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성취가 AI보다 가치 있는 이유는 그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담긴 고통과 노력 때문이다.
이는 예술의 영역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AI가 생성한 작품과 이 시대의 훌륭한 작가의 작품을 나란히 두고 본다면, 겉으로 보기에는 AI가 생성한 결과물도 충분히 그럴 듯 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인간이 창작 과정에서 겪는 깊은 숙고와 사유, 그리고 인고의 시간이 담겨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작품의 히스토리가 없다.
어쩌면 이것이 인간의 작품과 AI의 결과물을 가르는 가장 본질적인 차이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단순히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그 작품에 깃든 작가의 고통과 노력이 담긴 히스토리에 감탄하고, 그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과연 AI가 만든 작품을 보며 비슷한 영적인 감탄을 느낄 수 있을까? 작품의 깊이와 삶의 영감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예술을 넘어 다른 분야에서도 반복된다. 인간은 이미 수차례 자신을 초월하는 존재를 마주해 왔다.
기계는 인간보다 수십, 수백 배 높은 생산성을 보이며, 인간이 할 수 없는 행위들을 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올림픽과 스포츠는 사라지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단순히 ‘더 잘하는 능력’과 ‘이기는 결과’에만 열광했다면,
인간의 스포츠와 올림픽 경기는 이미 그 의미를 잃었을 것이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한계에 도전하며,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그 서사에 있다. 이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문학적 가치는 어떤 초월적인 존재가 등장하더라도 사라질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만이 인간의 행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고유한 경외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간의 성취와 AI 결과물을 가르는 가장 본질적인 차이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