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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大雪) — 마음에도 눈이 쌓이는 날

by 다움 김종훈 살뜻한 이웃

며칠 전 서울엔 큰 눈이 내려 손해보험 출동이 잦았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자연 앞에서 인간의 속도는 잠시 멈추고, 도시의 소음도 잦아드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오늘, 절기상 대설(大雪).

눈처럼 하루도 차곡차곡 쌓여 우리 삶을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녹아 사라지는 것 같아도 다시 내리고, 흔적이 남고, 또 새로 쌓입니다.


어제는 참 많은 사람과 마음이 오갔습니다.

초등학교 동기 송년회, ROTC 진주지회 송년 행사, 송영기 선배님의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 북토크와 뒤풀이까지…

연말의 온기가 가득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덕분에 교사 축구 모임과 재즈 페스티벌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대신 오래 남을 따뜻한 관계와 이야기 한 줌을 품어 돌아왔습니다.


《고등학생운동사》 북토크 — 단절 너머, 다시 이어지는 흐름


오늘 오후에는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빈둥 활동가와 함께

〈고등학생운동의 단절과 연결〉을 주제로 대화를 나눕니다.


전교조 경남지부 3층, 창원 성산구 비음로53

2025.12.07(일) 13:00~15:30

주차는 건물 옆 공영주차장 이용


누군가의 학생 시절 투쟁과 목소리가

다른 누군가의 오늘을 흔들고, 또 새로운 내일을 열 수 있다면—

그것이 연결이고, 전승이며, 기억의 일입니다.

저는 오늘 다시 질문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과거의 운동과, 지금의 교실과, 다음 세대와 만남, 그리고 진주참여연대 지방자치위원장 심인경님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아침의 (齊誠日) — 살아서 마음을 고치다


오늘 아침, 테니스장에서 몸을 풀고 뜨거운 물로 샤워하며 마음을 조금 비웠습니다.

그리고 성덕도 진주교화원에서 제성일 공부를 하며 다시 한 문구 앞에 멈춰 섰습니다.


生也心改 死也何改

살아 있을 때 마음을 고쳐야지,

죽고 나서는 무엇을 고칠 수 있겠는가.


욕심·서운함·조급함이 눈처럼 소복이 쌓이지만

또한 오늘, 지금, 살아 있는 시간이기에

그 마음을 돌리고 고칠 수 있음을 배웁니다.

자신을 닦는다는 것은 죽음 이후의 과제가 아니라, 오늘의 일이라는 가르침.

그래서 다시 한 번 자성하고, 내려놓고, 채우는 연습을 했습니다.


대설의 마음으로 오늘을 쌓는다


대설은 단순히 큰 눈이 오는 날이 아니라

삶이 한 층 더 쌓이는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의 만남, 오늘의 공부, 오후의 북토크까지—

모든 순간은 서로 닿아 우리 마음에 층위를 남깁니다.

만약 오늘 이 흐름 속에 함께 걷고 싶은 분이 있다면,

저는 기꺼이 손을 내밀어 한 자리를 내어드리고 싶습니다.


이야기는 사람을 만들고,

한 사람의 움직임은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깨우니까요.


오늘, 대설의 쌓임 속에서

나를 조금 더 열어두는 하루가 되기를.

고요히, 천천히, 마음에도 흰 눈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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