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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서로를 환대하는 연휴 사용설명서

보름달처럼 둥글게, 마음은 더 크게

올해도 달은 정확하게 둥글어집니다.

우리는 제각각 다른 속도로 살아왔지만, 보름달 아래 서면 서로의 다름이 둥글게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한가위를 이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모두를 환대하는 명절.”


1. 안부의 반경을 넓히는 날

명절은 가까운 사람에게 안부를 묻는 날이지만, 반경을 한 번 더 넓혀 보면 어떨까요?

전화번호가 저장되지 않은 이웃, 밤에도 불을 켜고 일하는 노동자, 병원 창밖 달을 올려다보는 환자와 보호자, 먼 나라에서 영상통화로만 인사를 나누는 이들… 그들에게 닿는 짧은 메시지 한 줄이 올해 우리의 가장 큰 선물이 될지 모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가 달빛처럼 환해지길. 여기에 당신의 자리가 있습니다.”


2. 다름을 환대로 바꾸는 세 문장

세대·지역·생각의 차이는 우리 곁에 늘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말의 온도가 그것을 다르게 만듭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 — 동의가 아니어도, 존중의 문을 여는 말


“나는 이렇게 느꼈어.” — 판단 대신 경험을 나누는 말


“무엇이 필요할까?” — 끝내 손을 내미는 말


세 문장만으로도 식탁의 공기가 달라집니다. 논쟁의 자리에서 사람을 잃지 않는 법, 한가위에 연습해 보면 좋겠습니다.


3. 추석 식탁의 작은 약속 5

첫 젓가락은 고생한 이에게. 차례상·밥상 준비한 손을 먼저 챙깁니다.


과거형 잣대 내려놓기. “우리 때는…”을 “요즘은 어때?”로 바꿉니다.


질문 한 번, 조언은 절반. 삶의 주인은 각자입니다.


사진은 허락을 구하고. 아이·어르신의 초상권도 존중합니다.


돌아가는 길 안전 약속. “천천히, 도착이 목표.”

4. 보름달 편지 — 혼자 있는 누군가에게

혹시 이번 명절, 혼자 지내시나요?

그렇다면 이 글이 당신을 위한 초대장이었으면 합니다.

마트의 환한 조명, 텅 빈 골목의 가로등, 전자레인지에 도는 작은 접시…

그 사이에 당신의 하루가 외롭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달은 늘 창문을 가리지 않습니다. 오늘 밤, 달빛이 먼저 안부를 전해 줄 겁니다.


5. 고마움의 목록


밤새 도로를 지키는 경찰·소방·구급대원


보름달과 경쟁하는 편의점·배달·청소 노동자


고향을 지키는 농어민과 도시를 지탱하는 돌봄 노동자


서로의 나라에서 뿌리내리는 이주민·유학생·주재원 가족

여러분 덕분에 우리의 연휴가 안전하고 평온합니다. 감사합니다.


6. 함께 내일을 키우는 방식


연휴가 지나면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한가위의 마음을 일상 기술로 남겨봅시다.


1일 1 환대 기록: 그날 만난 누군가의 좋은 점 한 줄.


갈등의 타임아웃: 감정이 올라올 때, 90초만 호흡하고 말하기.


지역을 돌보는 실천: 동네 도서관·공원·하천에 내 이름 없는 10분 보태기.


작은 기술이 모이면 건강한 공동체는 구조가 아니라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7. 마지막 인사

올해 제 인사의 첫 단어는 환대, 마지막 단어는 함께입니다.

보름달처럼 둥글게 서로를 비추는 시간,

우리의 다름 속에서 길을 찾고 함께 내일을 키우는 연휴가 되길 바랍니다.


따뜻한 마음 전하며,

다움 김종훈 · 살뜻한 이웃 올림

건강한 공동체를 위한 연대와 협력


PS. 나누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 글의 어느 한 문장이라도 마음에 들었다면, 그 문장을 복사해 누군가에게 보내 주세요.

오늘의 환대가 내일의 약속이 될 수 있도록.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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