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설명 방식

by 황희종

공문 언어와 국민 언어 사이에서


공직의 결정에는 항상 설명이 따라야 한다.

정책은
문서로 정리되고,
공문으로 전달되며,
보고서로 기록된다.


그래서 공직의 언어는
오랫동안 공문 중심의 언어로 형성되어 왔다.

정확하고, 형식을 갖추고,
책임의 범위를 분명히 하기 위한
필요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 속에서
설명의 방식은 조용히 바뀌고 있다.

정책은 더 이상 문서 안에서만 읽히지 않는다.

뉴스를 통해 전달되고,
온라인 공간에서 공유되며,
짧은 문장과 화면 속에서 순식간에 이해되거나 오해된다.


이 변화 속에서
공직의 설명 방식도 새로운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공문으로는 설명했지만 국민에게는 설명되지 않은 정책.

형식적으로는 전달되었지만 실제로는 이해되지 않은 결정.

이 간극이 커질수록 정책의 신뢰는 빠르게 약해진다.


공문 언어는 정확성을 지키는 데 강하다.

그러나 국민 언어는 이해를 만드는 데 강하다.

디지털 시대의 정책 커뮤니케이션은
이 두 언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정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해 가능성을 높이는 것.

이것이 오늘의 공직자에게
새롭게 요구되는 설명의 방식이다.


나는 공직을 오래 지나오며
이 장면을 자주 보았다.

정책의 내용은 타당했지만
설명의 방식이 사람들에게 닿지 못했던 경우.

그때마다 느꼈다.

정책은 옳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이해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공직자는
두 가지 언어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공문의 언어로 책임의 범위를 분명히 하고,
국민의 언어로 정책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할 때
정책은 비로소 사회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설명이 어려운 정책일수록 더 쉽게 말해야 한다.

복잡한 정책일수록 더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설명을 단순화하는 것은 정책을 가볍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더 넓게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디지털 시대의 공직은
이제 문서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짧은 문장,
명확한 메시지,
그리고 이해 가능한 언어.

그 속에서 정책의 의미가 전달된다.


공직자의 품격은
얼마나 많은 문서를 남겼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이해되었는가에서도 드러난다.

그래서 설명은 형식이 아니라
책임의 한 방식이 된다.


독자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의 조직은
정책을 설명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문서를 전달하고 있습니까?


공문은 남았지만
이해는 남지 않는 설명은
과연 충분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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