해 도피를 이어가다가 9·11 사태 이후 10년이 지난 2011년 파키스탄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되었다. 9·11사태의 주모자로 몰린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끝내 미국의 끈질긴 추적으로 죽임을 당하면서 하산은 세계최고액의 현상금 수배자가 되었다.
국적이나 과거 행적 등 알려진 게 전혀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마저 모하메드 하산을 평가해 뒷전에서 현상금만 올리는 게 고작이었다.
- 하산 덕분에 7세기 즈음 이슬람 황금기인 정통칼리프시대의 부활을 앞당길 수 있게 됐어.
하산으로 말미암아 시리아 정부와 이라크 등 인근 국가들도 칼리프 군의 출현에 지레 겁먹을 정도로 IS는 기세등등하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내로라하는 이슬람 조직인 알카에다나 탈레반에 앞서 IS는 영토를 확보했다. 영토를 확보했다는 건 국가로서의 전제조건을 갖추는 것이다.
알 아프리는 모하메드 하산을 떠올릴수록 미소가 지어졌고 속이 후련했다.
- 그가 내 곁에 오래도록 있어 준다면….
알 아프리는 평생의 숙원인 아랍통일을 넘어서 명실상부한 수니파 중심의 이슬람국가를 세울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그렇게만 되면 아랍권역에서 이스라엘을 축출하고 미국과도 대등한 입장에서 외교나 통상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이룰 비췻빛 상상은 하산을 직접 대할 때마다 상상이 아닌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처럼 느껴졌다. 웃음 가득 머금은 알 아프리의 환대에 하산은 정중하게 허리를 굽혔다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각하! 우리 이슬람국가로 몰려드는 외국인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바람직하긴 하네만.”
“그렇습니다만 자금이 더욱 많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슬람 성전에 환상을 지닌 세계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자 수만 개의 SNS 계정을 통해 선전 활동을 벌여왔다. 예상외로 서양과 동양 곳곳에서 엄청난 인원이 터키와 이라크국경을 넘어 IS에 몸을 의탁하는 것이었다.
늘어나는 조직원들의 수용시설과 훈련원을 증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역시 엄청나게 늘어난 경비를 충당하는 게 절실한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시리아 일부의 영토를 확보하긴 했지만 언제 다시 빼앗기게 될지 모릅니다. 미국이 마음을 다져 먹기 전에 대비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맞는 말이야. 요즘 그 문제로 잠을 설친다네.”
“늘어나는 자금 수요를 충당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시리아 정부에서 비축한 금괴를 탈취할 수만 있어도 숨통이 트일 텐데 말이야.”
“그런저런 이유로 더욱 특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산의 말에 알 아프리는 공감을 하면서도 미간을 좁혔다. 늘 가슴을 짓누르고 편두통을 일으키게 하는 과제다.
군사력이 증가하면서 당장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의 지상군 파병을 통한 전면전 위기는 벗어난 듯싶지만 길게 가지는 않을 것이었다. 역시 위기 대응책으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진 거였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 점령지역 유전에서 나는 석유의 밀수출로 하루 100만 달러 이상 벌어들이기도 했으나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수입이 급감하고 말았다.
이제 점령지의 유전이나 은행 금고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아랍지역 수니파 중심의 많은 후원자가 있기는 하지만 병력이 쇠퇴하는 기미를 보이면 언제든 끊어질 돈줄에 불과하다. 유적지를 탈취하고 그 유물을 팔아서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집트의 ABM과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 등 서른 개가 넘는 이슬람 무장단체로부터 충성맹세를 받기는 했어도 그들에게서 충분한 군자금을 기대하기도 요원하다.
알 아프리는 미간을 펴고 하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도 자네가 좋은 방안을 마련했을 거라 기대하고 있네만.”
알 아프리는 군인으로서의 전투력뿐 아니라 머리 회전도 비상한 하산이 이번에도 대안을 제시할 거라고 기대했다.
“이번엔 지금까지와는 격이 다른 계획입니다.”
“궁금하군, 자네의 계획이 어떤 건지.”
초저녁 무렵부터 이어진 두 사람의 대화가 밤이 깊도록 이어졌다.
“가장 적절한 시기가 왔습니다.”
하산은 긴 브리핑을 마치고 눈을 반짝이며 지금이 바로 행동에 옮길 적기임을 강조했다.
“그자의 가족을 이리 데려오는 건 가능하겠지만 그다음 일이 자네가 장담할 정도로 순조롭게 풀릴지는 쉽게 와 닿지 않는군.”
“제가 여기 와서 단 한 번이라도 각하를 실망하게 해드린 적이 있었나요?”
“그런 일 없었지.”
“이번에도 저를 믿고 제게 맡겨주십시오. 심사숙고해서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알 아프리는 하산을 힐링 메이커라고 추켜세운 게 조금도 과장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성공 여부를 떠나 하산의 장담만으로도 가슴 한구석 답답했던 부분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아랍권에서 가장 우월한 국가반열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 일을 성공리에 마치면 우린 지금까지와는 완연히 다른 지위를 얻게 될 것입니다.”
하산의 강하고 명료한 표현에 알 아프리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우리라는 그의 표현이 살아오는 동안의 그 어떤 결속보다 강한 매듭처럼 느껴졌다.
이슬람 초창기의 이상 국가, 무함마드는 그의 추종자들을 이끌고 겨우 수십 년 사이에 이슬람 사회를 국제세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이집트와 시리아에 이어 이란까지 영토를 넓혔으며 페르시아제국을 몰락시키고 비잔틴제국의 주요 지역을 장악하며 강성대국으로 우뚝 선 것이다. 무함마드에게 목숨을 맡긴 숭고한 추종자들, 그들과의 결속이 따라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알 아프리는 그 당시의 이상 국가를 재현하는 것이 결코 허황한 꿈이 아니라고 믿었다. 서방 강대국들과 맞설 강력하고 위협적인 지위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나한테도 일당백을 능가하는 하산과 같은 추종자가 있어.
알 아프리는 하산과 함께 외세에 밀리고 치이는 암울한 상황을 벗어나 영화로웠던 그 시절을 되찾고 싶었다. 이슬람 제국의 새로운 역사를 쓰면서 동시에 시대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 그래, 이젠 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과 우열을 가릴 단계는 지났어. 나 알 아프리는 이제 빈 라덴 따위와 비교될 존재에서 벗어나야 해.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뜬 알 아프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산을 일으켜 세우더니 힘주어 끌어안았다.
“하하하! 자네 말은 언제 들어도 달콤해. 코리아로 가게. 가서 자네 계획을 맘껏 수행하게,”
“감사합니다, 각하! 반드시 각하께 좋은 선물을 안겨드리겠습니다.”
하산이 허리 굽혀 인사하자 알 아프리는 “하하하! 자네만 믿고 기다리겠네. 다녀와서 나를 통일 이슬람국가의 최고 통치권자로 만들어주게. 필요한 건 모두 지원하겠네.”라고 말하며 하산의 등을 두드렸다.
- 됐어, 다시 한국으로 간다. 드디어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됐어. 이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거야.
알 아프리를 접견하고 나오면서 하산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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