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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쑤니 Feb 08. 2023

 부부공무원이 아니었는데 부부공무원이 되었습니다. 2편

임용 합격 이후 달라진 것들

그렇게 임용판에 뛰어들었다.


이 소식에 가장 기뻐한 사람은 바로 엄마였다.

드디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현해 주려는 수험생 딸에게 엄마는 반찬을 공수해 주시기 시작하셨다.

아빠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고.

남편은 '이제 와서 왜?'라는 의구심에 가득 찬 얼굴, 시댁에서는 쓸데없는 일을 벌인다고 생각하셨다.


'그래, 아들 혼자 힘들게 돈 번다고 생각하니 속상하셨겠지. 다 이해한다.'


호기롭게 인강을 들으면서 공부에 돌입했다. 공무원 시험이 다 그렇지 않은가.

하면 될 것 같은 희망을 주는 그런 시험.

결론만 얘기하면 재수를 했고 결국 합격을 했다.

초수에 1차 시험 점수가 간당간당했다. 컷 플러스 1.2점. 2차에서 못하지 않았지만 결국 불합격.

'괜찮아, 공인중개사 시험도 몇 년 걸리잖아.'

평소 긍정적인 나는 내년에는 반드시 합격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재수에 들어갔다.

남편은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팍팍 밀어주지는 못할망정.'

재수에서 1차 고득점을 받았다. 컷 플러스 12점. 2차는 적당히 해서 상위권으로 합격했다.


'합격했어요.'


최종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남편과 부모님, 주변에 알렸다.

오히려 담담했다. 이제 그만해도 된다는 안도감,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치열했던 수험생활을 끝내고 교육공무원, 그중에도 교사가 되었다.

 

학원강사가 교사가 되니 달라진 점은 확연하다.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딸이 된 것. 

'이런, 교사가 되어서야 자랑스러워질 수 있다니.'


인간관계가 재편되었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멋지게 살아가고 있지만 타인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내 합격 소식을 듣고 진정 기뻐해준 것은 가족뿐이었으니.

지인들은 학원강사를 하던 내가 '임용고사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잘됐다.'

'축하해!'

그러나 그 후로 연락이 뜸해지면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시험에 붙어서 행복했지만 씁쓸함도 함께 밀려왔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인간관계가 달라졌다. 합격 동기, 발령 동기가 생겼고, 아는 선생님과 주무관 등이 생겨나게 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을까?'


'쌍공'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쌍공은 부부공무원을 말한다. 나도 교사가 되었으니 우리 부부는 쌍공 대열에 합류했다. 

남편은 이제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교사 마누라를 둔 공무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좋겠네. 이제 노후가 폈네.'


그렇다면 부부모임은 어떻게 되었을까?

과거와는 다른 어색함과 궁금증으로 가득해졌을 뿐.

'어떻게 공무원이 된 거지?'

'시험이 쉬웠나?'


운이 좋아 임용에 합격을 했고,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어서, 남편의 노후를 편하게 해 줄 수 있어서 행복하지만, 마음 한 편의 헛헛함은 가시지가 않는다.

학원강사였을 때나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지금이나 나는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 말이다.


- 부부공무원이 아니었는데 부부공무원이 된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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