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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건우 Dec 09. 2022

당근마켓 전문가모드 광고의 가능성과 한계

당근마켓은 정말 엄청난 스타트업입니다. 2015년 출시 이후 누적 가입자 수가 3,000만명이 넘고, 월간 사용자 수(MAU)가 1,800만명이나 되는, 흔히 말하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앱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사용자가 이용을 하더라고 무료 서비스의 한계로 인하여 지속적인 적자인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용자가 사용하는 플랫폼들은 언제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고, 그중에서 가장 확실하게 매출을 낼 방법은 당연히 광고입니다. 이미 구글, 메타, 네이버, 카카오가 무료 서비스로 시작해서 많은 사용자를 모은 후에는 서비스에 광고를 적용하기 시작해서 엄청난 매출을 올릴 수 있음을 증명하였고, 이제는 당근마켓도 그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당근마켓 전문가모드 광고" 가 2022년 11월에 출시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매출을 위해서 당근마켓이 더 빠르게 본격적으로 서비스에 광고를 적용할 거라고 생각하였는데, 정말 오랜 기간을 잘 참아낸 것 같습니다. 서비스의 본질을 유지하는 것과 당장의 매출을 선택하는 것 중에서 당근마켓은 서비스의 본질을 선택하는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하였고 그 결과 장기간 수많은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출시한 당근마켓 전문가모드 광고가 어떤 광고인지, 어느 정도 효율이 나올지, 경쟁 광고들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는지 마케터로서 매우 궁금하였고, 빠르게 작은 광고비로 여러 번을 테스트하였습니다.

당근마켓 전문가모드 광고 - 출처 당근비즈니스

당근마켓 전문가모드 광고의 가장 큰 특징은 결국 "아웃링크"의 허용입니다. 기존의 "간편모드" 광고가 지역기반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정적인 광고였다면, 이번 광고는 클릭 후 외부 연결을 당근마켓이 허용하면서, 이제는 수많은 회사들이 커다란 광고비를 사용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MAU가 1,800만명이나 되기 때문에 노출은 경쟁 광고들에 비해서 크게 부족하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더 이상 당근마켓은 특정 지역이나 특정 나이대만 주로 사용하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업종, 서비스, 상품과 관계없이 수많은 회사들이 광고를 진행해도 상관없을 정도의 사용자가 충분히 모인 상태인 것 같습니다.

  

현재는 디스플레이 광고만 가능


이 광고는 아직은 오로지 DA(Display ad) 광고만 가능하고 검색광고는 준비 중입니다. DA 광고라고 하면 결국 경쟁광고는 카카오 DA, 네이버 DA, 구글 DA 등 너무나 막강한 경쟁 광고들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광고 세팅에서 지역, 성별, 연령 구분까지야 다른 광고들과 큰 차별성은 없어 보이는데, 관심사 타겟이 유독 관심을 끌었습니다. 다른 광고들도 당연히 관심사 타겟이 있지만 당근마켓은 체류시간(월 평균 2시간2분)이 현재 이커머스중에서 매우 높은 상황이므로, 이 체류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타겟만 구분해 준다면 다른 광고에 비해 효율이 높을 수 있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 관심사 타겟은 베타 상태로 당근마켓도 아마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적절한 타겟을 구분하고 개선을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온라인 광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CPC(Cost Per Click)는 기본 200원으로 정해진 상황입니다. 이 정도 CPC라면 다른 경쟁 DA 광고와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모드 광고가 나온다고 할 때 제가 가장 궁금하면서도, 가장 걱정했던 건 기본 CPC 가격이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광고가 처음인 당근마켓이 처음부터 욕심을 내서 높은 CPC를 책정하면 너무나 냉정한 광고주들과 마케터들은 이 광고를 제대로 여러 번 테스트 하기보다는 기존에 진행하는 익숙한 광고로 돌아가게 됩니다. 특히나 DA 광고는 현재 몇 년간 한국에서 네이버, 카카오, 구글을 상대로 경쟁을 해서 제대로 살아남은 광고가 몇 개 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당근마켓도 이 부분은 많이 고민하고 준비한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기본 CPC 200원으로도 충분히 노출을 해주면서 클릭까지 나오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 광고 오픈 후 초반이라서 경쟁이 심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무리하게 CPC를 올리지 않아도 충분히 노출 및 클릭이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광고비를 사용해서 실제 효율만 나오는 게 확인이 되면, 다음부터는 광고비를 크게 늘리기 시작하고 경쟁으로 인해 CPC가 점점 올라가더라도 절대로 광고를 쉽게 멈추는 광고주나 마케터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규 광고들은 초반에 자신들의 경쟁력을 생각하지 않고, 대형 경쟁 광고들과 비슷한 CPC를 유지하다가 대부분 광고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네이버, 카카오, 구글의 광고 상대로 노출량이 높지도 않고, 광고 전환 효율이 높지도 않고, 타겟팅이 정확하지도 않고, 사용자 신뢰도가 높지도 않으면서 비슷한 CPM, CPC를 유지하는 건 스스로의 경쟁력을 포기하는 경우입니다.


신규 광고가 빠르게 광고 시장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대형 광고주 소수보다는 소형 광고주 다수가 있는 게 유리하고, 일단 처음에는 경쟁 광고보다 조금 저렴한 CPC를 유지하면서 광고주나 마케터들이 여러 번 실제 테스트를 하게 하면서 효율이 나오는 광고 소재나 세팅을 찾는 시간을 주는게 중요한데, 다행히 당근마켓은 그 부분을 놓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DA 광고이지만 배너가 너무 작은게 단점

실제 광고 테스트를 여러 세팅으로 20개 이상의 다양한 소재로 진행해 본 결과, 당근마켓 전문가모드 광고는 DA 광고로서는 충분히 노출도 좋고, 클릭도 좋고, 실제 전환 효율도 좋게 나온 상황입니다. 아직 광고가 초반이기는 하지만 효율은 기대 이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연령층과 관심사 세팅에 따라서 광고 효율 차이가 매우 크게 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여러 테스트를 통해 당근마켓 사용자들이 원하는 광고 소재나 세팅을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DA 광고로서는 조금 약점일 수도 있는데, 광고 소재에서 배너 영역이 너무 작다는 점입니다. 배너가 너무 작다 보니 무언가 특색있는 광고 배너를 만들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다만 이건 마케터나 광고주의 입장에서의 불만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가 사용하는 서비스가 광고로 채워지는 걸 싫어하므로 충분히 당근마켓이 이런 결정을 한 이유가 이해가 됩니다.


다만 배너가 작다보니 사용자들이 광고인 줄 모르고 클릭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고, 이렇게 되면 광고 효율은 떨어지므로, 차라리 아예 더 확실하게 광고 영역을 구분하여서 광고 효율을 높이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건 아마 나중에 당근마켓이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한 후에, 적절한 광고 영역이나 배너 크기가 조정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외 광고 보고서, 광고비 충전 등 여러 부분에서 아직은 조금 부족한 점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이건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모든 게 다 부족해도 마지막에 광고의 실제 효율 좋기만 하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당근마켓 비지니스 광고 배너

짧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테스트를 진행하였고 기대 이상의 효율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가능성이 보이는 DA 광고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미 진행하고 있는 DA 광고들을 대신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는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냉정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카카오, 네이버 대비 광고 효율이 아주 뛰어나거나, 압도적인 점유율이나 노출량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구글에 비해서는 광고의 자동화가 너무 부족합니다. 한국 온라인 광고들의 공통적인 약점이 마케터의 역량에 따라 광고의 효율 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는 점인데, 구글은 광고소재, 노출영역, 타겟팅을 점점 자동화시키면서 광고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조차도 효율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주고 있고, 이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근마켓 광고를 통해 처음부터 큰 효율이 나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만약 효율이 안 나오는 경우에 과연 어떤 식으로 광고효율을 올릴 방법을 찾아줄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당근마켓 검색광고 업데이트 예정


디스플레이 광고는 가능성은 보이지만 한계도 보이므로,  일단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근마켓에서 준비 중인 검색광고(search ad)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색광고는 타겟팅의 자동화나 소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그저 사용자들의 검색에 따른 노출 위치 그리고 CPC만 적당하다면 광고로서의 경쟁력을 가지게 됩니다. 당근마켓은 사용자들이 본인들이 원하는 상품을 많이 검색하므로 어찌 보면 검색광고가 가장 어울리는 플랫폼인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검색광고는 네이버와 구글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검색광고는 사용자들이 검색을 많이 해야만 나올 수 있는 광고라 디스플레이 광고와 다르게 쉽게 만들 수가 없고, 광고 특성상 효율은 온라인 광고 중에서 최고지만 노출은 적고, 반대로 CPC가 가장 높은 광고인데, 만약 여기서 당근마켓 검색광고가 적당한 노출과 적당한 효율, 그리고 적당한 CPC만 유지할 수 있으면 엄청난 경쟁력을 가진 광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고상품을 찾는 사용자들한테 신상품을 보여줬을 때 서비스 본질이 흔들릴 수 있고, 과연 어느 수준까지 광고를 보여줘야 거부감 없이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마도 DA 광고를 먼저 시작하고 SA 광고는 계속 준비 중인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떤 식으로 당근마켓만의 검색광고가 나올지 매우 기대가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당근마켓은 자원 재사용을 추구하는 ‘중고거래’,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웃끼리 유용한 지역 정보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동네생활’, 동네 다양한 가게 정보를 모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 근처’ 등 대표 서비스 대부분 무료로 제공하였고, 본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오랜 기간 지키면서도 유니콘으로 성장한 정말 보기 드문 스타트업입니다.


그러나 점점 늘어나는 사용자 대비 수익 모델이 없다 보니 점점 적자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일부 사용자들의 불만과 이탈을 감안하더라도 당장 중고거래에 수수료만 적용하더라도 큰 매출을 낼 수 있었고, 그 외 다양한 방법으로 지금보다 조금 더 쉽게 수익을 낼 수 있었음에도 당근마켓은 자신들의 본질을 쉽게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제는 이익이 나는 매출이 필수인 상황이 되었고, 당근마켓도 그걸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수많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찾는 중이지만 결국 안정적인 큰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광고가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구글, 메타, 네이버, 카카오 모두 광고로 인한 매출이 가장 크고, 결국 대부분 플랫폼의 마지막은 광고 사업입니다. 그러나 광고로 큰 매출을 내지만 지나친 광고로 인해 무너져가는 플랫폼들도 너무 많았습니다. 서비스의 본질을 지키면서 광고를 운영을 하는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당근마켓이 과연 본인들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사용자들과 광고주들 양쪽이 만족할 만한 광고를 만들 수 있을지가 궁금해지는 상황입니다. 정말로 어려운 길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당근마켓이라면 이걸 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를 하고, 한명의 마케터로서 응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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