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NTE / 출처 :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꺾고 2024년 4월 판매량 1위에 오른 현대 아반떼가 한국 세단 시장의 새 판을 짰다. 대형차 위주로 흘러가던 소비자 선택이, 실속형 준중형 세단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을 만든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공개한 판매 실적에 따르면, 아반떼는 4월 한 달간 총 7,099대가 팔리며 그랜저의 판매량 6,080대를 1,000대 넘게 앞섰다. 이는 단발성 결과가 아닌 1~4월 누적 판매량에서도 아반떼는 2만5,687대를 기록해 2만3,483대에 머문 그랜저를 제쳤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전체 승용차 판매 순위에서도 아반떼가 쏘렌토, 카니발에 이어 3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SUV 강세 흐름 속에서 세단, 그것도 준중형 세단이 살아남았다는 건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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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의 약진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 가격, 연비, 상품 구성의 세 요소가 절묘하게 맞물렸다.
특히 주력 모델인 2026년형 아반떼 스마트 트림은 1994만원부터 시작해, 복합 연비 15km/L를 자랑하며, 또한 CVT 무단변속기를 통해 부드러운 주행감까지 갖췄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경쟁력을 갖췄다. 전기모터와 1.6 GDI 엔진의 조합으로 141마력의 출력을 내며 복합 연비는 21.1km/L, 도심 주행 시엔 무려 21.4km/L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스마트 트림 기준 차량 가격은 2,617만원이지만, 세제 혜택 등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약 2,335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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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름값 아끼려면 아반떼 하이브리드”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SUV 대비 연료비는 적고, 차량 크기는 충분해 일상용으로 최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실내 구성도 진화하고 있다. 전 트림에 전자식 룸미러를 기본 탑재하고, 상위 트림에선 하이패스 시스템,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 2열 에어벤트 등 실제 주행 중 체감 가능한 사양이 강화됐다.
준중형 세단이지만 실내 공간은 넉넉하고, 낮은 전고는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 효율에도 기여하고 있다. SUV와 비교해 적재 공간이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도심 주행에선 전혀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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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의 부상은 뛰어난 상품성뿐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전략과 절묘하게 맞물려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서울 ‘크레스트72’에서 열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서 주력 차종을 하이브리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기존 준중형, 중형 위주의 하이브리드 적용 범위를 경소형부터 대형, 고성능 차량까지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14년 만에 기술 개편을 거친 새 시스템은 모터 성능을 대폭 강화해 연비와 출력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대표적으로 팰리세이드 2.5 터보 하이브리드가 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연비는 45%, 출력은 19% 증가했다.
현대차는 이 기술을 전륜 기반 4종, 제네시스 후륜 1종에 먼저 적용하고, 추후 아반떼보다 작은 캐스퍼나 베뉴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를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그 변화의 시작점이다. 전기차급 정숙성과 효율성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내연기관 차량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배터리 전기를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V2L’ 기능도 탑재할 계획이라, 캠핑족 등 실용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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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의 강세에는 시장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기아가 준중형 세단 K3를 단종하고, 후속 모델 K4의 국내 출시 계획을 확정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아반떼의 독무대가 됐다.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아반떼는 그랜저보다 많이 팔리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SUV 위주로 재편되던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아반떼는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고, 그 반란은 이제 설득력 있는 흐름이 되어 그 중심에는 실속형 소비자의 냉정한 선택이 있었다.
‘이유 있는 1등’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아반떼는 작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누구보다 강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