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받는다는 것,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
신랑과 지난 5년간 많은 이야기와 갈등을 겪으면서, 회사 안에서 내가 가르치는 사람들과 수업을 하면서
막연히 생각하던 '대화'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정립하게 된 것 같다.
'말'이란 것의 정의를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외부로 표출하는 것.
하지만 '대화'를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것.
'주고받다'라는 것 안에 어쩌면 대화의 키 포인트가 숨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혼자 이야기하고 떠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듣고 바라볼 때 의미가 있어지는 것.
그것이 대화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대화를 잘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가가 아니라 상대방을 얼마나 유심히 바라보고 상대의 이야기를 얼마나 잘 듣고 있는가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사람들과 즐겁고 편안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상대의 이야기를 어떻게 잘 들어야 할까에 대해서는 정작 고민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놀라움을 느꼈다.
어떻게 듣는 것이 잘 듣는 것일까? 경청이란 것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때때로 열심히 들은 것 같은데도 대화가 산으로 가거나 왜인지 모르게 찝찝함을 남기는 것 같을 때는 왜 있는 걸까? 나름대로 노력했는데도 나의 말만 많았던 것 같은 불편하고 미안한 기분은 왜 드는 걸까?
나도 상대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상대방의 삶을 듣고 싶은데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이러한 의문점을 잔뜩 안고 각종 글과 영상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정리해 보니 어쩌면 단순한 결과가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 내용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상대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관심을 표현할 것.
2.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세 가지에 집중할 것.
3. 나의 이야기를 꺼낼 때 상대를 볼 것.
상대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관심은 사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에서 시작했다.
상대와 마주하는 것, 자세를 열고 바르게 하는 것, 몸을 앞으로 살짝 기대는 것, 시선을 맞추는 것, 편안히 있는 것.
각각의 태도에서 사람들은 '상대가 나와 대화가 하고 싶구나', ' 내 이야기를 듣고 싶구나', '관심과 기대가 있구나'라고 느낀다고 한다.
어쩌면 굉장히 사소한 것인데도 생각보다 사람들은 이야기할 때 다른 곳을 보며 이야기할 때가 많기도 하고 비스듬히 앉아 대화하거나 팔짱을 끼고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위 내용을 인지한 후에 눈에 많이 들어왔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위 태도를 취하지 않아 상대로 하여금 무관심이나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았을지 돌아보게 되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집중해야 하는 세 가지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리는 말할 때 중요한 육하원칙에 대해서 배운다. 하지만 정작 이야기를 들을 때는 육하원칙을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를 들을 때도 육하원칙을 떠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무엇을' '어떻게' '왜'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하는 말이 무엇을 담고 있는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는가, 그 말을 하는 의도는 무엇일까에 집중하면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련지어 질문이 떠오른다. 이 질문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내 이야기를 잘 듣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되고 나 역시 상대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경험이 쌓이게 된다.
그럼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이야기만 잘 들으면 되는 것일까? 또 그렇지는 않다.
때때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지,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갑갑해졌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내가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상대에게 무례함이 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상대가 말이 없을 때 내가 힘겨움을 느낄 수도 있기에 우리는 적절히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내 생각을 표현하면 될까? 내 생각의 표현에도 상대에게 힌트가 있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반응하는 경우라면 위에서 다룬 내용을 적용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상대를 보다 보면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할지를 찾기가 쉽다. 상대방의 표정, 행동, 주변 상황들을 살피고 이를 언급하며 대화의 서두를 꺼내는 것이다.
결국 대화라는 것은 '상대'에게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누구와 대화하냐에 따라 대화의 내용도, 감정도, 대화 후의 상황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오늘 나는 누구와 대화하고 싶은가? 그 누군가의 생각과 감정을 깊이 있게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누군가와 연결되고 나누고 공유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나의 삶 속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많이 나타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