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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영 Apr 06. 2022

장성호 옐로 출렁다리와
황금빛 출렁다리

출렁다리의 명소를 찾아서 5



물 위를 걷는 수상 산책, 전남 장성군 옐로 출렁다리와 황금빛 출렁다리



주소 : 전라남도 장성군 장성읍 용강리 176-2(장성댐)   



전라남도 장성군은 2017년 수변길을, 2018년에 1호 출렁다리인 옐로 출렁다리를 조성해 장성호 일원을 관광지로 꾸몄다.


장성호 황금빛 출렁다리는 전남 장성군에서 군 내에 먼저 개통한 옐로 출렁다리에 이어 수변길에 조성한 두 번째 출렁다리로 장성호 상류인 용곡리 호수 협곡을 잇는다.


1만 2천㏊ 규모로 내륙의 바다라고도 불리는 장성호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고자 1976년 건설했다.

장성호 수면 위에 세워진 황금빛 출렁다리는 길이 154m로 옐로 출렁다리와 같은데 폭은 1.8m로 30㎝ 넓으며 다리를 지탱하는 케이블은 주탑 대신 지면에 고정한 구조물에 연결했다.

다리 중앙부로 갈수록 수면과 가까워진다. 수면으로부터 2∼3m 떨어진 다리 가운데에 서면 짜릿함을 더 만끽할 수 있다.

사계절 주말 평균 3천∼5천 명이 장성호 수변길을 찾는다고 한다.


<운영시간>

하절기 3월~10월 오전 9시~6시

동절기 11월 ~2월  오전 9시~5시

입장료는 평일 / 무료, 주말 / 성인 3000원

입장료는 3000원 상품권으로 교환해준다.


장성에는 편백나무 숲으로 유명한 축령산이 있으므로 숲길 트레킹을 겸해 장성호를 찾는 것도 좋을 것으로 여겨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W9zVmrTH3Dg




치유와 풍성의 편백 힐링 특구, 축령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전남 장성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길을 찾아 담양을 들른다. 초록이 위로 뻗었다가 다시 흘러내리는 메타세쿼이아 터널에는 초하의 싱그러움이 넘쳐났다.

몇 번이나 들러보았지만 늘 그랬던 것 같다. 이곳의 정연하고도 우람한 모습으로 하늘을 찌르는 수많은 메타세쿼이아를 사열하며 걷노라면 청정하게 속이 비워지면서 우쭐해진다. 1940년대에 중국 후베이성에서 발견된 낙엽 큰 키 나무로 50m까지 자라기도 하는데 세계 각지에서 공원수 또는 가로수로 심고 있다.

다시 인근의 장성으로 향하면서 편백의 그윽한 향이 코로 스미는 걸 느끼게 된다. 축령산을 두르고 있는 편백 숲에 들어서면 처음 오는 이들도 낯설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숲을 배경으로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이 만들어졌고 드라마 ‘왕초’도 촬영되었었다. 전남 장성은 축령산 편백 숲에 이어 홍길동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홍길동은 승상 홍문과 몸종 춘섬 사이에서 태어난 서자로 허균의 소설 속 주인공이다.

허균은 홍길동전을 통해 첩의 자식, 이른바 서얼의 경우 호부호형呼父呼兄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당시 조선의 시대상을 비판하였지만, 홍길동은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이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에 다섯 차례, 중종실록에 네 번, 선조실록에 한 번 언급되어 있다. 장성군은 이러한 기록을 토대로 홍길동이 군내의 황룡면 아치실 마을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고증했다.

조선 초 15세기 중엽 명문가 홍상직의 자제로 태어났으나 첩의 자식은 관리 등용을 제한하는 국법으로 인해 좌절과 울분 속에 양반으로부터 차별받던 민중을 규합하여 활빈당을 결성한 후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의적으로 평가받아왔다.

영남대학교 박홍규 교수는 그의 저서 ‘의적 정의를 훔치다’에서 조선 3대 도적이라고도 꼽는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이 설사 실제로는 의롭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민중들은 이들을 통해 부정한 체제에 대한 저항을 꿈꾸었기에 의적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축령산으로 가기 전에 홍길동 테마파크 내의 홍길동 생가에 들러 아버지 앞에 무릎 꿇은 홍길동을 보면서 어린 시절 영웅으로 각인되었던 그를 되새겨보게 된다. 여전히 다양한 그의 캐릭터들에서 풋풋한 친밀감을 느낀다.

산채 체험장, 국궁장과 야영장, 4D 영상관, 전시관과 자동차 야영장 등을 들러보니 한 번쯤은 가족들과 다녀갈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편백나무 숲에서 올려다본 정상 일대까지 온통 초록 물결이다

         


보약을 먹으며 걷는 치유의 숲    

 

홍길동을 만나보고 내비게이션에 장성 추암마을을 입력한다.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축령산 아래 추암마을을 들머리로 잡아야 편백 숲길을 모두 걸어 정상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검색했기 때문이다.

치유의 숲까지 1.6km가 시멘트 포장도로이다. 숲길 안내판을 보고 상선암을 지나 묘현사 갈림길에서 장성 편백 치유의 숲으로 들어서면서 피톤치드 향이 온몸을 감싸는 걸 의식하게 된다. 동시에 초여름 따가운 햇볕도 벗어난다.

축령산 치유의 숲은 하늘숲길, 산소 숲길, 숲 내음 숲길, 건강 숲길 등으로 산행로를 조성하였다. 개망초 등 여름 야생화에서 눈길을 거두고 허리를 펴면 ‘춘원 임종국 조림 공적비’라고 새긴 기념비가 눈길을 끈다.


“나무를 더 심어야 한다. 나무를 심는 게 나라 사랑하는 길이다.”


임종국의 유언이다. 산림청은 2001년에 조림가 임종국의 공로를 기려 국립수목원 내 ‘숲의 명예전당’에 업적을 새겨 헌정했다.

1956년부터 1987년 운명할 때까지 21년간 임종국은 사재를 털어 축령산 일대에 삼나무 62㏊, 편백나무 143㏊, 낙엽송 등 55㏊를 조림하여 벌거벗었던 산록을 전국 최대 조림지로 조성한 인물이다. 무려 253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니 좀처럼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의 수고로움으로 국민보건휴양 및 정서함양을 위한 야외휴양공간이자 쾌적하기 이를 데 없는 자연 교육장이 탄생하여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축령산 자연휴양림은 2016년 장성 편백 힐링 특구로 지정되었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을 뜻하는 피톤과 죽인다는 뜻의 사이드를 합쳐 만든 용어로, 나무가 해충과 병균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내뿜는 자연 항균물질인 이곳 휴양림의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 해소, 심폐기능 강화, 살균작용의 효과가 아주 탁월하다고 한다. 자연 항균물질이기 때문에 아토피를 유발하는 집먼지진드기의 번식도 억제한다.

2000년에는 처음으로 개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의 ‘22세기를 위해 보전해야 할 숲’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또 여기 숲 중앙을 관통해 조성한 6km의 트레킹 코스는 국토해양부에 의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장성 8경의 2 경이 기도 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은 매년 3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한다. 비슷한 모양이지만 편백나무는 잎 뒷면에 흰색의 Y자 기공 조선이 있고, 삼나무는 잎이 바늘처럼 뾰족하여 어긋나게 돌려서 난다고 적혀있다.

축령산 주 능선을 잇는 2.9km 거리의 건강 숲길을 걸어 전망대에서 숲을 내려다보고 정상으로 향한다. 잘 자라고 있는 편백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지고 건강해지는 것만 같다. 곧게 뻗은 줄기와 짙고 푸른 나뭇잎은 비주얼 자체로도 건강미를 뽐내고 있다.

주 능선을 잇는 건강 숲길 구간 중 600m 정도의 급경사를 몇 차례 긴 호흡을 내쉬며 올라 축령산 정상(해발 621m)에 이르면 여기도 온통 나무숲인데 무인산불감시탑과 전망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취령산 혹은 문수산이라고 불리다가 지금은 축령산으로 통일시켜 부르고 있다.

아담하게 세워놓은 2층 전망대에서 인근 지역의 명산들을 모두 헤아릴 수 있다. 직접 악수를 한 바 있는 방장산, 내장산, 백암산, 강천산과 추월산에 손을 흔들고 무등산을 찾아보지만 구름에 가려져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고창에서 담양을 잇는 고속도로와 추암 저수지를 눈에 담고 금곡 영화마을을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산 길로 잡는다. 안전밧줄까지 설치되어 있어 길을 놓칠 염려는 전혀 없다. 숲이 열리는 하늘은 아직 유월인데도 강렬하고 뜨겁다.

장성군과 고창군이 나뉘는 부드러운 흙길 능선에 천연기념물 463호로 지정된 고창 문수사 단풍나무숲의 보호 팻말이 세워져 있다. 오솔길을 따라 숲을 빠져나오면 임도가 가로놓여 있다.

임도를 가로질러 편백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는 2.7km 거리의 하늘숲길이 이어진다. 문암과 모암 방면으로 갈라지는 능선봉에 올랐다가 오른쪽 오솔길로 내려선다. 전망장소인 육각정에서 호남의 넓고 부드러운 산야를 내다보고 반짝거리는 모암 저수지에 눈길을 담갔다가 뺀다. 그리고 외진 숲길을 따라 하늘바라기 쉼터에 닿는다.

벤치에 앉아 편백 피톤치드를 만끽할 만한 곳이다. 침엽수림 중에서도 편백의 피톤치드가 최고라고 하니 지그시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신다. 폐와 장이 일시에 청결해지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250만 그루의 아름드리 편백이 숲을 이루고 있다지 않은가. 그런 숲길을 걸어 임도로 빠져나왔다가 숲 사이로 산정을 올려다보면 전망대가 선명하다.

다시 산소 숲길로 들어서자 약용식물 등 다양한 수목이 즐비하고 고 임종국 선생의 수목장을 한 숲길로 이어진다. 숲 속의 미로, 하늘마저 가려진 우거진 숲길에 흙길 산책로가 이리저리 뻗어있어 이정표가 세워있지 않으면 하염없이 미로를 헤맬듯하다.


“경동시장을 걷는 기분이군.”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경동시장은 한약재 시장으로 유명하다. 거길 걷다 보면 탕약 끓이는 냄새로 보약 몇 첩은 먹고 나온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곳 숲길에서 몸이 가붓해지고 거뜬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할 것이다.


편백나무 숲에서는 폐와 장이 일시에 청결해지는 느낌이다


편백나무 숲이지만 신갈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등 참나무 여섯 종도 함께 자란다고 적혀있다.

우물터를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다가 임종국 선생의 부인인 김영금(율리안나) 수목장을 먼저 보고 임종국(요셉) 수목장이라 적힌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 길도 내내 피톤치드 향에 젖어 걷게 된다. 순창군 선영에 안치된 선생의 유골을 2005년 11월 화장하여 추모 목으로 선정된 느티나무 아래에 안치했다고 한다. 잘 뻗은 기둥과 가지에 연초록 풍성한 잎이 한눈에도 잘 자란 나무로 보인다.

임도로 나와 이번에는 2.2km 거리의 ‘숲 내음 숲길 2’라고 적힌 숲으로 들어섰다. 습지원 위로 설치된 데크를 지나 역시 그늘 속 숲을 거닐다가 물소리 숲길 쉼터에서 산림치유센터 방향으로 올라선다.

중앙 임도에서 산림치유센터 뒤로 조성된 ‘숲 내음 숲길 1’을 따라 하산하여 아스팔트 길에 이르면 녹색 무릉도원에서 세상으로 나온 느낌이다.

진정작용을 하고 뇌파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지닌 숲길인 지라 집중력도 강화되고 피부질환 치유 등 많은 효력이 있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한 사람의 개인이 이처럼 광활하고 위대한 숲을 이루어놓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존경합니다. 당신은 참으로 위대한 분이십니다.”


임종국 선생이야말로 사후에라도 노벨평화상이든, 생리학·의학상이든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그의 자취는 천년, 만년을 거슬러 더더욱 빛을 발할 거란 생각과 함께 아무리 감사드려도 부족하단 느낌이다.   


      

            

때 / 초여름

곳 / 장성 추암마을 주차장 - 편백 치유의 숲 - 건강 숲길 - 축령산 - 전망대 - 하늘숲길 - 산소 숲길 - 숲 내음 숲길 2 - 숲 내음 숲길 1 - 원점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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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hanlimwon.tistory.com/entry/북한산-도봉산-사패산-수락산-불암산의-5산-종주-3-3 [등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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