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이 뒤바뀐' LHS 1903 행성계
태양계는 암석으로 구성된 내행성(수성~화성)과 두꺼운 대기층을 갖춘 가스형 외행성(목성~해왕성)이라는 뚜렷한 구조적 특징을 지닌다. 그간 천문학계는 이러한 행성 형성 패턴을 기준으로 은하계 전역의 행성계를 이해하려 노력해 왔지만, 최근 버밍엄 대학교 연구진을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기존의 과학적 이해를 완전히 뒤흔드는 이례적인 행성계를 발견했다.
유럽우주국(ESA)의 외계행성 탐사 위성(Characterising Exoplanets Satellite: CHEOPS)을 통해 관측된 차갑고 희미한 적색왜성 'LHS 1903' 시스템은 총 4개의 행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 내부에서 '반지름 계곡(radius valley)'이라 불리는 행성 크기의 분포 격차를 확인했으며, 무엇보다 가장 바깥 궤도에 위치한 네 번째 행성이 가스형 거대 행성이 아닌 '암석형 행성'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해당 행성이 형성될 당시 원시 행성계 원반의 가스가 이미 고갈된 상태였음을 시사하고 이처럼 '가스 고갈 환경'에서 행성이 형성된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견은 행성 형성 과정에 대한 기존 이론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Wilson, T., Simpson, A. M., Collier Cameron, A., et al. (2026). Gas-depleted planet formation occurred in the four-planet system around the red dwarf LHS 1903. Science. https://doi.org/10.1126/science.adl2348
반지름 계곡 (radius valley)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을 관측한 결과, 반지름이 지구의 약 1.5배~2배 사이인 행성이 다른 크기대에 비해 현저히 적고 반지름 계곡의 왼편(분홍)은 암석형 행성, 오른편(파랑)은 가스형 행성이라는 분류 체계를 갖게 됐다.
LHS 1903의 네 번째 행성은 가장 바깥 궤도에 위치함에도 반지름 계곡의 왼쪽에 위치해 있었다.
이미지 출처: Fulton, B. J., Petigura, E. A., Howard, A. W., et al. (2017). The California-Kepler Survey. III. A Gap in the Radius Distribution of Small Planets. The Astronomical Journal, 154(3), 109. https://doi.org/10.3847/1538-3881/aa80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