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 designer base pay relative to US
얼마 전 직장 동료랑 이야기하다가,
미국으로 나온 지 어느덧 13년 차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뒤, 직장동료가 물어봤다.
찬, 한국에 돌아갈 생각 있어?
이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언제든, 좋은 사람과 좋은 여건이 마련된다면, 돌아갈 수도 있지. 하지만, 한국에서의 디자이너 처우가 여기 미국과는 많이 다르다고
심증으로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링크드인 포스트가 눈에 띄어 가져와봤다. 저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 디자이너 Artiom Dashinsky로 미국의 급여 정산 시스템인 Pave에서 데이터를 받아서 분석했다고 한다.
다음의 표는, 46개국에서 같은 레벨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기본급 (디렉터는 디렉터끼리, 시니어는 시니어끼리)을 미국 기준으로 백분율로 나타낸 표이다. (물론, 디자이너의 직함이 UX 디자이너, 비주얼 디자이너, UX 리서처 등 다양한데, 개인적으론 Product designer로만 비교한 게 아닐까 싶다.)
미국이 연봉 1억을 기본급으로 준다고 가정하면, 스위스는 2위로 8천4백5십만 원, 아일랜드가 7천4백7십만 원으로 3위, 호주가 6천8백9십만 원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유럽에 있는 나라들 사이에,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6위로 가장 위에 있으며, 그다음이 15위 일본, 그리고 한국은 4천4백9십만 원으로 21위에 머물렀다.
여기서부턴, 개인적으로 위의 데이터를 조금 더 확장해 보았다. 전 세계 생활비를 상대적으로 비교한 데이터가 있을까 해서 검색해 봤는데, 2023년 기준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비교한 데이터가 있었다. (생활비 지표는 OECD, Worldbank, IMF, Eurostat을 기준으로 계산했다고 한다.)
미국보다 생활비가 높은 나라는 스위스, 이스라엘, 덴마크였고, 한국은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생활비가 28% 적게 든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주로 유럽 국가가 북미 국가들이 높은 순위에 있었고, 싱가포르, 홍콩, 일본과 한국이 10위권 후반대, 남미 국가나 동남아시아가 생활비가 다소 저렴한 편임을 알 수 있었다. 태국이나 베트남의 경우 미국에 비해 약 70% 정도 생활비가 덜 드는데, 은퇴하고 가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프로덕트 디자이너 연봉과 생활비를 모두 고려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이 두 가지 지표를 한꺼번에 보기 쉬운 지표가 구매력 평가 지수(Purchasing power index, PPI)이다. 미국을 기준(100%)으로 높으면 그 나라의 디자이너들은 조금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뜻이며, 낮으면 상대적으로 덜 여유롭다는 뜻일 것이다. (물론, 미국 실리콘 벨리나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사는 것과 교외 지역에서 사는 것에는 분명 생활비 차이가 있다. 다만 국가별로 비교하기 위해 지역의 편차는 무시했다.)
계산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연봉 인덱스에서 생활비 인덱스를 나눴다. 연봉이 높을수록, 생활비가 낮을수록 구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대적인 경향성은 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둥... 그리하여 나온 데이터는
예상외로 우크라이나와 인도가 상위권에 속해 있고 (생활비가 뒤에서 1, 2등), 미국, 아르헨티나, 슬로바키아가 공동 3등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인덱스에서 하위권에 있던 나라들이 대거 구매력 평가지수에서는 상위권에 속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45개국 중에 중하위권 30위로 나타나서 내 심증이 맞았구나라는 기쁨도 잠시, 씁쓸함은 지울 수가 없다.
물가가 비싸다고 소문난 스위스(24위, 67%)도 디자이너로서 한국보다 조금 여유롭게 살 수 있으며, 생활비가 한국(21위, 71.5) 보다 높았던 호주(6위, 96.4)나 일본(19위, 74.7)도 디자이너 연봉이 한국(21위 44.9)에 비해 높아(각각 4위 68.9, 15위 53.1), 구매력 평가지수에서도 한국보다 높은 중상위권 (17위, 18위)을 유지했다. 또한 베트남은 낮은 생활비(43위 29.8), 싱가포르(6위 64.8%)는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으로 한국에 비해 비교적 디자이너로서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결론은 디자이너로서 한국에서 보다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살려면,
영어권 국가로는 미국(4) - 싱가포르(10) - 호주(17) - 캐나다(20)
아시아 국가로는 베트남(9) - 싱가포르(10) - 일본(18)
인도나 중국은 왜 뺐냐고 물어본다면...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