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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인문기행』24.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

(제22일 차 / 산 마르틴 델 카미노 ~아스토르가

by 소울메이트


24.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


♧ 오늘의 코스


오늘(10.17)의 코스는 산 마르틴 델 카미노(San Martin del Camino)를 출발하여 ▷ 아스토르가(Astorga)까지 이동거리가 30km를 7시간 동안 4만 2천 보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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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피탈 오르비고의 짝사랑


오스피탈 오르비고 다리는 19개의 서로 다른 아치로 연결되어 있는데, 중세 스페인에서 건설된 다리 중 가장 긴 다리다. 이 다리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모델인 '돈 수에로' 전설을 연관시켜 스페인 사람들은 이 다리를 ‘명예의 길’라고 부른다.


15세기 레온 출신 기사 '돈 수에로'는 한 여인을 짝사랑하게 되었는데 여인의 무관심을 견디기 어려워 ‘사랑의 감옥’에 갇힌 몸이라는 의미로 매주 목요일에는 목에 쇠고리를 달고 다녔다. 그는 왕에게 300명의 기사를 창으로 굴복시키면 쇠고리를 풀겠다고 맹세하였다.


그는 창 시합을 시작하여 3백 명의 기사들과는 싸우지 않았지만 한 달간의 실적만으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아 쇠고리를 풀게 되었다. 이로써 명예를 회복하고 나서 산티아고까지 순례를 떠났다. 24년 후에 그는 ‘명예의 길’에서 자신이 창으로 무찔렀던 기사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였다.


매년 6월 초에는 오르비고 다리 옆 울타리 안에서 돈 수에로를 기리기 위한 마상 창 시합(Paso Honroso을 열어 중세 기사들이 결투를 벌이는 재현 행사가 진행된다. 그 경기장 잔디밭에 코스모스라도 심었다면 가을의 정취를 강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스페인 사람들은 코스모스를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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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보고의 현현


비야반테(Villavante) 마을의 전설에 따르면, 중세 시대에 한 순례자가 병으로 인해 더 이상 걷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했던 모양이다. 그는 이 마을에 도착하여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고, 마을 교회에서 기도하던 중 갑작스럽게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 기적적인 건강 회복 사건 이후, 많은 순례자들이 이 마을을 지나며 건강과 회복을 기원하게 되었다. 또한, 이 마을은 성모 마리아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 곳으로 여겨졌다. 순례자들이 이 마을을 지나며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면, 그녀가 그들을 보호하고 인도해 준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 마을 근처의 샘물은 성스러운 물로 알려지며, 이 물을 마시거나 몸에 바르면 병이 낫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단다. 많은 순례자들이 이 샘물을 마시기 위해 이 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산티바네스 데 발레이글네시아(Santibáñez de Valdeiglesias)의 가장 유명한 전설 중 하나는 성 야고보(Saint James)가 현현한 기적이다. 한 순례자가 이 마을에서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성 야고보가 나타나 그를 도와주었다고 한다. 성 야고보는 순례자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의 여정을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마을의 교회에 있는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은 병이 치유되고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믿었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이 마을은 성모 마리아의 보호를 받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을 지나는 순례자들은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하며 보호를 기구하면, 그녀는 순례자들을 안전하게 지켜주었다고 한다. 산 후스토 데 라 베가(San Justo de la Vega) 마을은 중세 시대에 한 순례자가 이 마을을 지나며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성 후스토가 나타나 그의 여정을 도와주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는 순례자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의 여정을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어떤 병든 순례자가 이 마을 샘물에서 물을 마시고 병이 나았다는 전설도 전해오고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순례자들을 친절하게 맞이하고, 음식과 숙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여정을 도와주었다.


매년 성 후스토를 기리는 축일 행사가 이 마을에서 열린다. 이 축제는 마을 주민들과 순례자들이 함께 모여 성 후스토의 기적과 축복을 기념하며, 다양한 종교 행사와 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마을은 성 후스토의 상징물로 장식되며,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축제에 참여한다.


♧ 가우디의 주교궁을 카미노 박물관으로

아스트로가(Astorga)에는 로마 시대부터 중요한 교차로였으며, 순례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다양한 전설과 기적의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온다. 성토리비오(San Toribio)는 이교도들과의 싸움에서 마을을 보호하고, 기적적인 방법으로 많은 병자들을 치유했다고 한다. 그의 유해는 아스트로가 대성당에 안치되어 있는데 많은 순례자들이 그의 축복을 받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중세 시대에 한 마을의 주민이 성모 마리아의 환영을 보고, 그녀의 축복을 받았다고 전한다. 이후 이 성모상은 많은 순례자들에게 병을 치유하고 어려움이 해결하는 기적들이 일어났다. 이 성모상은 현재 아스트로가 대성당에 보관되어 있기에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아 기도한다.


또한 한 전설에 의하면 성 야고보(Saint James)가 순례자들에게 현현하여 그들의 여정을 도와주고, 기적적인 사건을 일으켰다고 한다. 아스트로가에는 로마 시대의 유적들이 남아 있으며, 이들 유적과 관련된 전설들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로마 병사가 이곳에서 성스러운 경험을 하고 기독교로 개종했다고 한다.


아스토르가의 성벽 위에 보이는 하얀색 화강암 건물은 19세기말 스페인 유명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네오고딕양식으로 화려하게 건축된 주교 궁전이다.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카미노 박물관은 1962년에 설립되었다.


아스토르가의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인 가우디 궁전(Palacio Episcopal de Astorga)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 궁전은 현대 건축의 거장인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가 설계한 독특한 양식의 건물로, 자체만으로도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카미노 박물관은 산티아고 순례길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 유물들을 보관하고 전시하고 있다. 주요 전시물들은 순례자들이 사용했던 옛 지도, 기념품, 성물, 조각품, 중세 시대의 종교 예술품 등이다. 순례길의 발전 과정과 순례자들의 삶에 대한 역사적 기록들도 전시되어 있어, 순례길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박물관은 상설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별 전시회와 문화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또한, 레온에서 활동을 하는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순례길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강연, 워크숍, 그리고 순례자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 등이 개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했던 무어인들을 무찌르는 산티아고의 모습을 그린 르네상스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지만 내 마음에는 들지 않았다. 기독교 성인인 산티아고가 어떻게 칼로 이슬람교도들을 무찌르는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수호신이 산티아고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겠지만 자기 종교를 강화하기 위해서 이교도의 목숨을 앗아도 되는가? 기독교의 정신이 ‘사랑’이고 신은 ‘사랑’이라면서 이교도를 칼로 무찌르는 것을 어찌 종교 지도자의 업적으로 기릴 수 있는가? 묻고 싶다.


카미노 박물관은 아스토르가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용이하며, 가우디의 건축물과 순례길의 유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순례자들이 찾는 명소로 각인되고 있다.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웠지만 6€의 입장료를 내고 주마간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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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 작품은 레온에서 본 카사 보티네스나 15여 년 전에 바르셀로나에서 두 번이나 가족 교회를 보았기 때문에 미술에 문외한인 나이지만 그의 작풍이 눈에 익는다. 안토니우스 가우디는 스페인 태생으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활동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의 한 사람이다. 그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스타일은 아르 누보와 모더니즘을 결합한 것으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유기적이고 곡선적인 형태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가우디의 작품 세계는 자연의 형태, 색상, 텍스처를 건축에 반영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건축 구조에서 곡선과 유기적인 형태를 즐겨 사용했다. 가우디는 전통적인 건축 기법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구조와 디자인을 도입했다. 그는 곡선형 지붕, 파사드, 창문 등을 많이 사용했다. 가우디는 세라믹 타일을 이용한 모자이크 기법인 트렌카디스(trencadís)를 활용하여 다채로운 색상의 장식을 많이 사용했다. 또한 그는 건축의 기능성과 미학을 동시에 고려하여 디자인했다.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중시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La Sagrada Família)은 미완성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되었다. 그 외 구웰 공원(Park Güell) 카사 바트요(Casa Batlló), 카사 밀라(Casa Milà, La Pedrera), 구엘 저택(Palau Güell) 등이 있다.


그의 독창적인 스타일과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은 많은 건축가들에게 독창적인 영감을 주었으며,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건축물 덕분에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도시가 되었다.


♣ 무신론자 또는 악인도 부귀를 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삼성 창업자 이병철의) 질문 15. 신앙이 없어도 부귀를 누리고, 악인 중에도 부귀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이 많은데 신의 교훈은 무엇인가?


악인이 부귀와 안락을 누리는 불공정한 현실을 볼 때 신의 존재를 의심하기 쉽지만, 차동엽 신부는 이를 만든 주체는 인간이며, 인간이 스스로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신은 악인에게도 회개의 기회를 주는 자비를 베푸시지만, 끝내 개전하지 않는 자는 사후에 심판을 받는다고 말한다(차동엽: 질문 15에 대한 대답/차동엽: 176-184).


그러나 김안제 교수는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기에 인간의 길흉화복은 신앙 여부가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과 행위에 달려 있다고 본다(김안제: 755).


이어령 교수도 신앙과 부귀는 별개의 문제로, 신앙은 부귀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는 내적 힘이라 강조한다. 예수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다”는 부귀가 아니라 생명과 사랑을 구하라는 뜻이며, 물질적 부는 세상에 맡길 일이다. 결국 신의 교훈은 부귀보다 영혼의 성숙과 사랑, 정의, 회개의 삶을 추구하라는 데 있다(이어령: 48-50).


무릇 신앙이 없거나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부귀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들에 대한 신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첫째, 대다수 종교는 인간에게 자유 의지가 있으므로 각 개인이 자기 선택에 따라 행동하고 그 결과를 감수한다. 따라서 악한 행동을 통해 부귀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둘째, 신앙에서는 물질적인 부와 안락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으로 궁극적인 행복이나 만족을 보장하지 않는다. 진정한 평화와 기쁨은 내적인 성장, 선행, 그리고 신과의 관계에서 형성된다고 가르친다.


셋째, 많은 종교 전통에서는 세상의 고난과 불공정함이 신의 선택으로 여김으로써 부귀와 안락을 누리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시련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는 신의 뜻이나 교훈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넷째, 많은 종교가 이 세상의 삶이 끝난 후 내세에서의 심판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부귀와 안락을 누린 악인에게는 궁극적으로는 신의 정의와 도덕적 기준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이생의 삶만을 대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죽음 이후의 영원한 삶을 포함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세상의 많은 사건들은 공익과 사랑의 실체인 하나님을 부정할 근거가 될 수 없다. 결국 종교인은 신의 가르침에 따라 선을 행하고, 타인을 사랑하며, 공동체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 물질적인 성공이나 쾌락보다는 도덕적이고 영적인 가치가 더 중요하다. 신의 가르침은 물질적인 성공을 초월하여 내적 성장과 도덕적 삶을 중시하며,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사랑과 정의에 기반을 두어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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