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작동했지만 잘못된 곳에 떨어지다.
‘치올코프스키’라는 구소련의 과학자가 있었다. 1903년 그는 뉴턴의 ‘작용-반작용’의 운동법칙에 기반해서 연소가스를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가는 로켓을 위한 방정식을 만들어 발표하였다. 또한, 연료를 다 쓴 로켓 구조물 일부를 과감하게 털어 버려야 로켓이 더 큰 가속력을 갖고 날아 오를 수 있다는 ‘다단로켓’의 개념 또한 처음으로 언급하였다. 이 밖에 액체연료 로켓, 우주정거장 그리고 우주엘리베이터와 같은 개념들을 언급하여 근대 로켓개발의 출발점을 제시하였다.
한편, 1920년대 미국의 ‘로버트 고다드(Robert H. Goddard)’는 최초의 액체추진 로켓을 점화하여 실제로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림으로써 치올코프스키의 아이디어가 실현가능함을 보였다. 사람 키 두 배 정도의 높이에 약 12m 밖에 올라가지 않았지만 그는 로켓이 초음속으로 연소가스를 뿜을 수 있는 노즐(nozzle) 형상을 설계하고, 길쭉한 로켓이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자세제어 장치(gyro)를 추가하였으며, 연료와 산화제를 별도의 탱크에서 뽑아내어 연소실로 보내는 ‘펌프(pump)’ 개념도 실현하였다. 로켓으로 달까지 갈 수 있다던 그의 야심찬 주장에 ‘밀어낼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 로켓 추진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기사를 올려 이해부족을 드러냈다가 1969년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하기 전날 그에게 사과했던 세계적인 언론사 뉴욕타임즈의 일화는 아직도 유명하다.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후,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경쟁(space race)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었던 두 로켓과학자 베르너 폰 브라운과 세르게이 코롤레프도 근대의 로켓 개발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죽고 나서야 세상에 그 이름이 알려진 세르게이 코롤레프는 현재 러시아에서 쓰고 있는 우주로켓의 원형을 만들었는데 그가 개발한 보스토크(vostok) 로켓은 인류가 그 동안 태어나고 자라고 또 죽어간 지구의 대기권 밖으로 ‘유리 가가린(Yuri Gagarin)’을 탈출시킴으로써 그를 인류 최초의 우주인으로 기록되게 하였다. 한 때 독일 나치에 속해 영국을 공격하는데 쓰인 공격용 로켓 V-2를 개발한 베르너 폰 브라운은 독일의 패색이 짙어진 시기, 미국으로 망명하여 인류를 최초로 달로 보낸 로켓, ‘새턴V’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로켓은 최근에 개발된 스페이스 엑스(Space X)의 스타십(Starship) 이전까지는 인류가 개발한 가장 큰 로켓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새턴V는 과거 치올코프스키가 이야기했던 대부분의 개념 즉, 액체로켓 엔진, 다단로켓 등의 개념이 실현되었으며, 우주인 3명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달에서 달리는 연료전지 자동차까지 달로 실어 보낼 수 있는 ‘지구탈출의 힘’을 보여주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미국의 스페이스 엑스, 블루 오리진 등과 같이 정부가 아닌 기업들이 우주로켓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는 팰콘9이라는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여 우주로 인간이나 위성과 같은 물체를 실어 나르는 비용을 최대 10배 가까이 떨어뜨림으로써 바야흐로 우주산업의 문을 열어 젖혔다. ‘인류가 너무 늦기 전에 다행성종(multi-planetary species)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공상과학을 좋아하던 청년이 우주를 대상으로 꿈을 펼치면 어디까지 그가 상상했던 것을 실현하는지 지켜볼 수 있어 두근거리기도 한다.
이렇듯 로켓은 지난 세기에 개념이 확립되었고, 테스트되었으며 이제는 인류 더 나아가 한 문명을 지구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검토할 정도로 발달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 문명을 진일보시킬 수 있는 도구가 최근 들어 지구 한 편에서 문명을 파괴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슬픔과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인류를 지구라는 요람에서 벗어나 새로운 행성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줄 로켓이 ‘미사일’이라는 이름의 가공할 무기로 변신하여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존재가 되는 것을 보며 로켓기술의 발전에 비해 한없이 더딘 인간 본성의 진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