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모듈 개발자가 설명하는 손떨림 보정의 모든 것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소 수는 해마다 올라가지만, 특히 영상 품질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건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손떨림 보정(Image Stabilization)이다.
영상 촬영에서는 프레임 간 흔들림이 누적되어, 아무리 해상도가 높아도 시청 자체가 불편해진다. 사진의 경우 밝은 환경에서는 셔터 속도를 높여 손떨림의 영향을 줄일 수 있지만, 저조도에서 셔터 속도가 느려지면 모션 블러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법은 크게 세 가지다: OIS(광학식), EIS(전자식), 그리고 이 둘을 결합한 HIS(하이브리드). 각각의 원리와 장단점, 그리고 실제 동작 구조의 차이를 정리해본다.
OIS는 물리적으로 렌즈 또는 이미지 센서를 움직여서 손떨림을 상쇄하는 방식이다. 카메라 모듈 내부의 자이로 센서가 흔들림을 감지하면, 액추에이터가 렌즈군이나 센서를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켜 광축을 보정한다.
OIS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렌즈 시프트(Lens-shift) 방식: 렌즈군 일부를 XY 축으로 이동시킨다. 전통적인 방식이며 카메라 업계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센서 시프트(Sensor-shift) 방식: 이미지 센서 자체를 움직인다. Apple이 iPhone 12 Pro Max에서 도입한 이후 iPhone 전 라인업에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Samsung도 Galaxy S26 Ultra에서 센서시프트 OIS를 채택했다. Huawei(Pura 70 Ultra, Pura 80 Ultra)나 OPPO 등 중국 제조사의 플래그십에서도 적용 사례가 있다. 센서가 렌즈보다 가볍기 때문에 응답 속도가 빠르고 보정 범위도 더 넓어, 플래그십 시장에서 채택이 확대되는 추세다.
액추에이터 종류로는 VCM(Voice Coil Motor), SMA(Shape Memory Alloy), 볼 가이드 방식 등이 있으며, 모듈 크기와 소비전력, 보정 범위의 트레이드오프에 따라 선택된다.
광학적 보정이므로 화질 손실이 없다
센서에 도달하는 빛 자체가 안정화되므로 저조도 촬영에 강하다
정지 사진과 영상 모두에 효과적이다
액추에이터, 자이로, 드라이버 IC 등 부품이 추가되어 모듈 원가와 크기가 올라간다
보정 범위에 물리적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1도 수준)
낙하 충격 등에 의한 내구성 이슈가 있다 (OIS 잠금 메커니즘 필요)
소비 전력이 추가된다
EIS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손떨림을 보정한다. 자이로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레임 간 흔들림을 계산하고, 각 프레임을 **크롭(crop) 및 와핑(warping, 이미지를 변형하여 정렬하는 처리)**하여 안정된 영상을 출력한다.
쉽게 말하면, 센서가 촬영하는 전체 영역보다 좁은 영역을 실제 출력으로 사용하고, 흔들림에 따라 이 출력 영역의 위치를 프레임마다 조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EIS 처리 파이프라인은 다음과 같다:
자이로 데이터 수집 — IMU(관성 측정 장치)에서 각속도 데이터를 읽는다
모션 추정 — 자이로 데이터와 (경우에 따라) 이미지 기반 모션 벡터를 결합하여 카메라의 움직임을 추정한다
타겟 경로 생성 — 의도적인 패닝과 비의도적인 떨림을 분리한다. 스무딩 필터로 안정화된 목표 경로를 만든다
프레임 변환 — 각 프레임에 어파인(affine, 회전·확대·이동 등 평행성을 유지하는 변환) 또는 호모그래피(homography, 원근감까지 포함하는 변환)를 적용하여 보정한다
크롭 및 출력 — 변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검은 영역을 제거하기 위해 최종 프레임을 크롭한다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 없으므로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모듈 크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알고리즘 개선이 가능하다
물리적 보정 범위 한계가 없으므로 큰 흔들림도 대응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3도 수준까지 실용적인 보정이 가능)
크롭으로 인한 FOV(화각) 손실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10~20% 수준)
크롭 + 와핑 과정에서 해상도 저하가 있다
정지 사진에는 적용이 어렵다 (프레임 간 비교가 필요하므로)
고주파 진동 보정에 약하다
저조도에서 모션 블러 자체를 줄이지는 못한다 (광학적 보정이 아니므로)
Rolling shutter 왜곡과 결합되면 보정 결과가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다
HIS는 OIS와 EIS를 조합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다. "HIS"라는 용어 자체는 표준 용어라기보다 제조사별 마케팅 및 기술적 편의를 위한 명칭이지만, OIS와 EIS를 함께 활용한다는 개념은 현재 대부분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채택하고 있다.
HIS라고 하면 OIS와 EIS가 대등하게 역할을 나누어 협력하는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구현은 직렬 파이프라인에 가깝다.
OIS가 먼저 물리적으로 보정한다 — 자이로 센서가 흔들림을 감지하면, 액추에이터가 렌즈나 센서를 움직여 광학적으로 흔들림을 상쇄한다.
EIS가 OIS의 보정 결과를 읽고 후처리한다 — OIS가 보정한 이후에도 남아있는 잔떨림, 롤링 셔터 왜곡, 모션 블러 등을 소프트웨어로 다듬어 최종 영상을 부드럽게 만든다.
핵심은, EIS가 OIS에서 무엇을 얼마나 보정했는지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OIS 액추에이터의 모션 데이터를 EIS 파이프라인에 전달함으로써 과보정을 피하고, 각각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이 구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Google Pixel 2(2017)의 Fused Video Stabilization이다. Google은 자이로 신호와 OIS 모션 데이터를 함께 추출하여 카메라 움직임을 정밀 추정하고, 머신 러닝 기반 모션 필터링을 거쳐 프레임을 합성하는 3단계 파이프라인을 구현했다. Sony Xperia 시리즈의 Optical SteadyShot도 공식적으로 OIS와 EIS를 동시에 구동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OIS와 EIS의 협업 방식으로, 보정 각도를 기준으로 역할을 나누는 접근도 논의된다.
OIS의 물리적 보정 한계는 약 ±1도
EIS는 약 ±3도까지 실용적인 보정이 가능
이 차이를 활용하여, ±1도 이내의 흔들림은 OIS가 화질 손실 없이 광학적으로 처리하고, ±1도를 초과하는 큰 움직임은 EIS가 소프트웨어로 잡아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EIS의 크롭량을 최소화하면서 넓은 보정 범위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 방식이 실제 상용 제품에서 어느 정도로 구현되어 있는지는 제조사마다 다르고, 대부분 상세한 내부 구조를 공개하지 않는다.
한 가지 알아둘 점은, 같은 스마트폰이라도 카메라와 촬영 모드에 따라 보정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정지 사진 → OIS만 동작 (EIS는 프레임 간 비교가 필요하므로 적용 불가)
영상 촬영 (메인 카메라) → OIS + EIS 조합이 동작하는 경우가 많음
초광각 카메라 → OIS 하드웨어가 없으므로 EIS만 동작
망원 카메라 → OIS 중심으로 동작
삼성의 "슈퍼 스테디"나 Apple의 "액션 모드"처럼 강력한 영상 안정화를 표방하는 모드들도, 실제로는 초광각 카메라로 전환하여 EIS 크롭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OIS+EIS의 정교한 협력이라기보다는 EIS를 공격적으로 적용하는 모드에 가깝다.
OIS의 광학적 보정 위에 EIS의 소프트웨어 후처리를 더해, 단독 사용보다 부드러운 영상을 얻을 수 있다
OIS가 1차 보정을 해주므로 EIS의 크롭량을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이 조합을 채택하고 있어, 사실상 영상 보정의 기본 구성이 되고 있다
OIS 모션 데이터와 EIS 파이프라인 간의 동기화 구현이 까다롭다
OIS 하드웨어 비용이 여전히 포함된다
카메라/모드별로 동작이 달라 사용자 입장에서 일관성을 느끼기 어렵다
제조사마다 구현 수준 차이가 크고, 상세 구조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목 OIS EIS HIS
보정 방식 하드웨어 (물리적) 소프트웨어 (디지털)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화질 영향 손실 없음 FOV 손실, 해상도 저하 OIS 수준 유지 + EIS 크롭 최소화
저조도 성능 우수 제한적 우수
정지 사진 효과적 비효과적 OIS와 동일
영상 보정 효과적 (범위 제한) 효과적 (화질 트레이드오프) 가장 효과적
모듈 비용 높음 추가 비용 없음 높음
모듈 크기 증가 영향 없음 증가
구현 난이도 중간 중간 높음
보정 범위 ±1도 (물리적 한계) ±3도 수준 OIS ±1도 + EIS로 확장
기존 EIS가 자이로 + 전통적 CV 기반이었다면, 최근에는 딥러닝 기반의 모션 추정 및 프레임 합성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Google의 Pixel 시리즈가 이 분야를 이끌고 있으며, 프레임 간 보간과 슈퍼 레졸루션을 결합해 크롭 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센서시프트 방식은 Apple이 선도하고 Huawei, OPPO 등 중국 제조사가 뒤따랐으며, Samsung도 Galaxy S26 Ultra에서 마침내 채택했다. 주요 플래그십 제조사들이 속속 도입하면서, 플래그십 시장에서는 센서시프트가 새로운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센서시프트는 렌즈 설계의 자유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렌즈 모듈의 소형화와 함께 시너지가 크다.
장기적으로는 하드웨어 보정의 비중이 줄고, 센서 데이터와 AI 처리를 결합한 소프트웨어 보정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물리학의 한계 — 특히 저조도에서의 광량 부족 — 는 소프트웨어만으로 완전히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OIS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손떨림 보정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물리학·비용이 복잡하게 얽힌 시스템 설계 문제다. OIS, EIS, HIS 중 어떤 것이 "최고"인지는 정답이 없다. 제품의 포지셔닝, 타겟 가격, 주력 촬영 시나리오에 따라 최적의 조합이 달라진다.
다음 글에서는 EIS의 파이프라인 내부 구조를 더 깊이 파고들어, 자이로 데이터 처리부터 프레임 변환, 스무딩 알고리즘까지 해설할 예정이다.
이 글은 카메라 모듈 개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스마트폰은 어떤 손떨림 보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나요? 혹시 글에 틀린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 주세요. 의견과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합니다.