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톳에서 장보기
아나톳은 예레미아의 고향이다.피스갓제에브 우리 동네에서도 보이는 이 마을은 이스라엘 땅이 아닌 팔레스타인 마을이다. 예루살렘에서 피스갓제에브 체크 포인트를 지나 히즈메를 통과하여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마을로 남편이 여러가지 장비며 심지어 집의 전등도 저렴한 가격에 살수 있어 자주 가는 곳이다. 그 반대편에 현대 이스라엘 아나톳 마을을 세워서 이스라엘도 그 마을 이름을 사용 기념하고 있다.
물론 요즘같은 전시에 외국인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 곳인데 우리는 워낙 오래 살다보니 구석 구석 아는 이들이 많다. 특히 우리가 자주 애용하는 미니 버스 기사 딥이 사는 동네이기도하다. 특별히 여리고까지 않가도 자동차 주유하기에도 가격이 예루살렘보다도 저렴하다. 아나톳 입구의 식당은 우리 부부가 애용하는 식당이고 그곳에서 타마린다라는 아랍 쥬스를 자주 사 마시곤한다. 마시고 싶기도하고 또 얼굴 익혀두면 친구도 되고 좋으니 일석이조다.
물론 이지역은 유대인들은 갈수 없는 팔레스타인.마을이다. 우리는 외국인이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경계의 대상은 아니라 가긴 가지만 늘 긴장을 늦출수는 없다. 오늘은 특별히 남편이 공구를 사러 들어간 사이 시간이 오래걸리는듯하여 차에 잠깐 앉아있었다. 지나던 남학생 두명이 나를 보더니 신기한가보다 . 어디서왔냐며 물으며 내게로 온다. 어린 학생들이 귀엽기도 해서 차문을 열고 대화를 했다. 몇명 몰려오더니 대여섯명은 된다. 그래도 14살 15살 된 학생들이 그정도면 착하다.
한 학생이 나에게 자기가 하는 말을 따라하란다. 처음에 한자씩 따라하다보니 알라 어쩌구 하는것 같다. 아 나 무슬림 아니야 . 마쉬히 기독교인이야 . 그러면서 성호를 그리니 나자빠지기 일보직전의 얼굴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후퇴한다. 다들 웃음바다가 되었다. 하마터면 무슬림 신앙 고백 할뻔 했다.
약은 듯 똑똑한 듯했던 그 학생은 가게집 주인 아들이었다. 가게를 3개나 운영하는 이 집의.아들답게 뭔가 포스가 느껴진다. 마침 공구사는 곳을 같이 가주었는데 앞에 차가 많이 막혔다. 직접 나가서는 차량을 통제해주기도 하고 여기 세우면 된다고 우리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어린아이가 아니다. 당당하다. 지주 아들답다.
무엇보다도 이 학생들이 내게.물은것중 흥미로웠던 하나는 어디 사세요? 였다.( 물론 외국어라 존칭을 쓴건 아니다. ) 베이트 하니나. 예루살렘 자역의 아랍 동네 이름을 대니 다시 묻는다. 이스라엘에 사는거에요? 어떻게 이스라엘에 들어갈수 있죠? 어떻게 여기에 온거죠? 였다. 그들은 이스라엘에서 온 내가 신기했다. 그들은 이스라엘 땅에 들어갈 수 없다. 그들은 이동하려면 이스라엘 지역을 돌아돌아가야한다. 특히 예루살렘은 2006년 이후 아리엘 샤론이 분리장벽을 세운 이후 그들에게.예루살렘은 장벽 안의 도시다. 특별 허가 없이는 안을 볼수도 들어갈수도 없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완전 다른 지역인 것이다.
사실 팔레스타인 아이들에 대한 선입견이 없진 않다. 베두윈들은 볼때마다 물을 달라하거나 돈을 구걸하기 일쑤다. 그리고 무척 거칠다. . 이 아이들은 어떤지 아직 모르지 않은가? 아이들이 차문을 열고 얘기할 때 좀 불안하기도했다. 혹시 뭐 훔쳐가거나 하면 어쩌지? 얘기하면서도 계속 경계를 게을리 하진.않았다. 사실 헤브론이나 유대인.마을과 접한 곳에서나 테러가 일어나지 이런 팔레스타인.마을 내에서는 서로간의 테러는 없다고 봐야한다. 그냥 팔레스타인.마을인 것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손버릇이 나쁜 아이들이 간혹있으니 주의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래도 순수한 학생들과의 대화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한 학생이 카메라로 촬영을 해서 좀 언짢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특히 가게 아저씨들이 계속 커피를 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상냥해보이고 좋았다. 물론 이런 메너는 팔레스타인의 기본 메너이긴하다.
아무리 평화로운 마을이라도 이런 전시에 이스라엘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긴장되지 않는다고는 말핤 수 없다. 그들 마음속에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심이 있기에 늘 조심해야하는건 어쩔수 없다.이렇게 15분 거리의 세계가 서로를 모른다. 들어가보면 참 평화롭게 살아가는데 말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 어쩌다 이 가까운 나라가 이렇게 원수가 되었을까? 안타깝고 아쉬움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